소아응급실 일주일 중 이틀 간 야간진료 이미 중단 상태
전문의 1명 빠지면 '도미노' 우려…전국 응급진료 '위기'
충북대병원이 오늘(14일)부터 응급실 진료를 중단할 예정인 가운데 경기 서남권 권역응급의료센터 아주대병원 응급실에도 빨간불이 켜져 주목된다.
13일 메디칼타임즈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아주대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3명이 동시에 이달(8월)말을 끝으로 병원을 떠난다.
아주대병원은 권역응급의료센터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총 20명(성인 응급의학과 교수 10명, 촉탁의 5명)으로 타 대학병원 대비 탄탄한 인력을 갖추고 있지만 3명(촉탁의)이 동시에 이탈하면 현재까지 유지해 온 응급의료 진료에 차질이 예상된다.
소아응급의 경우 얼마 전 소아응급 분야 전문의가 잇따라 사직하면서 현재 소아 응급의학과 교수 4명, 촉탁의 1명만 남았다.
아주대병원 소아 응급실 중증도를 고려할 때 5명만으로 24시간 365일 운영하기에는 버거워진 실정이다. 실제로 현재 소아 응급실의 경우 1주일에 수요일, 토요일 야간시간대에는 진료를 축소해 버티고 있다.
수도권 한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응급실은 전문의 1명만 빠져도 당직 체계가 안돌아가기 때문에 잘 버티던 병원도 도미노처럼 한번에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 중증도가 높은 응급실의 경우 최소 6명의 전문의가 있어야 24시간 진료를 유지할 수 있다"면서 "특히 당직 전문의를 2명 배치했을 땐 12명이 있어야 운영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다시말해 아주대병원의 경우 전문의 이탈이 이어질 경우 당장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오늘부터 응급실 진료를 중단하는 충북대병원 또한 지역 내 유일한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역할을 톡톡히 해왔지만 돌연 응급의학과 전문의 일부가 병가 등으로 빠지면서 응급실 운영에 차질을 빚을 예정이다.
전공의 사직으로 늘어난 업무량을 감당해온 교수들이 번아웃에 빠지면서 응급실이 멈출 위기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아주대병원은 중증도가 높기 때문에 잇따라 사직이 발생하면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도 "현재 아주대병원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처한 대학병원이 많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지역 내 대학병원이 버티고 있으면 문제가 발생해도 상호 보완을 할 수 있는데 인근 응급실도 위태로운 상황에선 작은 문제점도 큰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방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사실이 씁쓸하다"면서 "앞으로 응급실 붕괴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예견된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