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1명당 평균 진료환자 수 증가 "응급의료 과부화"
더불어민주당 "윤 정부 무능 인정하고 현실 직시해야"
전국 권역응급의료센터 의사들의 이탈이 본격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재확산과 오는 추석 명절 환자 쏠림 등으로 남은 의료진의 과부화가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는 보건복지부를 통해 제출받은 전국 권역응급의료센터 내 전문의, 전공의 이탈 현황을 발표했다. 그 결과 23년 4분기 기준 910명이었던 의사 수가 24년 8월 21일 기준 513명으로 약 43%가량 감소했다.
이에 따라 권역응급의료센터 의사 1명당 평균 진료환자 수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공의 이탈 초기인 3월엔 내원 환자 수가 9만2846명으로 줄어들어, 권역응급의료센터 의사 1명 평균 진료환자 수는 2월 224.1명보다 약 60여 명 감소한 160.9명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3분기에 들어서 전문의 이탈마저 시작되며, 의사 1명당 평균 진료환자 수는 197.9명으로 높아졌다. 더욱이 지난 21일 기준 전국 권역응급의료센터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1분기 대비 15명 감소한 443명으로 조사됐다. 반면 타과 전문의는 18명 증가한 48명이었다.
전공의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응급의학과 322명, 타과 99명이었던 것이 지난 21일 기준 응급의학과 전공의 21명, 타과 1명으로 급감했다.
또 지역별 권역응급의료센터 전문의 이탈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 소재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77명에서 69명으로 8명이 줄어 가장 많이 감소했고, 타과 전문의는 0명에서 9명으로 늘었다. 이어 대구·충남 지역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4명 감소했다.
병원별로 살펴보면, 길병원, 삼성창원병원, 서울대병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줄자 타과 전문의를 충원시켰다. 이와 대조적으로 양산부산대병원, 건양대병원, 순천향천안병원 등의 의료기관은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타과 전문의 모두 줄어들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 김윤 정책위원은 "의료공백을 메우고자 의료현장을 지키는 보건의료인들이 지쳐가고 있다"며 "가장 위급한 환자를 위해 존재하는 응급의료 현장마저 무너질 위기로, 타과 전문의로 의료공백을 겨우 메꾸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대책 없이 몰아붙이기만 했던 지난 6개월간의 무책임과 무능의 과오를 인정하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 정책위원으로서 현 사태의 조속한 해결과 국민중심의 의료개혁을 위해 힘써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실제 응급의료 현장이 체감하는 혼란은 단순히 숫자로만 볼 것이 아니라고 부연했다.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이곳에서 15명의 응급실 의사가 그만둔 것은 사실상 응급실 15곳이 문을 닫은 것과 비슷한 여파라는 설명이다.
또 이 자료엔 권역응급의료센터만 다뤄졌으며, 이직·휴직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포함되지 않아 모든 응급실 공백 문제를 그대로 대변하진 못한다는 것.
이와 관련 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이는 그만두고 이직거나 휴직 중인 응급의학과 전문의 등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라며 "현재 가장 문제인 것은 전공의가 그만둔 수련병원인데 여기서 사직해 다른 곳으로 간다면 현재의 위기 상황을 해결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때문에 응급의학과 전문의 사직은 단순히 숫자로만 볼 문제가 아니다. 15명은 네트 상에서 아예 그만둔 이들로 다신 응급실로 돌아오지 않는 이들이다"라며 "이렇게 나간 이들은 단순 사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응급실이 문을 닫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