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사태 경영난 이어 내년도 의료인력난 더 심각 '우려'
일선 대학병원도 "현재 팰로우 간신히 붙잡고 버텨야" 한숨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로 전국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병원계도 내년 의료인력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병원협회 홍보위원회는 6일 제3차 홍보위원회에서 비상계엄 사태 등 현안 논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고도일 홍보위원장(병협 부회장)은 "2024년 한 해 병원계는 의·정사태 장기화 등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며 "내년은 대학병원과 중소병원 모두 전문의 등 의료인력 수급에 가장 큰 문제가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전국 전공의 상당수가 사직하면서 내년도 전문의 시험을 응시할 대상이 급감한 데 따른 우려다.
실제로 내년도 전문의 자격시험 응시자는 총 566명에 그친다. 이는 올해 응시자가 2782명에 달했던 것을 고려하면 1/5로 줄어든 수준.
대표적으로 한해 약 600명의 전문의를 배출해왔던 내과만 해도 응시자가 106명에 그친다. 응시자 전원이 합격한다고 해도 평소 대비 1/6로 줄어든다.
이밖에도 외과 18명, 산부인과 13명, 소아청소년과 24명, 응급의학과 30명 등으로 전원 합격한다고 해도 전국 필수의료를 지켜낼 의료인력이 턱없이 줄어든다.
일선 병원들도 벌써부터 내년도 전문의 배출에 따른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방의 수련병원 보직자는 "내년도 새롭게 배출되는 전문의가 없다는 것은 사실상 정체를 의미한다"면서 "기존에 있는 팰로우를 간신히 붙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 한해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는 것은 연쇄적으로 악순환의 늪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 "국가적 차원의 대책이 시급한데 계엄령 선포까지 터져 혼란스럽다"고 덧붙였다.
병협 고도일 홍보위원장은 "의료체계의 붕괴를 막고 올바른 의료이용을 위한 인식 개선에 힘써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