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화이자, 약가협상 기한 연장하며 막판 줄다리기
최장 PFS 데이터 바탕 삼아 성공할까? 위험분담제 전환 주목
ALK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제 로비큐아가 급여확대에 성공할까. 최종 관문인 약가협상에서 보험당국과 한국화이자 간 막판 협상이 진행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한국화이자는로비큐아(롤라티닙) 1차 치료 급여확대를 위한 최종 약가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로비큐아는 1세대 약물로 평가받는 잴코리(크리조티닙, 화이자) 대신 화이자가 내세운 3세대 약물로 지난 2022년 9월부터 ALK 변이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에 급여로 적용되면서 국내 처방이 본격화됐다.
잴코리나 알레센자(알렉티닙, 로슈), 알룬브릭(브리가티닙, 다케다)에 반응하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차 치료에 급여가 적용 중이다.
이 가운데 화이자는 지난해부터 2차 치료를 넘어 1차 치료에도 로비큐아를 건강보험이 적용될 수 있도록 급여확대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건보공단과 약가협상 줄다리기를 벌인 끝에 결렬된 바 있다.
화이자는 심평원에 로비큐아 급여확대를 재신청, 지난해 마지막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급여기준 설정 필요성을 다시 인정받은 데 이어 약제급여평가위원회도 조건부로 통과했다.
최종 약가협상 단계에서 급여확대가 물거품 됐지만 심평원 암질심부터의 전체 계약 과정이 '소멸'됐다고 판단, 다시 처음부터 논의부터 시작해 속전속결로 다시 약가협상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급여확대 과정에서 논의의 핵심으로 여겨졌던 위험분담제 해지에 따른 일반등재 전환 여부도 또 다른 관심사다.
참고로 복지부는 지난해 국정감사 답변 과정에서 "로비큐아의 위험분담계약의 중도 해지는 비용효과성 등의 평가 결과와 재정영향, 환자접근성 등을 고려해 업체와 해지 시 인하할 상한금액을 협상한 후 해지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필요 시 해당약제의 위험분담해지에 대해 관련 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지난 2월부터 건보공단과 화이자가 약가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기간 내 합의에 이르지 못해 협상기간을 연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급여확대에 따른 약가인하 등 양측이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뜻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발표된 로비큐아5년 추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약가협상 결렬 후 1년 만에 건보공단과 다시금 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일단 약가협상 기한을 연장한 만큼 타결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4)에서 로비큐아의 5년 추적 데이터가 공개된 바 있다.
진행성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296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추적관찰 기간 60.2개월 동안 로비큐아 투여군의 무진행 생존기간(PFS)은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 55.1개월 동안 추적한 젤코리 투여군의 PFS는 9.1개월로 확인됐다.
5년 무진행생존율은 로비큐아 투여군 60%, 젤코리 투여군 8%였다.
해당 연구결과를 발표한 벤자민 솔로몬 호주 피터 맥컬럼 암센터 박사는 "5년 간 로비큐아와 젤코리 투여군을 추적한 결과 로비큐아 투여군의 mPFS는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 이는 진행성 비소세포폐암에서 보고된 가장 긴 PFS"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