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의료기관에서 놓친 환자 새롭게 진단 성공
인공지능 중재시 고혈압약 처방 확률 4배 증가
전자건강기록(EHR)에 인공지능을 도입해 과거 놓쳤던 고혈압 환자를 찾아내는 시도가 상당한 성공을 거두면서 이러한 시스템의 임상 적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의가 아니라 미처 진단하지 못했거나 건강검진 등에서 누락된 환자를 매우 높은 확률로 찾아낸다는 점에서 고혈압 등 만성 질환 관리에 획기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지시각으로 1일 미국의사협회지(JAMA)에는 과거 환자의 검사 기록을 통해 고혈압 가능성을 모니터링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에 대한 검증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10.1001/jamacardio.2025.0871).
고혈압은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지만 여전히 진단율과 치료율이 떨어지는 질환 중 하나다.
미국의 고혈압 환자 중 절반 이상이 본인이 고혈압이라는 사실조차 모르거나 진단을 받고도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해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는 보고가 나올 정도(10.1161/HYPERTENSIONAHA.121.17590).
이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문제가 꼽히고 있지만 백의고혈압과 같이 혈압 측정에 교란을 일으키는 요인이나 1차 의료기관에서 발견하기 힘든 경계성 고혈압이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 세계적으로 의학계에서 웨어러블과 인공지능 등 신의료기술을 통해 고혈압 조기 발견을 위한 도구를 만들고 있는 이유다.
하버드 의과대학 아담 베르만(Adam N. Berman)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EHR 데이터에 인공지능을 접목하는 시도를 진행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좌심실 비대(LVH)가 고혈압 진단과 치료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지만 전문가가 아니면 이를 제대로 판독하고 진단을 내리기 힘들다는 점에서 중앙 단위에서의 관리 방안을 만든 셈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미국에서 가장 큰 수준의 의료 네트워크인 매스 제너럴 브링엄 의료시스템(Mass General Brigham health care system) 내에서 이에 대한 검증 연구를 진행했다.
이 시스템에 하버드 의과대학 부속병원은 물론 다수의 1, 2차 의료기관이 소속돼 있다는 점에서 모아진 의료 데이터(EHR)을 통해 놓친 고혈압 환자를 찾을 수 있는지를 검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메스 제너럴 브링엄 의료시스템 소속 의료기관에서 진행한 심초음파 데이터에 하버드 의과대학이 개발한 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하고 실제로 고혈압 환자를 찾아낼 수 있는지를 확인했다.
인공지능은 과거 촬영한 심초음파 이미지에서 좌심실 비대를 식별하는 방식으로 구동됐다. 좌심실 비대가 치료되지 않은 고혈압이라는 점에서 이들 환자를 찾아내 재검사를 진행하는 것만으로 놓친 고혈압 환자를 찾아낼 수 있다는 가정에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총 648명의 환자를 326명은 인공지능을 통한 개입군에, 322명은 대조군에 배정하고 평균 12개월간 추적 관찰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이 인공지능이 과거 이미지를 통해 혹시 모를 고혈압 위험을 경고한 것만으로 진단율과 치료율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공지능의 분석을 기반으로 1, 2차 의료기관에 환자에 대한 적극적 관리를 요청한 것만으로 12개월 동안 개입군의 환자는 16.3%가 새롭게 고혈압 약물을 처방받았다. 대조군이 5%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다른 요인을 모두 제외해도 이 시스템만으로 고혈압 의심 환자가 제대로된 약물을 처방받을 확률이 3.76배나 높아졌다.
마찬가지로 진단율도 크게 올라갔다. 이 시스템을 적용한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고혈압 진단을 받을 확률이 무려 4.43배나 상승했다.
환자에 대한 추가 검사없이 과거 이미지와 의무기록만으로 고혈압 의심환자를 잡아내고 적절한 약물을 투여하는 결과가 나온 셈이다.
아담 베르만 교수는 "EHR에 인공지능을 접목해 만든 중앙형 임상결정지원시스템만으로 놓쳤던 고혈압 환자의 초기 치료를 크게 증가시켰다"며 "이미 활용도를 다한 의료 데이터로 1, 2차 의료기관에서 놓칠 수 있는 환자를 찾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고혈압 관리에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