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알레르기학회, 듀피젠트 필두 신약 접근성 한계 지적
상급종병 지원사업 과정서 중증 진료군으로 재조정 요구
의학계가 중증 천식 치료서부터 약물 처방까지 전반적인 체질 개선을 위해 전면적인 제도개편을 요구했다.
생물학적제제 급여 적용 및 기준 개선과 함께 상급종합병원에서의 질병군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The Korean Academy of Asthma,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KAAACI)는 16일, 서울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2025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국제학술대회(KAAACI Seoul International Congress 2025)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중증 천식 치료접근성 향상을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학회는 2021년 천식부터 2022년 주사용 요오드화 조영제 및 MRI용 가돌리늄 조영제 유해반응, 2022년 알레르기비염, 성인 만성기침 바로알기, 2023년 만성두드러기, 알레르기 면역요법 까지 연 단위의 진료지침 업데이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가운데 중증 천식의 경우 항염증 제제인 흡입 스테로이드가 치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지만 2000년부터 생물학적제제 등장 및 천식의 다양한 표현형과 그에 따른 치료 반응 차이를 확인하게 되면서 치료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했다.
학회 장안수 이사장(순천향의대 내과)은 "중증천식 환자의 경우 산정특례를 적용받지 못해 치료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생물학적제제도 급여가 확대됐지만 문턱이 높아 활용하는데 한계가 크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함께 자리한 학회 정재원 보험이사(인제의대 내과)는 "전체 천식 환자의 약 5~10%에 해당하는 중증 천식 환자 가운데, 생물학적제제 치료가 필요한 중증 호산구성 천식 환자는 1만 명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전체 천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높지 않지만, 중증 천식의 질병부담은 상당한 수준이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중증 천식은 잦은 입원, 빈번한 외래 및 응급실 방문 등으로 인해 전체 천식 치료에 사용되는 의료비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증 천식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연간 약 4조원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사회경제적 부담 외에도, 폐기능 저하로 인한 신체 활동의 제약, 장기간 스테로이드 사용에 의한 부작용, 반복되는 악화 등으로 정신 고통이 더해져 삶의 질이 현저히 낮다. 실제 한 연구에 따르면 중증 천식 환자의 38%가 불안, 25%가 우울 등 정신건강 문제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재원 보험이사는 "중증 천식은 치료제가 마땅치 않아, 부작용 우려가 큰 경구 스테로이드를 어쩔 수 없이 장기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질환 자체의 합병증과 사망 위험에 더해 스테로이드 사용과 관련한 감염, 골절 등 치명적인 부작용 문제에도 직면하고 있다"며 "이러한 반면, 다른 류마티스, 건선, 아토피피부염과 같은 피부질환에 비교할 때, 생물학제제에 대한 접근성이 매우 떨이지고, 급여화도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중증 호산구성 천식 환자들은 대부분 상급종합병원에서 생물학적제제를 처방받게 되는데, 본인일부부담 관련 규정으로 인해 약제비의 60%를 환자들이 직접 부담해야 하며, 생물학적제제를 보험급여로 적용받더라도 환자들은 연간 최소 500만원 이상, 전액 본인부담 약제의 경우 연간 1000만원을 훌쩍 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참고로 중증 천식 치료 관련 2023년 11월부터 싱케어(레슬리주맙, 한독테바)와 누칼라(메폴리주맙, 한국GSK)가 급여 처방이 가능하다. 듀피젠트(두필루맙, 사노피) 는 비급여인 상태다.
정재원 교수는 "희귀질환 또는 중증 아토피피부염, 중증 건선 등과 같이 생물학적제제 치료가 필요한 기타 중증난치질환들은 이미 산정특례가 적용돼 환자들은 요양급여비용의 5% 또는 10%만을 부담하고 있다"며 "중증 호산구성 천식 역시 국내 유병 현황, 질병의 중증도, 사회경제적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내 중증 호산구성 천식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고 최적화된 치료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산정특례 적용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상종 구조전환, 중증 천식 관리 체계 위축 우려"
아울러 학회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역시 중증 천식의 치료 접근성을 더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했다.
지원사업 추진 과정에서 천식이 중증도에 대한 고려 없이, 일반진료 질병군으로 분류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장기적으로 상급종합병원에서 중증 천식을 적극적으로 관리, 치료하는 것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학회의 주장이다.
정재원 보험이사는 "중증 천식은 천식 진단을 확인하는 '천식 진단 검사'와 환자 개인의 '염증 특성'을 확인하고 이에 따른 '맞춤형 치료'와 염증 반응을 확인하기 위한 별도의 검사 시설과 인력, 무엇보다 경험 있는 천식 전문가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중증 천식의 이러한 진료 특성과 질병부담과 그 심각성을 고려했을 때 상급종합병원에서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중증 천식의 효과적인 치료는 장기적으로 중증 천식으로 인한 의료비용, 사회경제적 비용 역시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현행 중증도 분류 체계 역시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