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생식 및 배아학회 연례회의에서 연구 공개
민감도 83%, AUC 0.88 기록…"정밀 의학 기반"
간단한 혈액 검사를 통해 임신 중 주요 합병증 중 하나인 자간전증을 5개월 전에 예측하는 진단 검사 기술이 나와 주목된다.
산모아 태아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이지만 병이 시작된 후에야 잡아낼 수 있었던 질환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위험 산모 관리에 획기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지시각으로 29일부터 7월 2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되는 유럽 생식 및 배아학회 연례회의(ESHRE 2025)에서는 자간전증 예측 진단 기술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임신 중 고혈압과 장기 손상을 특징으로 하는 합병증인 자간전증은 전 세계적으로 산모와 태아, 영아를 위협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임신 초기 다양한 선별 검사법을 통해 이를 잡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대부분 질환이 진행된 후에야 위험을 감지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
또한 질환이 시작되더라도 현재 선별검사법으로는 사례의 절반 이상을 놓친다는 점에서 난제가 되고 있다.
카를로스 시몬 재단(CSF)의 타마라 가리도 고메즈(Tamara Garrido Gómez) 박사가 이끄는 다기관 연구진이 무세포 RNA(cfRNA)를 활용하는 방법을 고안한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cfRNA가 자궁과 태반을 포함한 여러 산모 조직에서 미묘한 분자 신호를 포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활용한다면 질환의 징조를 파악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산모의 혈장에서 cfRNA를 통해 액제 생검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스페인의 14개 의료기관에서 9586명의 임산부를 등록했다.
또한 임신 중 9주에서 14주, 18주에서 28주, 28주 이상 등 여러 시점에서 혈액 샘플을 채취한 뒤 cfRNA를 추출하고 일루미나 기술을 사용해 시퀀싱을 진행했다.
아울러 여기에 머신러닝을 접목해 자간전증이 일어날 수 있는 cfRNA '시그니처'를 확인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2021년 9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산모에게 직접 적용한 결과 이 진단 검사 기술은 조기 발병 자간전증 진단이 되기 전 평균 18주 전에 이를 정확히 예측하는데 성공했다.
민감도 83%에 특이도 90%를 기록하며 매우 높은 정확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정확도를 의미하는 곡선하면적(AUC)는 0.88을 기록했다.
특히 후기 발병 자간전증 또한 cfRNA 시그치러를 이용해 질환이 발병하기 평균 14.9주 전에 정확히 예측하는데 성공했다.
타마라 가리도 고메즈 박사는 "자간전증은 태반 바이오마커에 의존하지만 질환이 임박한 산모조차 절반 이상 진단 시기를 놓치며 질환이 진행된 후에도 진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cfRNA를 활용하면 질환이 나타나기 수개월 전에 이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주 간단한 혈액 검사만으로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고위험 임신 관리에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산모와 영아를 보호하기 위한 예방적 치료와 면밀한 모니터링을 위한 중요한 기회가 열린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