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 소관부처 복지부 이동 놓고 의대교수들 반발

발행날짜: 2025-11-12 05:30:00
  • 복지부 정책 방향성 '신뢰도' 낮아…진료중심 전환 우려
    의정사태로 교수들 반발 커…낮은 신뢰도 또한 한계

국립대병원의 소관부처가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 이관되는 것을 두고 대학병원 교수들의 반발이 거세다.

11일 병원계에 따르면 의대교수들은 복지부에 대한 신뢰 부족과 함께 교육·연구 기능이 약화되고 진료 중심으로 변질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크다.

국립대병원 교수들은 왜 소관부처 이관을 반대하는 것일까.

의대교수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은 국립대병원이 진료 중심 기관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다. 지방의 한 국립대병원장은 "복지부로 이관되면 방점이 진료에 찍히고 교육과 연구는 소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대병원 복지부 이관을 두고 의대교수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지금도 지역필수, 공공의료 등 진료 관련한 언급만 나오는 상황"이라며 "복지부는 교육이나 연구가 아니라 진료만 강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도권 한 국립대병원 보직자 또한 "지금도 진료 기능의 비중이 굉장히 높은데, 복지부로 가면 더 심해질 것"이라며 "진료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만 얘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때 복지부의 행정명령으로 국립대병원들이 진료에만 집중해야 했던 경험이 교수들의 불신을 키웠다. 한 병원장은 "코로나 때처럼 복지부가 시키는 대로 진료만 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국립대병원 교수들은 교육과 연구를 국립대병원 존재의 핵심 가치. 소관부처를 복지부로 이관하면 중심이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립대병원 한 병원장은 "국립대병원이 존재하는 이유가 교육과 연구라고 생각하고, 교수들은 거기서 자부심을 느낀다"며 "그런데 복지부로 이관, 진료만 강조되면 이를 좋아할 교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의대교수라는 것에 애착감이 있는데 의사로 거의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교수 아이덴티티가 치명적으로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 교수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특히 교수들이 이관을 반대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복지부에 대한 불신이다. 한 국립대병원장은 "복지부는 인력 지원, 연구비 확보 등을 약속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지원해줄 것인지 속 시원한 해답이 없다"며 "결국 복지부에 대한 신뢰가 약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국립대병원 복지부 이관은 예전부터 추진됐지만 대학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당시에도 전임교수 정원(TO) 문제 등이 쟁점을 두고 복지부가 이를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교수들은 실제로 이행될지 의구심을 품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교수들은 3개월 만에 추진되는 졸속 행정에도 반발하고 있다. 의대교수들은 복잡한 상황을 제대로 정리도 안 하고 3개월 만에 졸속으로 추진하는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복지부와 교육부 간 협의는 이미 끝났고 법제화 수순만 남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부처간 협의를 마친 상태로 실무 협의만 남은 상태로 이르면 이달말까지 최종협의를 마칠 예정이다.

이처럼 이관이 강행될 경우 국립대병원 교수들의 이탈도 우려된다. 수도권 한 보직교수는 "앞서 의정사태 당시 의대교수 이탈이 있었는데 복지부 이관으로 의대교수들의 여론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거듭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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