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장병원과 관련된 상담사례들

오승준 변호사(BHSN 대표)
발행날짜: 2026-03-09 05:00:00

[메디칼타임즈=오승준 변호사]과거 사무장병원이라고 하면, 흔히 실질적 운영자인 '사무장'이 따로 있고 의사는 그 아래에서 월급을 받으며 이름만 빌려주는, 이른바 '바지사장' 구조를 의미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사무장병원의 모습은 훨씬 더 복잡해지고 있다.

비의료인의 투자를 받아 병원을 개설하거나, 허용되지 않는 방식의 동업계약을 체결하거나, 법인을 매개로 투자와 수익배분 구조를 설계하는 등, 외형상으로는 합법과 불법의 경계가 모호한 형태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오늘은 최근 1~2년 동안 우리 법무법인이 직접 수행하거나 상담했던 여러 사례들을 바탕으로, 오늘날 사무장병원이 어떤 방식으로 문제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려 한다.

의료기관 내 센터 동업, 왜 의료법 위반이 될 수 있을까

A원장은 이미 피부과 의원을 개원하여 운영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반영구문신으로 이름이 알려진 Z사장으로부터 동업 제안을 받게 되었다. 제안의 내용은 이러했다. A원장이 운영하는 의원의 윗층 공간을 별도로 임차하여 "OO의원 반영구화장센터"를 만들고, Z사장이 그 센터의 운영을 사실상 맡되 발생하는 수익의 50%를 A원장에게 지급하겠다는 것이었다. 시설 확장을 위한 인테리어 공사 역시 Z사장이 직접 부담하여 진행하겠다고 했다. A원장은 나쁘지 않은 제안이라고 생각하여 이를 수락하였으나, 결국 인근 병원의 제보로 이른바 사무장병원 관련 조사를 받게 되었다.

A원장은 우리 사무실을 찾아와 상담할 당시만 하더라도, 자신이 왜 사무장병원 혐의로 수사를 받아야 하는지 쉽게 납득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의료기관 전체의 운영은 여전히 자신이 주도하고 있고, 문제된 것은 특정 센터에 관한 동업 구조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의료기관 내 특정 진료 영역 또는 센터를 비의료인과 함께 운영하면서 투자, 운영, 수익배분을 약정하는 것만으로도 의료법 제33조 위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자, 사안의 위험성을 곧 이해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구조는 현장에서 의외로 자주 발견된다. 명목상으로는 '센터 협업'이나 '공간 분리 운영'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의 일부를 투자·운영하고 그 수익을 배분받는 구조라는 점에서 의료법 위반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부산지방법원에서 문제된 의사와 비의료인의 발달센터 동업 사례 역시 이러한 위험을 잘 보여준다.

MSO 법인을 통한 투자 유치, 어디서부터 위험해지는가

몇 년 전부터 병원경영지원회사(MSO)를 매개로 투자금을 유치하려는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물론 제도권 안에서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자금 조달은 법인 운영과 확장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될 수 있는 경영 판단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 법인이 병원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면 이야기는 전혀 단순하지 않다.

법인이 조달한 자금을 곧바로 병원 운영자금으로 투입하거나, 그 자금을 매개로 비의료인이 병원의 개설·운영 또는 수익에 실질적으로 관여하게 된다면 의료법 위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바로 이 지점 때문에, 겉으로는 회사에 대한 투자처럼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병원에 대한 투자로 평가될 위험이 늘 존재한다.

그래서 실무적으로는 법인이 투자받은 자금을 병원에 직접 투입하기보다는, 별도의 부동산을 매입하거나 독립적인 플랫폼 사업, CSO 사업, 네트워크 사업 등 비의료 영역에 활용하는 방식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구조로 검토되곤 한다. 과거에는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 사업이 주로 거론되었다면, 최근에는 플랫폼, 마케팅, CSO, 외국인환자유치업 등으로 사업의 외연을 넓히려는 시도가 많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병원과 법인의 자금 흐름, 인력 운영, 거래 구조를 완전히 분리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서류상으로는 병원 밖의 법인에 대한 투자라고 하더라도, 실제 운영 과정에서 병원과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의료법 위반 문제가 불거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 쟁점과 관련한 사건들 중 일부는 현재도 수사기관 단계에서 진행 중이고, 그중에는 우리 법무법인이 직접 대응하고 있는 사례도 포함되어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법인이 투자를 받았는가" 자체가 아니라, 그 투자금이 어떤 경로로 사용되고, 그 결과 누가 병원의 운영과 수익에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는가이다. 실제로 상담 현장에서는 투자계약서만 보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자금 사용처와 수익배분 약정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사무장병원 의심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들이 적지 않다

비의료인의 시설 투자와 고액 임대료, 임대차로만 볼 수 있을까

최근 B원장은 P주식회사로부터 한 가지 제안을 받았다. 요지는 이렇다. "공유오피스처럼 우리 회사가 괜찮은 건물을 임차하고, 인테리어 공사와 의료장비까지 모두 갖춰 놓을 테니, 원장님은 그 공간에 들어와 진료만 하시면 됩니다. 다만 일반적인 임대차와는 달리, 시설에 상응하는 수준의 높은 임대료를 부담하셔야 합니다."

이와 같은 유형의 상담을 처음 접한 것은 약 3~4년 전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전대차 구조 자체는 MSO를 활용하는 사업에서 이미 익숙한 방식이었지만, 시설과 장비를 모두 갖춘 상태로 의료인에게 넘기고 그 대가로 고액의 임대료를 받는 모델은 당시에도 다소 낯설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이 부분은 실무 감각만으로 판단하기보다 보건복지부의 공식 입장을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문서 질의를 진행하였다. 당시 회신의 취지는, 병원 시설에 관한 임대차 자체를 일률적으로 금지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곧바로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이 구조 역시 의료법상 여러 쟁점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일반 상가나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임대차 모델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병원 개설 구조와 결합하는 순간 이야기가 달라진다. 임대인이 시설 투자비를 부담하고, 의사는 상대적으로 적은 초기 비용으로 병원을 개설하며, 그 대가로 시세를 상회하는 임대료를 장기간 지급하는 구조라면, 그 높은 임대료가 단순한 차임인지, 아니면 사실상 의료기관 수익에 연동된 보상 내지 수익배분의 성격을 띠는지 문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사가 개설비용을 거의 부담하지 않은 채 병원을 시작하고, 비의료인이 선투자한 시설비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고액의 임대료를 지급하는 구조는 수사기관이나 행정당국의 시선에서 결코 가볍게 넘어가기 어렵다. 외형상으로는 임대차라고 설명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비의료인이 의료기관 개설과 운영에 깊이 관여하고 그 경제적 성과를 회수하는 구조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이러한 구조가 언제나 곧바로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앞서 본 보건복지부의 행정해석에서도 드러나듯, 시설 임대차 자체를 일률적으로 금지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 현장에서도 B원장의 사례와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더라도, 유사한 방식으로 개설비용을 절감하거나 개원 초기 부담을 줄이려는 시도는 적지 않게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이 구조는 일반적인 MSO 방식보다도 검토해야 할 요소가 훨씬 많고, 자칫 설계를 잘못하면 단순한 임대차가 아니라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운영 관여 또는 수익배분 구조로 의심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병원 매각 후 반복되는 컨설팅 계약, 이중개설 문제로 번질 수 있다

C원장은 이미 안정적으로 운영하던 병원을 매각한 뒤, 다른 지역에서 같은 콘셉트의 병원을 새로 열기로 하였다. 다만 기존 병원에서 발생하던 수익을 완전히 포기하기는 아깝다는 생각에, 법인을 내세워 양수인 측과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고 일정 기간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사후 지원이나 자문에 불과한 것처럼 보였지만, 이러한 방식이 두 번, 세 번 반복되면서 어느새 전체 구조가 네트워크 병원과 유사한 형태를 띠게 되었다.

이 문제는 엄밀히 보면 전형적인 사무장병원 사안이라기보다는, 의료법 제33조 제8항의 이중개설 금지 위반 여부가 보다 직접적인 쟁점이 된다. 실제로 네트워크 병원을 구상하는 의료인들이 비교적 손쉽게 접근하는 방식이기도 하고, 그만큼 실무상으로도 유사한 사례를 어렵지 않게 접하게 된다.

이 유형의 사건에서 문제되는 것은 계약서의 제목이 아니다. 병원을 매각했다고 하면서도 양수도대금은 불분명하고, 차용증은 허술하며, 이후에도 컨설팅비나 수수료라는 이름으로 상당한 금원을 계속 받아 간다면, 조사기관이 이를 곧이곧대로 '정상적인 자문계약'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결국 이 사건의 성패는 모든 거래가 독립적이고 투명하게 이루어졌는지, 아니면 병원을 판 뒤에도 사실상 계속 지배하고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였는지에 달려 있다.

조사가 시작되었다고 해서 끝난 것은 아니다

앞서 소개한 사례들은 모두 경찰 조사까지 이루어진 사안들이다.

실무상 이러한 사건들을 다루다 보면, 처음에는 단순한 사업 제안이나 무난한 계약처럼 보였던 구조가 나중에는 예상보다 훨씬 큰 법적 분쟁으로 번지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일단 조사가 시작되면 병원과 원장이 겪는 부담은 결코 가볍지 않다. 자료 제출 요구와 반복적인 소명, 수사기관 출석, 주변 거래처나 직원들의 동요, 금융기관 및 협력업체와의 관계 악화는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요양급여비용 지급보류나 각종 행정적 제재 가능성까지 현실적인 압박으로 다가온다. 원장 개인으로서도 형사처벌 가능성에 대한 불안, 병원 운영 차질, 평판 훼손에 대한 염려까지 겹치면서 상당한 정신적·경제적 부담을 겪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사가 시작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외형만 보고 지나치게 비관했던 사안이, 실제 자금 흐름과 운영 관계를 충실히 설명한 끝에 수사 단계에서 무혐의로 정리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결국 이 영역에서는 처음의 선택도 중요하지만, 문제가 발생한 이후 어떤 자료를 갖추고 어떤 논리로 대응하느냐 역시 못지않게 중요하다. 따라서 억울한 조사를 받게 되었더라도 초기에 체념하기보다는, 거래 구조와 실제 운영 관계를 끝까지 정리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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