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식 부담에 임직원 보상 등 새 역할 찾기 박차
교환사채·기업간 교환 이어 보상 시스템으로 변화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 상법 개정안이 바꿔놓은 풍경에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던 자기주식도 포함된다.
그동안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자사주는 사실상 대주주 우호 지분을 확보하거나, 주가가 급락할 때 방어하는 방식으로 활용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와 관련한 논의가 진행되면서 각 기업은 새로운 방안 마련에 나섰고, 올해 주주 총회에서까지 이런 노력이 이어졌다. 이는 자기주식의 보유 자체가 어려워진 만큼 이를 활용해 기업의 성장을 위한 다양한 방안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으로 변화한 것이다.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기업의 지배 구조 개선을 목표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추진해 왔다.
이에 독립이사 명칭 변경 등은 물론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과 관련해서도, 소각을 의무화 하는 내용 등이 추진됐다.
이는 자사주 취득 시 1년 내 소각을 원칙으로 하고, 기존 보유 자사주도 1년 6개월 안에 정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 상법 개정안 예고에 지난해부터 해소 움직임
이에 상법 개정안의 논의가 시작된 지난해부터 이미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자사주를 처분하는 방안에 대해 고심해왔다.
과거 제약사들은 주주가치 제고 및 주가 부양을 위해 자기주식을 취득을 지속적으로 활용해왔다. 다만 자기주식 취득 이후 이를 보유하는 경우가 더 많았고, 이를 소각하거나 활용하는데는 다소 인색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자기주식은 경영권 방어는 물론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만큼 이를 소각하기보다는 보유하는 것이 더욱 이득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의 압박 속에 각 기업들은 단순히 '보유'하는 것보다 자기주식을 처분‧활용하는 것이 더 이득인 방안을 찾게 된 것이다.
각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우선적으로는 활용한 방안은 기존의 방식을 일부 되풀이 하는 것이었다. 즉 일차적으로는 자기주식을 활용해 자금 확보하는 방안을 선택한 것.

즉 보유하기 어려워진 자기주식을 처분하거나, 보유한 자기주식을 대상으로 하는 교환사채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확보해 시설 투자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택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대원제약을 비롯해 대화제약, 삼천당제약, 진양제약, 환인제약 등이 이같은 행보를 보였다.
다만 이같은 방안을 선택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정부 차원에서 제동을 걸면서 각 기업들은 해당 방안 외에도 추가적인 활용 방안을 고심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에 따라 각 기업들은 단순히 자기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넘어 기존에 활용하던 방안 중 하나인 기업간 교환도 활용했다.
이는 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 협력하고 있는 기업들은 물론, 제약‧바이오기업 간의 주식 교환을 통해 협력을 추진한 것.
즉 상법 개정안의 취지에 맞춰 자사주를 단순히 쥐고 있는 것이 아니라, 타 법인과의 지분 교환(SWAP)이나 전략적 투자에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광동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삼진제약, 일성아이에스, 삼일제약, 신풍제약, 현대약품, 대화제약 등이 이 같은 방안을 선택했다.
이는 자기주식을 처분하는 동시에 우호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추가적으로 각 기업간의 공동개발 등 사업적 시너지까지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특히 각 기업들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스톡옵션이나 우리사주조합 처분 등을 넘어 더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한 것 역시 주목된다.
■ 자기주식 경쟁력 제고에 활용…인재 확보·성과 독려
이는 자기주식 활용의 초점이 임직원 성과 보상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8월 한미약품그룹은 임직원 보상체계를 개편한다며, 주식 기반 성과 보상제도를 도입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이 같은 약속을 지켜 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 제이브이엠이 모두 지난 1월 자기주식 처분을 결정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자사와 온라인팜 임직원에게 자사주 4만8514주를, 한미약품은 자사 및 한미정밀화학 임직원에 자사주 1만303주를, 제이브이엠은 자사 임직원에게 자사주 1만9021주의 처분을 결정했다.
이와 함께 최근 진행된 주주총회에서도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정관 개정 및 별도의 안건 상정 역시 이뤄졌다.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약 10여개사가 별도의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 계획의 승인 건을 상정했다.
환인제약, 셀트리온, 셀트리온제약, 옵투스제약, 명문제약, 하나제약, 녹십자, 한미약품, 휴온스, 비보존제약 등이 이를 선택했다.
셀트리온과 녹십자 등 유동성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밝힌 기업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기업이 임직원 성과 보상을 위한 행보를 보였다.

이들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활용 외에도 임직원 보상 및 인적 자원 확보 등을 그 목적에 명시함으로 자기주식을 임직원과의 성과를 공유하는데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미 성과 보상을 진행한 한미약품의 경우 70% 자사주 소각과 함께 30%의 임직원 보상 등을 계획에 포함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환인제약 등은 성과 보상 프로그램 재원의 활용을 명시했고, 하나제약, 명문제약 역시 임직원 보상만을 위한 자기주식 보유 계획 등을 승인 받았다.
이외에도 정관 개정을 시도한 기업은 물론 동구바이오제약, 한독, 앱클론, SK바이오사이언스, 셀트리온제약 등은 별도의 자기주식매수 선택권 부여 등을 승인 받기도 했다.
결국 제약‧바이오업계의 특성상 전문인력의 중요성이 큰 만큼 각 기업들은 자기주식을 활용해 핵심 임직원과 회사의 성장을 일치시키는 '팀워크' 전략을 펼친 셈이다.
특히 신약 개발 등 장기 프로젝트가 많은 제약업 특성상 '장기 근속'을 유도하는 효과 역시 있으며, 이를 통해 추가로 인력을 확보하는데도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의 이같은 변화 외에도 각 기업들은 앞으로 자기주식을 활용한 인재 확보, 성과 공유에 나설지도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