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할인 광고, '종전 가격' 표기 위법일까

최민호 변호사(법무법인 문장)
발행날짜: 2026-04-20 05:00:00
  • 최민호 변호사(법무법인 문장)

[메디칼타임즈=최민호 변호사] 의료기관의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서 '런칭 기념 특가'와 같이 할인된 가격을 안내하는 광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종전 가격 10만 원 → 할인가 7만 원'처럼 할인 전후 가격을 함께 표시하는 방식이 널리 활용되고 있으나, 이러한 광고가 현행법상 허용되는지에 대해 현장에서는 혼선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행 의료법은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방법으로 비급여 진료비용을 할인하거나 면제하는 내용의 광고'를 금지하고 있습니다(제56조 제2항 제13호). 또한 그 구체적인 기준으로 "할인·면제 이전의 비급여 진료비용에 대하여 허위 또는 불명확한 내용이나 정보 등을 게재하여 광고하는 것"을 들고 있습니다(시행령 제23조 제1항 제13호).

법령의 문언을 살펴보면, 비급여 진료비 할인 광고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를 속일 우려가 있는 방법'을 사용한 경우만을 규제 대상으로 삼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실제로 시행한 적 없는 허구의 가격을 '종전 가격'으로 표시하여 할인율을 부풀리거나, 할인 조건을 애매하게 표기하여 소비자의 합리적 판단을 저해하는 등 그 내용과 방법이 실질적으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경우를 금지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종전 가격 표시'라는 형식 자체가 금지된다고 해석할 근거는 찾기 어렵고, 중요한 것은 표시된 종전 가격이 실제로 적용되었던 '진실된 가격'인지 여부라 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판결이 있습니다. 과거 한 의료기관이 '할인 전 금액'이나 '할인율'을 명시하지 않고 할인 가격만을 광고한 것에 대하여, 처분청이 오히려 정보가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처분을 내린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러한 처분청의 주장마저 배척하며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18. 9. 20. 선고 2018구합54026 판결). 법원은 해당 규정의 입법 취지가 "할인 전의 진료비용을 실제보다 높았던 것으로 기재하는 등의 방법으로 소비자가 사실과 달리 자신이 많은 할인을 받는 것으로 오인하도록 하는 경우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단순히 종전 가격을 명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는 소비자가 오인할 여지가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 판결은 규제의 핵심이 '허위의 종전 가격'을 이용한 기만행위를 방지하는 데 있음을 보여줍니다. 소비자에게 더 적은 정보를 제공하는 '종전 가격 미표시'조차 위법이 아니라고 본 법원의 시각에 비추어 볼 때, 오히려 소비자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여 합리적 선택을 돕는 '진실된 종전 가격의 표시'를 위법하다고 보는 것은 기존의 판단 방향과 다소 거리가 있는 해석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비급여 진료비용에 대한 할인 및 종전 가격 병기 광고는 그 내용이 진실되고 명확하다면 현행 의료법상 허용될 여지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적용되었던 진정한 '종전 가격'을 함께 표시하는 것은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합리적 선택을 돕는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광고 내용의 진실성 여부를 따지기보다 '종전 가격 표시'라는 형식 자체를 문제 삼는 접근은 법령의 문언과 취지를 벗어난 규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건전한 의료 시장의 발전과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서는 법령에 대한 면밀한 이해와 일관성 있는 법 집행이 중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관련기사

오피니언 기사

댓글

댓글운영규칙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더보기
약관을 동의해주세요.
닫기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