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엘 '허뉴오' 식약처 허가… 글로벌 승인 이후 국내 시장 선점
경구용 TKI 중 최초… 베링거 '허넥세오스'보다 앞서 상륙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치료 옵션이 극히 제한적이었던 HER2 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분야에 새로운 표적 치료제가 등장했다.
바이엘의 경구용 표적항암제 '허뉴오(세바버티닙)'가 국내 허가 문턱을 빠르게 넘어서며 임상 현장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HER2(ERBB2) 활성화 돌연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 치료를 위해 허뉴오를 허가했다.
이번 허가의 핵심 근거는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유럽임상종양학회(ESMO 2025)에서 발표된 임상 1/2상 'SOHO-01' 연구다. 해당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저널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동시 게재되며 혁신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연구 결과, 허뉴오는 HER2 표적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군(70명)에서 객관적반응률(ORR) 71%, 반응지속기간(DOR) 중앙값 9.2개월을 기록했다. 엔허투 등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 이력이 있는 환자군(52명)에서도 ORR 38%, DOR 7개월의 유의미한 수치를 도출했다.
그동안 글로벌 항암 시장에서 폐암이 차지하는 비중은 컸으나, HER2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전체의 2~4%에 불과한 '희귀 아형'으로 분류돼 왔다. 기존 항암화학요법이나 면역항암제는 효과가 제한적이었고, 여러 기업의 직접 치료제 개발 시도 역시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표준 옵션으로 자리 잡은 엔허투(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 다이이찌산쿄‧아스트라제네카)를 기점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엔허투가 2024년 국내 승인 이후 표준 치료법으로 안착한 데 이어, 허뉴오가 경구용 옵션으로 가세하며 환자들의 선택지가 대폭 확대된 것이다.
주목할 점은 허뉴오의 국내 승인 타임라인이다. 동일 질환 경쟁 약물인 베링거인겔하임의 '허넥세오스(존거티닙)'보다 국내 상륙이 빨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허넥세오스는 지난 2025년 8월 미 FDA로부터 가속승인을 받아 허뉴오(2025년 11월 승인)보다 3개월가량 앞서 나갔다. 반면, 국내 식약처로부터는 허뉴오가 더 빠르게 승인 받았다.
이를 두고 제약업계에서는 바이엘 측의 발 빠른 국내 허가 전략과 식약처의 희귀의약품 신속 심사가 맞물린 결과로 보고 있다.
국내 의료계도 이러한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열린 대한폐암학회에서도 신약 도입에 따른 선제적 준비의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
서울의 한 A대학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경구용 표적치료제 허가로 국내 임상 현장에서의 활용 기대감이 크다"면서도 "다만 약제가 도입되더라도 해당 변이를 가진 환자군을 정확히 선별해내는 진단 체계가 받쳐주지 않으면, 실제 처방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결과적으로 신약 허가 이후 임상 현장에서 치료제를 즉각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와 준비 기간이 향후 시장 안착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