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가 2만 1200원 CB, 주가 6배 급등에 파생상품 평가손실 732억
"콜옵션 150억 제외 전량 전환 완료…오버행 리스크 사실상 종료"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엘앤씨바이오가 '사체 활용' 스킨부스터의 논란을 각종 근거 자료들로 해명하면서 이제는 재무적인 악재의 해소 여부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리투오와 같은 ECM 품목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전환사채(CB)에서 비롯된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재무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지난해에만 1382억원의 당기손이익을 기록한 것.
특히 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회사의 손실이 불어나도록 전환사채 발행 구조가 '주가 상승의 역설'을 만들어내고 있는만큼 이에 대한 해소 가능성 및 시기에 초점이 이동하고 있다.
29일 엘앤씨바이오는 창립 최초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최근 불거진 사체 활용 논란에 대해 정면 반박에 나섰다.
논란의 핵심은 기증받은 사체의 피부를 활용해 스킨부스터를 만든다는 점. 이에 시신 동의 과정에서 미용 목적 사용에 대한 동의 여부 및 비영리 원칙 위반 가능성, 안전성이 도마에 올랐지만 사측은 인체조직 기증이 사전 동의를 기반으로 이뤄지며, 안전성도 문제 없음을 강조하며 이슈를 털어냈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윤리·적법성·안전성 이슈에서 최근 주가 흐름을 둘러싼 실적 개선 가능성 등의 구조적인 질문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

엘엔씨바이오는 인체조직 기반 재생의료 및 스킨부스터 사업을 중심으로 빠른 외형 성장을 이어왔다. 차세대 스킨부스터 '엘라비에 리투오(Elravie Re2O)'를 비롯한 ECM 기반 제품은 기존 히알루론산 시장과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구축하며 높은 기대를 받아왔다.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은 855억원, 영업이익은 42억원으로 사업 자체의 확장성은 일정 부분 입증됐다.
문제는 재무제표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단순하지 않다는 점.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1382억원으로 영업이익은 흑자이지만 대규모 순손실이 발생했다. 괴리의 중심에는 전환사채에서 파생된 회계적 구조가 자리한다.
현재 엘앤씨바이오는 '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부담이 커지는' 특이한 국면에 놓여 있으며, 이는 향후 주가 향방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엘앤씨바이오는 2025년 4월 600억원 규모의 제3회차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당시 설정된 전환가는 2만 1200원으로, 투자자는 향후 주가가 이 가격을 웃돌 경우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발행 시점 기준에선 전환사채로 마련한 자금은 성장을 위한 마중물이었지만, 주가가 급격히 상승할 경우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엘앤씨바이오 주가는 리투오 성장 기대감 등을 반영하며 지난 2월 12만 5000원을 기록한 바 있다. 전환가 대비 약 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 경우 전환사채 투자자의 선택은 명확해진다. 전환가가 2만 1200원인 상황에서 시장 가격이 수만 원 이상이라면, 투자자는 주당 그 차액만큼의 차익을 확보할 수 있다.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회사는 그만큼의 신주를 새로 발행해야 한다. 6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가 전환가 2만 1200원 기준으로 전부 전환될 경우 약 283만 주 수준의 신주가 발행될 수 있으며, 이는 기존 주식 수 대비 적지 않은 비중. 결과적으로 기존 주주의 지분은 희석되고, 시장에는 신규 물량이 유입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전환된 투자자들은 통상 차익 실현을 위해 해당 주식을 시장에서 매도한다. 이는 일정 기간 동안 주가 상단을 제한하는 '오버행(overhang)' 압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엘앤씨바이오는 2025년 9월 만기를 맞은 제2회차 전환사채(2022년 발행, 600억원)에서도 사채권자 일부가 345억원어치의 전환청구권을 행사했고, 이 물량이 시장에 유입되며 수급 부담으로 작용했다.

제3회차 전환사채에서도 동일한 메커니즘이 진행 중이며, 일부는 이미 전환이 진행됐고 일부는 상장을 앞두고 있어 주가에 지속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회계적 변수도 존재한다. 전환사채에 포함된 전환권은 파생상품으로 분리돼 매 분기 공정가치로 재평가된다.
주가가 상승할수록 이 전환권의 가치가 증가하는데, 이는 회사 입장에서는 '더 유리한 조건으로 투자자에게 주식을 넘겨야 하는 의무'가 커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 결과 이 증가분이 손실로 반영되는 것.
엘앤씨바이오는 2025년 11월 제3회차 전환사채의 전환권·상환권 공정가치 상승에 따른 파생상품 평가손실 732억원을 공시했다. 현금 유출이 없는 비현금성 손실임에도 불구하고 순손실을 1392억원 규모로 끌어올리는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결국 이 구조는 통상적인 기업과는 반대 방향의 역설을 만든다. 일반적으로 주가 상승은 기업가치 제고와 투자자 신뢰 회복으로 이어지지만, 엘앤씨바이오의 경우 ▲전환 촉진 ▲지분 희석 ▲매물 출회 ▲회계 손실 확대라는 부작용이 동시에 발생한다.
반대로 주가가 안정되거나 하락하면 이러한 부담은 완화되지만, 성장 기대감 역시 약화될 수밖에 없다. 주가 상승과 기업 부담이 동시에 커지는 이 구조가 바로 '주가 딜레마'의 본질이다.
이러한 상황은 경영진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업이 의도적으로 주가를 억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법적으로도 허용되기 어렵지만 주가 상승이 곧 회사의 손실로 잡히는 상황에서 과도한 기대를 유도하는 공격적인 IR을 진행하긴 어렵다. 보수적인 가이던스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시장과의 간격을 조절하는 것은 가능한 선택지라는 것.
이는 주가를 인위적으로 누르기보다는, 불필요한 변동성을 확대하지 않겠다는 전략적 대응에 가깝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적극적인 주가 부양 의지가 부족하다'는 신호로 해석할 여지도 존재한다.
향후 주가 방향성은 몇 가지 변수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첫째는 전환사채 물량의 해소 속도다. 제3회차 전환사채의 전환이 일정 수준 이상 진행되고 상장 대기 물량이 시장에서 소화되면 오버행 부담은 점진적으로 완화될 수 있다. 파생상품 평가손실 역시 전환사채의 만기·전환·상환 시 소멸되는 항목인 만큼, 물량 해소는 회계적 부담 완화와도 직결된다.
둘째는 본업의 수익성이다. 매출 성장뿐 아니라 영업이익률 개선과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동반될 경우, 회계적 손실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점차 줄어들 수 있다. 셋째는 규제 환경이다. 인체조직 기반 제품의 미용 목적 사용에 대한 제도적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핵심 성장 동력 자체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그간의 전환사채 물량을 털어내면서 재무 부담 상황은 달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엘앤씨바이오 관계자는 "앞서 발행한 전환사채 중 콜옵션 물량 15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이미 전환 청구 및 신주 상장이 완료된 상태"라며 시장의 오버행 우려를 촉발했던 물량 대부분이 이미 소화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잔여 150억원의 성격이 다르다는 점은 주가 부진을 털어낼 핵심으로 지목된다. 일반 CB는 채권자(투자자)가 원하는 시점에 전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어, 주가 급등 시 투자자가 차익 실현을 위해 전환을 청구하고 이를 시장에 매도하는 구조가 작동한다.
반면 콜옵션 물량은 전환 청구 권리가 투자자가 아닌 회사 측에 있다. 채권자가 임의로 전환을 청구할 수 없기 때문에, 주가가 오른다고 해서 갑작스러운 오버행이 발생하는 구조가 아니다. 회사가 콜옵션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처리하면 해당 물량은 소멸된다.
엘앤씨바이오 관계자는 "150억원은 전량 콜옵션 물량이기 때문에 재무적인 부담은 제한적"이라며 "주가 상승분이 전환사채 전환으로 인해 손실로 잡힌 부분이 회사 입장에서 마냥 기쁘지 않을 수 있는 딜레마가 있었지만, 이는 그만큼 회사 자체의 밸류가 급격히 올라갔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전환사채 구조로 인한 부담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가 주도하는 전환 리스크는 사실상 제한적인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설명이다. 4월 29일 종가 기준 주가는 7만 200원으로 두달 전 기록한 최고가 대비 44%가 하락한 만큼 하반기 실적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는 것이 사측의 판단.
5월을 기점으로 공급에도 숨통이 띄인다는 점도 엘앤씨바이오엔 호재다.
이환철 총괄대표는 "인체조직 기반 제품 특성상 합성 물질과 달리 무작정 생산량을 늘릴 수 없는 구조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생산 증설을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올해 식약처로부터 생산 시설 확대 승인을 받아 기존 공장에 더해 신규 공장을 추가로 구축 중으로 오는 5월부터는 생산 규모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기존 생산량은 월 약 3만 5000개 수준이었으나, 신규 시설 가동과 함께 5만 개가 추가 공급되면서 월 8만~8만 5000개 수준으로 확대된다. 기존 대비 약 2.4배에 달하는 증가폭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회사는 추가로 식약처에 시설 허가를 신청해 오는 11월에는 월 최대 15만개 수준까지 공급량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연내 생산 능력을 현재의 4배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인체조직 기반 제품 특성상 도너(기증자)별로 생산 수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올해 안에 기존 생산량 대비 대폭 늘어나는 것은 맞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