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한의원 626곳, PDRN 등 스킨부스터 불법 사용 논란

발행날짜: 2026-05-07 18:24:04
  • 의협·성형외과·피부과 단체 공동 기자회견 통해 한의계 시술 행태 고발
    "PDRN·PN 약침, 안전성·유효성 검증 미비…정부 차원 관리·감독해야"

7일 대한의사협회와 한방특별대책특별위원회, 대한성형외과학회, 대한피부과학회, 대한성형외과의사회, 대한피부과의사회는 'PDRN·PN 관련 한방 불법의료행위 규탄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무분별한 한의사의 스킨부스터 사용에 대해 정부 차원의 관리, 감독을 주문했다.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최근 스킨부스터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일부 한의원에서 PDRN(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과 PN(폴리뉴클레오타이드) 성분을 활용한 시술이 확산되자 의료계가 이를 '무면허 의료행위'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실제로 PDRN 주사제의 한의원 공급량이 2024년 16곳 한의원 226개에서 2025년 7월 기준 626곳 한의원 2234개로 급증해 더 이상 두고 볼만한 소규모 사안이 아니라는 것.

7일 대한의사협회와 한방특별대책특별위원회, 대한성형외과학회, 대한피부과학회, 대한성형외과의사회, 대한피부과의사회는 대한의사협회 지하 대강당에서 'PDRN·PN 관련 한방 불법의료행위 규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한의계의 피부미용 시술 확대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이한결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 겸 정책이사는 "최근 한의계가 기존 한방 진료 범위를 넘어 레이저·고주파·초음파 기기뿐 아니라 PDRN·PN 등 의과 의료기기와 전문의약품을 활용한 시술까지 시행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히 한의사 면허 범위를 벗어난 무면허 의료행위로 국민 건강과 의료 질서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부미용 시술은 단순 미용 처치가 아니라 고도의 의학적 판단과 숙련된 술기, 부작용 및 합병증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 역량이 요구되는 의과 의료행위"라며 "자격과 검증 체계를 갖추지 않은 한의사의 무분별한 시술 확산으로 환자 안전이 심각한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상호 대한의사협회 한방특별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박상호 대한의사협회 한방특별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최근 일부 한의원에서 PDRN과 PN을 활용한 피부미용 시술이 '연어약침', '재생약침' 등의 이름으로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다"며 "현대의학의 전문의약품과 의료기기를 한방 명칭으로 둔갑시켜 국민을 현혹하는 불법 의료행위"라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PDRN과 PN은 모두 현대의학 원리에 따라 개발된 명백한 현대의학의 산물"이라며 "이를 인체에 주입하는 행위는 단순 약침이 아닌 고도의 의학적 시술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문의약품 이름이 약침으로 바뀐다고 합법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민의 피부가 무면허 시술의 시험대가 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반준섭 대한성형외과의사회 부회장은 "레이저·고주파·초음파 등 피부미용 의료기기는 현대의학의 해부학·생리학·병리학·피부과학 등에 기반한 의과 의료기기"라며 "한의사의 면허 범위를 명백히 벗어난 영역"이라고 지적했다.

노시균 대한성형외과학회 홍보이사는 대법원 판례를 언급하며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범위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법원은 과거 IPL 등 광선치료기를 이용한 피부질환 치료 행위를 현대의학적 원리에 기반한 의료행위로 판단해 위법성을 인정한 바 있다"며 "2022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역시 초음파 기기 사용을 한의학적 진단의 보조수단으로 제한적으로 인정했을 뿐, 치료 목적의 사용까지 허용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용 의료 시술은 피부 두께와 장벽 상태, 염증성 질환 유무, 해부학적 구조 등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며 "육아종·알레르기 반응·피부 괴사·신경마비·감염 등 합병증 발생 시 즉각적인 의과적 처치가 가능한 고도의 의료행위"라고 강조했다.

김재홍 대한피부과학회 대외협력위원은 전문의약품 공급 증가 현황을 공개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그는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PDRN 주사제의 한의원 공급량이 2024년 16곳 한의원 226개에서 2025년 7월 기준 626곳 한의원 2234개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이는 단순 증가 수준을 넘어 전문의약품 사용이 한의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면허 범위를 벗어난 의약품 사용이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또한 "약침은 본래 한의학적 원리에 따라 제조된 한약 제제를 전제로 하는데, 소위 PDRN·PN 약침은 한의학적 원리에 기반한 것도 아니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전성·유효성 검증도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수익 대한피부과의사회 기획정책이사는 "의료행위의 적법성은 교육 여부가 아니라 면허 범위에 의해 결정된다"며 "몇 시간의 보수교육이나 일부 교과목 이수만으로 면허의 경계를 넘을 수 있다는 주장은 의료체계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참석 단체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한의계의 레이저·초음파·고주파 의료기기 및 PDRN·PN 성분 활용 피부미용 시술 즉각 중단 ▲정부의 불법 의료행위 단속 및 처벌 강화 ▲약침 및 유사 주사제의 제조·유통·사용 전반에 대한 통합 관리체계 마련 등을 촉구했다.

또 "국민 생명과 환자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한의계의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고 필요한 모든 법적·제도적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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