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보다 빨라진 출시 속도…상반기에만 6품목 출사표
업체간 유통 계약·ECM용 인체조직은행 허가 취득 등 활발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최근 메디컬 에스테틱 시장에서 스킨부스터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히알루론산(HA), PN, PLLA, CaHA 등 기존 성분 기반 제품 경쟁에 더해 최근에는 ECM(세포외기질, Extracellular Matrix) 기반 스킨부스터까지 잇따라 출시되면서 시장이 빠르게 세분화되는 모습이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다양한 업체들의 ECM 스킨부스터 품목 출시뿐 아니라 ECM 소재의 취급, 분배, 유통을 위한 인체조직은행 허가 취득 및 각 업체간 유통계약 등 시장 경쟁이 가속되고 있다.
국내 스킨부스터 시장은 최근 수년간 고성장을 이어왔다. 단순 볼륨 개선 중심의 필러 시술에서 피부 재생·탄력·결 개선 중심의 시술 수요가 확대되면서 관련 시장 자체가 커졌다. 특히 의료 소비자들의 관심이 "얼마나 채우느냐"보다 "얼마나 자연스럽게 피부 컨디션을 개선하느냐"로 이동하면서 스킨부스터는 메디컬 에스테틱의 핵심 카테고리로 자리잡았다.
시장 성장과 함께 제품 출시 경쟁도 급격히 치열해지고 있다. 기존에는 리쥬란(PN), 쥬베룩(PLA), 스컬트라(PLLA), 레디어스(CaHA), 프로파일로(HA) 등 일부 대표 제품 중심의 시장 구조가 형성돼 있었다면, 최근에는 국내 업체들이 자체 성분 조합과 플랫폼 기술을 앞세워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실제 올해 들어서만 다양한 콘셉트의 스킨부스터가 쏟아졌다. 동방메디컬은 지난 2월 칼슘 기반 스킨부스터 '차올(Chaol)'과 PLA 기반 '플라비아(PLAvia)'를 출시하며 제품군 확장에 나섰다.
차메디텍 역시 3월 dWAT(Dermal White Adipose Tissue)층 개념을 적용한 '하이로라 스킨부스터'를 선보이며 의료진 전용 시장 공략에 나섰다. 기존 히알루론산 기반 제품에서 나아가 조직 구조와 피부층 특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제품 콘셉트가 고도화되는 흐름이다.
최근 주목받는 분야는 ECM 기반 스킨부스터. ECM은 콜라겐, 엘라스틴, 히알루론산 등 세포 주변 구조를 이루는 물질로 조직 재생과 회복 과정에 관여한다. 업계는 기존 스킨부스터가 피부 자극을 통해 콜라겐 생성을 유도하는 방식이었다면 ECM은 피부 구조 자체를 복원하는 개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시장 반응도 빠르다. 동방메디컬은 지난 4월 ECM 스킨부스터 제품 분배계약 체결 사실을 공개하며 프리미엄 라인업 확대 계획을 밝혔다. 이어 라메디텍은 이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체조직은행 허가를 획득하고 ECM 기반 재생의료 소재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회사는 자사 레이저 DDS(Drug Delivery System) 기술과 ECM 소재를 결합한 융합 솔루션 개발까지 추진 중이다.
의약품 전문 이커머스 기업 블루엠텍도 메디컬 에스테틱 전문 기업 바이오플러스와 손잡고 국내 병·의원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블루엠텍은 바이오플러스와 HA필러 브랜드 '하이알듀(HyalDew)' 및 스킨부스터 '키아라(Kiara)'에 대한 국내 병·의원 우선 판매권 유통계약을 체결했다.
제테마 역시 이달 ECM 기반 스킨부스터 '아디떼(ADITE)'를 공개하며 재생의학 중심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을 발표했다. 인체 조직 유래 무세포 동종진피(hADM)를 활용해 피부 구조 복원과 재생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특히 미용 목적뿐 아니라 흉터 개선과 조직 재생 등 의료 영역 확장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단순 에스테틱을 넘어 재생의학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 유행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킨부스터 시장 경쟁 축이 기존 '성분 차별화'에서 '재생의학 플랫폼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ECM 외에도 PCL, 엑소좀, 줄기세포 유래 물질 등 차세대 재생 소재를 적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티앤알바이오팹이 ECM 결합 의료기기 '애드덤' 허가를 획득하며 스킨부스터 및 화장품 확장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업계 내부에서는 시장 과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스킨부스터 시장 자체는 성장 중이지만 제품 출시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질 경우 시장 파편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 상당수 업체들이 유사한 기전을 내세우고 있고, 성분 조합만 달리한 제품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제품 콘셉트 차별화는 강화되고 있지만 임상 데이터 축적이나 장기 안전성 검증 측면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인 제품도 적지 않다.
결국 시장이 커지는 속도보다 제품 수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질 경우 업체별 매출 성장률 둔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스킨부스터는 필러 대비 브랜드 충성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시술 조합 변경도 활발해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제품 교체 장벽이 높지 않다.
스킨부스터를 판매하는 A 업체 관계자는 "예전에는 특정 대표 제품 몇 개가 시장을 이끌었다면 지금은 거의 모든 업체가 스킨부스터를 준비하는 상황"이라며 "단순히 제품 하나를 추가하는 수준이 아니라 재생의학 콘셉트까지 결합되면서 경쟁이 훨씬 복잡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품 수가 많아지면 업체별 파이는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며 "과거 보툴리눔이 극심한 가격 경쟁 이후 내성 안전성으로 차별화에 나선 것처럼 스킨부스터도 장기적으로는 임상 데이터와 시술 재현성, 원료 확보 능력, 글로벌 인허가 여부가 살아남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