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역량 이미 '상종'인데…시름 깊어진 이대서울병원

발행날짜: 2026-05-29 05:30:00 수정: 2026-05-29 08:52:25
  • 독보적 중증 필수 의료 역량 입증…첨단 장비·인프라 투자 지속
    주웅 병원장 "중증 지표 만점 수준, 전문의 기준으로 보정 필요"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 의정 사태 속에서도 전문의 중심 체계로 흔들림 없이 대한민국 의료를 지탱해 낸 이대서울병원이, 올 연말 '제6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앞두고 깊은 시름에 빠졌다.

중증·필수 의료 부문에서는 이미 국내 최고 수준의 상급종합병원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현행 지표의 구조적 한계로 인해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 유경하 의료원장과 이대서울병원 주웅 병원장은 28일 열린 이대서울병원에서 개최된 개원 7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당면 과제와 모순적인 제도적 한계를 짚었다.

이화의료원 유경하 의료원장 등이 28일 병원 개원 7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전공의 없는 7년의 전쟁…의정 사태 속 '대한민국 의료 지탱'

이대서울병원은 지난 2019년 개원 당시부터 신생 병원이라는 특성상 전공의 확보가 어려울 것을 예견하고, 일찌감치 '전문의 및 PA(진료지원간호사) 중심 병원'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유경하 이화의료원장은 "개원 초기부터 전공의 인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안고 시작했기에 자연스럽게 전문의 중심의 의료 체계를 당연한 모델로 구축했다"며 "전문의 중심의 3교대 서포트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응급 환자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진료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선제적 체질 개선은 올해 초 발생한 초유의 의정 사태(전공의 대규모 사직) 속에서 빛을 발했다.

타 대학병원들이 전공의 이탈로 마비 사태를 겪을 때, 이대서울병원은 흔들림 없이 정상 가동되며 환자들을 수용했다. 정부가 현재 전공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추진 중인 '전문의 중심 병원 개편' 가이드라인을 이미 7년 전부터 성공적으로 선도해 온 셈이다.

유 의료원장은 "의도했던 것은 아니지만, 준비된 전문의 중심 병원 체제 덕분에 2024년 의료 대란 속에서도 대한민국 의료를 지탱하는 대학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올 연말 발표를 앞둔 '제6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이다. 이대서울병원은 오는 6월 말까지 진행되는 상종 지정 모니터링 평가에서 환자 중증도를 비롯한 실질적인 진료 지표 대부분을 만점에 가깝게 충족하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전체 대동맥 질환 연간 수술 건수 약 3000건의 3분의 1 이상인 1200여 건을 이대서울병원 단일 기관이 소화할 만큼 중증·필수 의료 역량은 독보적이다.

문제는 상급종합병원 지표가 여전히 수련 전공의 숫자에 연동돼 있다는 점이다. '의사 1인당 환자 수'나 '필수 수련 과목 수' 등은 구조적으로 전공의가 많아야 유리할 수밖에 없다.

정부의 '전문의 중심 병원' 기조에 선제적으로 부응하며 전문의 중심 의료 체계를 안착시킨 병원이, 외려 전공의 부재로 인해 페널티를 안게 되는 역설적인 상황이다.

주웅 이대서울병원장은 "의사 1인당 환자 수 지표는 전공의가 많아야만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어 전공의가 없는 우리 병원에는 태생적인 약점이 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정부에 의사 1인당이 아닌 전문의 1인당 환자 수로 지표를 보정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건의했으나 이번 6기 심사 지표에는 결국 반영되지 않았다"며 "데이터를 보면 우리가 치료하는 중증 질환의 종류, 응급 상태, 위중함 등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수준의 필수 의료를 하고 있음이 증명되는데, 전공의 유무라는 수치적 한계 때문에 상종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스러운 현황"이라고 강조했다.

유경하 원장은 "전문의 중심 병원 체제 덕분에 의료 대란 속 대학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 완결형 상급종합병원 표준 제시…첨단 인프라 전폭 투자

이대서울병원은 이러한 제도적 우려 속에서도 중증 필수 의료 거점 병원으로서의 본질을 지키기 위해 과감한 인프라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대서울병원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광자 계수 CT 장비인 장비인 '네오톰 알파(NAEOTOM Alpha)'과 동북아시아 최초로 최신 PET-CT 장비인 '바이오그래프 비전 쿼드라(Biograph Vision Quadra)'를 도입한 바 있다.

네오톰 알파는 실제로 임상현장에서 방사선 민감도가 높은 소아뿐만 아니라, 추적관찰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안전한 영상 검사를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중환자실을 대폭 확충하고, 고위험 산모·태아 중환자실 확충 작업에도 본격 착수했다.

동시에 기존 대학병원의 고질적인 순혈주의(자대 출신 우대)를 타파하고 타 병원 출신의 유능한 중견·신예 의사들을 적극 영입하며 인재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주웅 병원장은 "정부나 지역사회가 이름만 권역 거점 센터라고 붙여놓는다고 응급·중증 환자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실질적인 의료진과 장비, 인프라가 완벽히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대서울병원이 상급종합병원으로 격상돼 이 권역 안에서 치료받지 못해 떠도는 환자가 전혀 없도록 완결형 의료를 제공하는 진짜 상급종합병원의 표준을 보여주겠다"고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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