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저평가된 절세 카드 '직무발명 보상'(상)

김세원 변리사
발행날짜: 2026-06-02 05:00:00
  • [병원경영인사이트]
    김세원 블루핀 특허법률사무소 대표 변리사

병의원 원장님이 놓치고 있는 두 가지 ─ 직무발명과 상표권

기술은 자산이고, 이름은 권리다

병의원의 특허·상표 업무를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원장님들이 마땅히 누렸어야 할 권리와 제도를 줄줄이 흘려보내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진료실 안에서 축적된 기술은 보호받지 못한 채 사장(死藏)되고, 어렵게 만들어 낸 브랜드는 누군가 먼저 등록해 버린 상표 앞에 무력해진다. 그러는 사이 절세 기회마저 엉성하게 다뤄진다. 오늘은 변리사의 시각에서, 원장님들이 본질적으로 향유했어야 할 두 제도를 짚고자 한다.

1. 직무발명 보상제도 ─ 가장 저평가된 절세 카드

직무발명 보상제도는 종업원이 직무 과정에서 완성한 발명을 사용자가 승계하는 대신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도록 한 제도다.

발명진흥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보상규정을 갖추고 보상금을 지급하면, 그 보상금은 단순한 인건비 지출에 그치지 않는다.

조세특례제한법상 연구·인력개발비로 인정되어 중소기업의 경우 최대 25%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고, 보상금을 받는 종업원 입장에서도 연 700만 원 한도까지는 비과세 근로소득으로 처리된다. 즉 회사는 세금을 줄이고, 직원은 손에 쥐는 돈이 늘어나는 구조다.

간단한 숫자로 풀어 보자. 봉직의 한 분이 자체 고안한 시술 키트로 회사가 4천만 원의 직무발명 보상금을 지급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 가운데 700만 원은 해당 직원의 비과세 근로소득이 되어 종합소득세 부담이 줄고, 회사는 4천만 원 전액을 인력개발비에 산입해 중소기업 기준 1천만 원에 달하는 세액공제를 받는다.

같은 4천만 원을 일반 성과급으로 지급했을 때와 비교하면 '회사의 법인세'와 '직원의 소득세'가 양쪽 모두 줄어드는 셈이다. 이만한 절세 구조를 다른 비용 항목에서 찾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병의원 현장에서 이 제도는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

새로운 시술 프로토콜, 환자 동선 설계, 자체 제작한 시술 보조기구, 비대면 진료용 문진 알고리즘, 심지어 자가 개발한 전자차트 운영 로직까지 ─ 임직원이 만들어 낸 결과물 가운데 발명에 해당하는 것이 적지 않다.

예컨대 어느 피부과에서는 부원장이 고안한 '레이저 시술 후 냉각 패드의 결합 구조'가 시술 회복 기간을 사흘에서 하루로 단축시켰는데, 정작 발명자에게 돌아간 보상은 '회식 한 번'이 전부였다.

어느 정형외과에서는 물리치료사가 만든 보행 재활 도구가 환자 만족도를 끌어올렸지만, 그 도구는 출원조차 되지 못한 채 인근 병원으로 그대로 흘러갔다.

직무발명 신고서 한 장 받아 둔 곳을 찾기 어렵다 보니, 보상규정이 없으니 보상도 없고, 보상이 없으니 세액공제도 없다. 그렇게 병의원의 기술은 권리화되지 못한 채 썩어 간다.

보호받지 못한 기술은 결국 누구의 자산도 되지 못하고, 가장 먼저 흉내 내는 사람의 것이 된다.

원장님께 직무발명 보상제도의 도입을 권하는 이유는 단지 절세 때문만이 아니다.

보상규정이 자리 잡으면 임직원의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직무발명 신고서라는 형식으로 문서화되고, 그 문서가 곧 특허출원의 단초가 된다.

우리 사무소가 자문한 한 치과 그룹은 직무발명 보상규정을 도입한 첫해에만 임플란트 식립 가이드, 교정 장치 결합부, 환자 응대 매뉴얼화 시스템 등 세 건의 특허출원을 진행했다.

셋 모두 '평소에는 아무도 발명이라 생각하지 않던 것'들이었다. 결국 절세, 인재 유인, 기술 자산화 ─ 세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합법적 장치인 셈이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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