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사협의회, 580명 설문...필요성도 97% 공감
"의사협회만으론 부족…노조가 수가협상도 맡아야"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대한병원의사협의회(병의협)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의사노조 조직화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96.9%가 의사노조 조직화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의사회 주도의 전국의사노조가 설립될 경우 가입 의향이 있다는 응답도 94.5%에 달했다.
병의협은 15일 '의사노조 조직화와 역할에 대한 대회원 인식 설문조사 결과와 시사점'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월 29일부터 3월 2일까지 병의협 회원 58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자는 봉직의가 57.1%로 가장 많았고 교수 20.7%, 개원의 13.3%, 전공의 7.1% 순이었다.

조사 결과 현재 의사노조에 가입돼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4%에 그쳤다. 다만 병의협은 아직 의사노조 조직 자체가 많지 않은 현실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높은 수치일 수 있지만, 노조 가입자가 설문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의사노조 필요성에 대해서는 사실상 압도적인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96.9%가 조직화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3.1%에 불과했다.
직역별 노조 필요성도 높게 나타났다. 봉직의 노조 필요성에 공감한 응답자가 88.0%로 가장 많았으며 전공의 노조 78.8%, 교수 노조 70.2%, 개원의 노조 68.8% 순이었다.
의사노조의 역할에 대해서는 단순한 근로조건 개선을 넘어 대정부 협상 주체로서 기능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응답자의 71.5%는 "의사의 권익을 위해 대정부 투쟁을 하고, 나아가 수가협상 등 현재 의협의 역할까지 실질적으로 대신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대정부 투쟁은 하되 의협 역할은 대신하지 않아야 한다"는 응답은 17.6%, "사용자와의 교섭 및 쟁의행위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응답은 10.0%였다.
전국의사노조 설립 시 가입 의향을 묻는 질문에서도 긍정 응답이 94.5%를 기록했다. 가입 의향이 없다는 응답은 5.5%에 그쳤다.
병의협은 이번 결과를 토대로 의료계 내부에서 기존 대한의사협회 중심의 대정부 대응 방식에 한계를 느끼고 있으며, 대안으로 의사노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특히 의료법 제59조에 따른 업무개시명령, 면허 관련 제재 강화, 집단행동 제한 움직임 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의사들이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현실적 수단으로 노동조합을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봉직의를 중심으로 의사들의 근로자성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고 있으며, 해외 주요 국가에서 의사노조가 정부 및 사용자와의 협상 창구 역할을 수행하는 사례도 국내 논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병의협은 "설문 결과를 종합하면 다수 회원이 전국의사노조와 직역별 노조 설립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며 실제 가입 의향도 매우 높게 나타났다"며 "기존 의협 중심 투쟁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의사노조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회를 중심으로 전국의사노조와 직역별 노조 설립을 추진하고, 장기적으로는 병원 단위와 지역 단위 조직화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