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동맥고혈압 5년 생존율 절반 "표준치료, 보험 장벽에 막혀"

발행날짜: 2026-06-26 12:00:15
  • 폐고혈압학회, 국제학회서 코호트 PHOENIKS 결과 일부 공개
    가이드라인에 따른 치료 불충분…3년 시점서 30% 그쳐

대한폐고혈압학회는 마곡코엑스에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폐동맥고혈압 환자 장기 코호트의 현황 및 전망에 대해 설명했다.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국내 폐동맥고혈압(PAH) 환자의 3년 생존율이 약 87%까지 향상됐지만, 국제 진료지침이 권고하는 표준치료(GDMT)를 받는 환자는 3년 시점에도 3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국내 보험급여 기준의 제한이 가이드라인 치료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분석하며, 3기 PHOENIKS(피닉스) 연구에서는 진료지침 준수율을 높이기 위한 실행연구(Implementation Research)까지 병행하기로 했다.

26일 하경은 가천의대 심장내과 교수는 서울 마곡코엑스에서 열린 대한폐고혈압학회 국제학술대회(PH Korea 2026)에서 'PHOENIKS 3기 연구 진행 현황과 향후 계획'을 발표하며 이 같은 결과와 향후 연구 방향을 소개했다.

폐동맥고혈압이 치료법이 크게 발전했음에도 여전히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대표적인 희귀질환이다. 최근 미국 레지스트리 연구에서도 최신 치료를 받은 환자의 3년 사망률이 약 21%에 달하며, 고위험군 환자의 예후는 여전히 나쁜 편이다.

최근 발표된 글로벌 메타분석에서도 폐동맥고혈압의 5년 생존율이 약 50% 수준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분석 대상 22개 연구 가운데 아시아 연구는 3건에 불과해 동아시아 환자 데이터를 확보할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

하경은 교수는 "국내에서도 코파(KORPAH) 레지스트리와 건강보험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연구들이 수행됐지만 대부분 10여 년 전 자료이거나 임상정보가 제한적이었다"며 "특히 우심도자술 기반 혈역학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최신 치료 환경을 반영한 전향적 데이터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하경은 가천의대 심장내과 교수

이어 "이 같은 배경에서 2018년 PHOENIKS로 명명된 국내 최초의 폐고혈압 바이오뱅크 기반 장기 코호트가 추진됐다"며 "단순히 임상정보를 수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전체와 단백체 등 다양한 생체정보를 함께 확보하는 심층표현형 연구를 통해 한국인 폐고혈압 환자의 특성을 규명하고 정밀의료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 목표"라고 설명했다.

현재 가천대 길병원을 포함한 전국 24개 의료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임상연구정보관리시스템(iCReaT)을 활용해 표준화된 임상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동시에 혈액 검체를 이용한 바이오뱅크도 구축해 DNA, RNA, 혈청, 혈장 등을 체계적으로 보관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멀티오믹스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PHOENIKS 1·2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그룹1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3년 생존율은 약 87%로 확인됐다. 문제는 치료 성적은 과거보다 개선됐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국제 가이드라인이 권고하는 표준치료(GDMT) 이행률이 충분히 높지 않았다는 점. 추적관찰 기간 동안 준수율은 점차 증가했지만 3년 시점에도 30%에 미치지 못했다.

하 교수는 "가이드라인에 따른 치료는 조금씩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충분한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 보험급여 기준의 제한이 가장 큰 장애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3기에서는 왜 의료진이 GDMT를 충분히 적용하지 못하는지 원인을 분석하고, 교육과 캠페인, 진료지침 보급 등을 통해 실제 진료 현장의 준수율을 높이는 실행연구를 함께 진행할 계획"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보험기준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

PHOENIKS는 단계적으로 연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1기에서는 그룹1 폐동맥고혈압 환자를 등록했고, 2기에서는 좌심질환 관련 복합성 폐고혈압(CpcPH)을 추가했다. 현재 진행 중인 3기에서는 COPD와 간질성폐질환(ILD)에 동반된 폐고혈압까지 연구 대상을 넓혔으며, 4기부터는 만성혈전색전성 폐고혈압(CTEPH) 환자도 포함할 계획이다.

등록 환자 수도 계획을 웃돌고 있다. 연구진은 1기 100명, 2기 150명, 3기 200명을 목표로 했지만 1·2기는 모두 목표를 초과 달성했으며, 현재 진행 중인 3기도 이미 목표 환자 수를 넘어섰다. 임상 데이터 입력도 대부분 완료돼 본격적인 분석 단계에 들어섰다.

연구진은 앞으로 장기 추적을 통해 서구와 한국인 폐고혈압 환자의 차이를 규명하고, 한국인 환자에 특화된 바이오마커와 치료 표적을 발굴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또한 PHOENIKS를 중심으로 대한폐고혈압학회 차원의 전국 단위 대규모 코호트로 확대해 국내 폐고혈압 연구의 핵심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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