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2026서 '렉비오·레파타·마운자로·케렌디아' 릴레이 성과
캄지오스 5년 데이터로 입지 강화…밀벡시안 임상 아쉬움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차세대 지질 강하 제제 간의 정면 승부부터 대사 치료제의 심부전 가이드라인 등극, 그리고 항혈전 신약의 뼈아픈 성적표까지.
독일 뮌헨에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Congress 2026)는 일선 진료 현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굵직한 신약들의 희비가 엇갈린 무대였다.

이번 학회에서는 지질 관리, 비만 동반 심부전, 희귀 심장질환, 차세대 항혈전 영역을 아우르는 3상 임상 연구 결과들이 대거 베일을 벗으며 전 세계 임상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렉비오 우월성 입증…레파타 1차 예방 영토 확장
이상지질혈증 및 심혈관 예방 영역에서는 차세대 지질 강하 제제들의 유효성을 비교하거나 적응증의 외연을 넓힌 대규모 임상 결과들이 단연 화두였다.
노바티스의 siRNA 치료제 렉비오(인클시란)는 이번 ESC 2026에서 고강도 스타틴 요법에도 LDL-C가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는 심혈관질환 고위험 및 초고위험군(초고위험군 88.6%)을 대상으로, 간 특이적 경구용 ACL 억제제인 닐렘도(벰페도익산, 다이이찌산쿄)와 직접 비교(Head-to-Head)한 4상 임상 VICTORION-Challenge 연구 최종 결과를 공개했다.
총 402명을 대상으로 150일간 추적 관찰한 결과, 150일 시점의 LDL-C 변화율은 렉비오군이 기저시점 대비 56.31% 감소한 반면, 닐렘도군은 15.35% 감소에 그쳐 두 그룹 간 평균 차이가 40.95%에 달하며(P<0.0001) 렉비오의 우월성이 입증됐다.
150일 차 LDL-C 목표 달성률 역시 렉비오군이 78.2%를 기록해 닐렘도군(20.3%)을 크게 상회했고, 약물 관련 이상반응 발생률(6.4% vs 14.6%)과 치료 중단율 측면에서도 우수한 내성 프로파일을 증명했다.
이와 함께 암젠의 PCSK9 억제제 레파타(에볼로쿠맙)는 심혈관질환 1차 예방 영역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입증한 VESALIUS-CV 연구 세부 데이터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병력이 없지만 죽상경화증 또는 당뇨병 등 주요 위험요인을 동반한 고위험 성인 환자 1만 2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다국가 임상에서, 레파타는 기존 표준 치료에 추가될 경우 첫 번째 주요 심혈관 사건(MACE) 및 사망 위험을 유의하게 낮추는 효과를 입증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심혈관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에 허혈로 인한 동맥 혈행재개통술까지 포함해 복합적인 임상적 타격을 평가하는 4P-MACE(4점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을 위약군 대비 유의하게(약 19% 이상) 감소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4.6년의 장기 추적 관찰 기간 동안 두 군 간 이상반응 발생률에 유의한 차이가 없어 안전성까지 완벽히 증명하며, 레파타가 기존의 2차 예방을 넘어 1차 예방 패러다임까지 재편할 무기임을 각인시켰다.
마운자로·케렌디아, 대사·신장 보호 넘어 심부전서 성과
미충족 수요가 극심했던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영역에서는 대사 치료제와 비스테로이드성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MRA)가 나란히 최신 ESC 심부전 진료 가이드라인의 핵심 축으로 등극하며 성과를 과시했다.
우선 일라이 릴리의 비만‧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는 비만(BMI 30 이상)을 동반한 HFpEF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글로벌 3상 임상(SURMOUNT MAINTAIN)의 세부 성과를 바탕으로, 이번 학회 직후 발표된 최신 ESC 심부전 진료 가이드라인에서 Class IIa 권고사항을 획득했다.
마운자로는 단순 체중 감량을 넘어 환자들의 체감 증상과 삶의 질을 평가하는 캔자스시티 심근병증 설문지(KCCQ) 점수를 위약군 대비 개선시켰으며, 객관적인 운동 능력을 보여주는 6분 보행 거리(6MWD)를 유의하게 연장시켰다.
이와 함께 전신 염증 상태를 반영하는 고감도 C-반응성단백(hs-CRP) 바이오마커를 대폭 감소시켜 대사 개선이 심장 근육 스트레스 완화로 직결된다는 기전적 타당성을 입증했다.
이와 나란히 바이엘의 케렌디아(피네레논) 역시 대규모 3상 임상인 FINEARTS-HF 연구의 후속 세부 분석을 통해 HFpEF 치료 시장에서의 확고한 입지를 재확인시켰다.
케렌디아는 좌심실 박출률이 보존된 심부전 환자들에게 표준 치료에 추가되었을 때, 심부전 악화로 인한 입원 및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혜택을 일관되게 입증했다.
당뇨병 동반 여부나 기저 신기능 상태와 무관하게 안전성 프로파일을 유지해, 대사 및 신장 보호 효과를 넘어 SGLT2 억제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핵심 표준 치료 옵션으로서 학술적 입지를 공고히 했다.
바이엘 제약사업부 R&D 총괄 크리스찬 롬멜 박사는 "FINEARTS-HF 3상 연구의 견고한 근거를 바탕으로 피네레논이 HFpEF 환자를 위한 핵심 치료 옵션으로 권고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캄지오스 5년 장기 추적 데이터, 표준 치료 입증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은 이번 학회에서 희귀 심장질환과 차세대 항혈전 영역을 아우르는 주력 파이프라인의 성적표를 동시에 받아들었으나, 연구 결과에 있어서는 명암이 갈렸다.
우선 희귀·난치성 심질환인 비대성 심근병증(이하 HCM) 영역에서 캄지오스(마바캄텐)는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이하 oHCM, Obstructive Hypertrophic Cardiomyopathy) 환자를 대상으로 한 EXPLORER-LTE 5년 장기 추적 관찰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계열 내 가장 긴 추적 기간 동안 좌심실 유출로(LVOT) 폐색을 안정적으로 완화하고 심근 구조의 역조절(remodeling) 효과를 장기간 유지함을 입증하며 표준 치료제로서의 굳건한 입지를 증명했다.
펜실베이니아 의과대학 안잘리 T. 오웬스(Anjali T. Owens) 교수는 "EXPLORER-LTE 연구에서 얻은 데이터는 증상이 있는 oHCM 환자에게 캄지오스가 지속적이고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지속적인 치료와 모니터링이 필요한 만성적이고 진행성 질환의 경우, 장기적인 연구 결과는 의료진이 치료법이 환자에게 장기적으로 어떤 이점을 가져다주는지 더 잘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플레너리 세션에서 공개된 차세대 팩터 XIa 억제제 밀벡시안(Milvexian)의 LIBREXIA-ACS 3상 임상 결과는 아쉬움을 남겼다.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 1만 4000여 명을 대상으로 위약 대비 주요 심혈관 사건(MACE) 발생률을 유의하게 낮추는 데 최종 실패했다.
출혈 위험 측면에서 치명적 출혈을 유의하게 증가시키지 않아 안전성은 확인했으나, 1차 유효성 목표를 달성하지 못함에 따라 향후 항혈전 치료 전략 수립에 무거운 과제를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