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캡 ODT만으로 200억원대…자큐보도 올해 제형 확대
대웅 "펙수클루 ODT, 복용 편의성·제품 다변화 전략 일환"
[메디칼타임즈=김민건 기자] 프로톤펌프억제제(PPI) 시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제약사들이 과거 PPI처럼 '복약편의성'으로 처방을 넓히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케이캡과 펙수클루, 자큐보 등 국산 P-CAB 신약 간 경쟁으로 재편되고 있다.
초기 약효와 복용시간 경쟁을 넘어 구강붕해정(ODT)과 용량·적응증 등 제품군을 얼마나 다양하게 갖추느냐가 새로운 경쟁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최근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펙수프라잔)의 구강붕해정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제제기술 2건에 대해 국제특허 출원에 나섰다.
대웅이 구강붕해정 제품을 판매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아리셉트에비스(도네페질) 구강붕해정을 국내에서 생산한 경험이 있다.
이번에는 자체 개발 신약 펙수프라잔에 맞춰 쓴맛 차폐 등 별도의 제형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구강붕해정 특성상 입 안에서 약물이 빠르게 녹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펙수프라잔의 쓴맛을 줄이는 이온교환수지 기반 맟 차폐 기술 등이 포함됐다.
구강붕해정 경쟁에서 가장 먼저 움직인 곳은 가장 먼저 움직인 곳은 HK이노엔이다.
HK이노엔은 2022년 2월 케이캡 구강붕해정 50mg의 품목허가를 받은 뒤 같은 해 5월 제품을 출시했다. 기존 알약을 삼키기 어려운 환자나 물을 마시기 어려운 상황에서의 복용 편의성을 앞세워 처방 선택지를 넓혔다.
이후 저용량까지 제형을 확대했다. 케이캡 구강붕해정 50mg은 2023년 원외처방액 251억원을 기록했고, 이어서 25mg 구강붕해정까지 추가하며 일반정(25·50mg)과 구강붕해정(25·50mg)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후발 주자인 자큐보도 편의성을 새로운 선택지로 추가했다.
제일약품과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올해 1월 자큐보구강붕해정 20mg을 출시했다. 2024년 10월 일반정을 출시한 지 약 15개월 만이다. 물 없이 복용할 수 있도록 하고 오렌지향을 적용해 고령자나 알약을 삼키기 어려운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제형 차별화 포인트로 삼았다.
펙수클루까지 구강붕해정 제품화에 성공한다면 P-CAB 3개 신약의 경쟁은 성분 자체의 약효뿐 아니라 어떤 용량과 제형을 갖추고 있느냐까지 확대되는 셈이다.
앞서 PPI에서도 제형 차별화 전략이 있었다. 제일약품은 약 20년 전인 2006년 란소프라졸 성분 PPI인 '란스톤 LFDT정'을 선보였다.
당시 '최신 약물전달기술'로 강조하며 경구제 복용이 어려운 환자로 처방을 확대하고,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주요 차별화 포인트였다. 20년도 전부터 PPI 시장을 통해 제형 차별화 노하우를 처방 현장에서 쌓아온 것이다.
위산억제제 시장이 PPI에서 P-CAB으로 이동하고 있지만, 경쟁이 심화하고 성숙해지는 과정에서 과거 경쟁 방식을 닮아가는 셈이다.
P-CAB 출시 초기만 해도 경쟁의 중심은 기존 PPI 제제와 차별점이었다. 빠른 약효 발현과 지속적인 위산 억제, 식사와 복용할 수 있다는 점 등 성분 자체를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반면 케이캡과 펙수클루, 자큐보가 동시에 경쟁하는 현재는 동일 계열 안에서 적응증과 용량, 제형 등으로 선택지를 넓히는 것이 브랜드 경쟁력이 되고 있는 셈이다.
구강붕해정 자체도 정제를 대체한다고 보기 어렵다. 실제 처방 현장에선 고령자나 연하곤란 환자 등 필요한 환자군에서 수요가 있는 만큼 환자별 복용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제품군을 추가하는 성격이 강하다.
펙수클루의 경우 제형 확대가 후발 제약사 특허도전이 시작된 시점과 맞물렸다는 점도 주목된다.
휴온스는 지난 6월 펙수클루 결정특허를 대상으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했다. 펙수클루를 겨냥한 후발 제약사의 특허 도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현재 펙수클루에는 물질·조성·결정 관련 특허가 등재돼 있다.
특허도전과 별개로 대웅이 새로운 제형 개발에 나섬에 따라 '제품 생애주기'를 연장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대웅 관계자는 "펙수클루 ODT 개발은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 제공 및 제품 다변화 전략(Line-extension)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기존 펙수클루 정제에 구강붕해정을 추가해 환자별 복용 상황에 따른 선택지를 넓히는 동시에 동일 브랜드에서 제형을 확대하는 제품 다변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구강붕해정 개발 상황은 대외비다. 향후 구체화될 경우 P-CAB 제형 경쟁 윤곽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