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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폐암검진 'AI 인프라'로…한국형 모델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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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날짜: 2026-10-06 05:30:00
  • 검진 참여·추적관리 등 운영체계 초점…독일은 수가도
    단순 솔루션 한계…표준화·후속관리 보상 함께 가야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해외 주요 국가들의 폐암검진 체계가 후속 진료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통합 경로 관리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폐결절 탐지에 집중했던 AI의 역할도 대상자 관리부터 판독, 이상 소견 확인, 추적검사 지원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폐암검진 대상이 확대되면서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판독 부담 등 인력 문제가 함께 부각되고 있다.

검사량 증가에 더해 이전 영상 비교와 반복 추적관리까지 필요해지면서, 대규모 검진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관리체계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해외 주요국에선 AI로 검진 경로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는 등 관련 솔루션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미국, 낮은 참여율·후속관리 공백에 AI 활용 모색

실제 미국은 지난 2013년 선도적으로 고위험군 대상 폐암 검진을 도입했지만, 환자 참여와 사후 관리 측면에서 난항을 겪었다. 정부 지원에도 불구하고 2024년 기준 적격 환자의 검진 참여율은 24.5%에 그쳤으며, 후속 조치가 필요한 환자의 후속 평가 참여율 역시 22% 수준으로 추산됐다.

결국 검진 자체의 질과 별개로 대상자의 참여를 높이고, 검진 이후 지속적인 관리로 연결하는 체계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이에 미국 의료기관들은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에 검진 알림을 도입해 의료진과 환자의 순응도를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동시에 한 번의 CT 스캔에서 폐결절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건강 정보를 얻어 검진의 활용도를 높이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폐기종, 간질성 폐 이상(ILA), 관상동맥 석회화(CAC) 등 추가적인 흉부 소견을 AI로 분석해 검진에서 얻는 정보를 넓히려는 방식이다.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 찰스 파월 교수는 "앞으로 이 프로세스는 전자의무기록 시스템과 통합될 가능성이 높다"며 "검진 프로그램에 진입한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후속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하는 전략을 개발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CT 스캔에서 결절 유무 외에 추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기대되는 부분"이라며 "환자의 폐암 유무와 관계없이 실행 가능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AI가 전반적인 폐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국 폐암검진 운영체계 비교

유럽, AI로 부담 완화…독일은 후속 관리도 수가 반영

유럽은 고위험군 대상 저선량 CT 검진을 회원국 국가 시스템에 안착시키기 위한 표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규모 임상 연구에서 관련 검사를 통한 사망률 감소 효과를 확증하면서다. 보험·지역 의료 체계가 국가별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에서도, 모든 고위험군에게 고품질 검진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검진 규모 확대에 따른 판독 부담 완화 수단으론 AI 활용이 논의되고 있다. AI를 제2 판독자로 활용하는 방식뿐 아니라, 정상 검사 건을 선별해 전문의가 주요 병변 판독에 집중하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를 통해 전문의는 폐기종·기관지 병변 등 주요 소견에 집중, 판독에 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일례로 독일은 지난 4월 고위험군 대상 저선량 흉부 CT(LDCT) 폐암검진을 법정건강보험 체계에 편입시킨 바 있다. 1차 판독자는 먼저 CAD 없이 CT 영상을 판독한 뒤 컴퓨터보조검출(CAD)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다시 판독한다.

이 과정에서 재검이나 추가 확인이 필요한 소견이 확인되면 독립된 2차 판독자가 같은 방식으로 다시 판독한다. 이후 두 판독자가 최종 판단을 내리고, 재검이 필요한 경우 다음 검사 시점을 공동으로 권고한다.

주목할 점은 저선량 CT 촬영뿐 아니라 검진 이후의 주요 후속 단계도 독일 외래진료 수가체계(EBM)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12개월 이내 추적 CT 촬영 ▲2차 판독 의뢰 및 시행 ▲추가 상담 ▲판독 결과 불일치 시 합의 과정 등 검진 이후의 후속 단계들이 별도 의료행위 수가로 인정받고 있다.

CAD 활용 판독을 제도에 포함시키는 동시에 추적 CT와 2차 판독, 상담, 판독 결과 합의 등 검진 이후의 과정에도 별도의 보상체계를 마련한 셈이다.

폐암검진 확대에 따른 판독·추적관리 부담이 커지면서, 주요국이 AI를 활용한 검진 운영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벨기에 앤트워프 대학병원 영상의학과 아네미에크 스누프 교수는 "지금처럼 AI를 제2의 판독자로 활용하는 것이 현재로선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검사 자체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바라보고 검진 경로 전체를 고려해야 한다"며 "검진 과정의 모든 측면을 디지털화한다면 시간을 절약하고 인력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호주 역시 국가폐암검진프로그램(NLCSP)을 도입해 시행 첫해 약 10만 명이 참여하는 등 대규모 스크리닝 체계를 구축했다. 호주는 국가암검진등록시스템(NCSR)을 활용해 대상자에게 정기 재검진 시점을 안내하고, 발견된 결절의 위험도에 따라 단기 추적이나 전문의 진료로 연계하고 있다.

검진이 반복될수록 이전 CT와 현재 CT를 비교하는 종단적 추적(longitudinal tracking)과 구조화된 결과 관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AI 역시 반복검진과 추적관리를 지원하는 운영 도구로 활용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오지 거주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모바일 CT 검진 트럭을 투입하는 등 물리적 인프라 확장도 병행하고 있다.

인프라 강점 있는 한국…표준화·추적관리 숙제

의료산업계에선 이 같은 해외 주요국 방향성이 전체 폐암검진 경로 디지털화 및 인프라 확충으로 넘어갔음을 시사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국은 지난 2019년 국가폐암검진 도입 이후 중앙집중화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비교적 빠르게 검진 시스템을 안착시켰다. 하지만 향후 검진 대상이나 검사량이 확대되면, 늘어나는 수요를 기존 관리체계로 어떻게 감당할지가 과제가 될 전망이다. 검진 규모가 커질수록 다기관 판독과 추적관리의 일관성을 어떻게 유지할지가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AI를 활용한 다기관 판독 연계 및 품질관리(QA)가 대안으로 거론된다. 의료기관별 판독·추적관리 방식을 표준화하고, 이를 실제 국가검진 체계와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 이와 함께 독일 사례처럼, 촬영뿐 아니라 추적검사와 추가 판독·상담 등 검진 이후의 과정까지 보상체계에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코어라인소프트 관계자는 "폐암검진은 한 번의 CT 촬영으로 끝나는 과정이 아니다. 이상 소견에 따라 수개월 뒤 재검이 필요할 수 있고, 장기간 이전 영상과 비교하며 변화를 추적해야 한다"며 "검진 규모가 커질수록 대상자 선별부터 촬영, 판독, 이전 영상 비교, 추적검사와 진료 연계까지 전체 경로를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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