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기기 538건 중 사전검토 점검 전무…제도적 공백 노출
김선민 의원 "과기정통부, AI 거버넌스 컨트롤타워 역할 해야"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뇌출혈 유무를 분석하고 판독 우선순위를 정하는 인공지능(AI) 의료기기가 정부로부터 고영향 AI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받으면서 관리 사각지대 문제가 제기됐다.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고영향 AI 확인 전문위원회가 검토한 AI 의료기기 3건이 모두 고영향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최종 판단을 받았다.

이 중 A사 제품은 뇌 CT 영상을 분석해 출혈 유무와 출혈량을 산출하고 판독 우선순위를 자동 정렬하는 3등급 의료기기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 3등급은 중증도의 잠재적 위해성을 가진 기기로 분류된다.
뇌출혈은 30일 내 치명률이 35%에 달하는 응급 질환으로, AI 기능에 오류가 발생할 경우 위급 환자의 판독 지연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하지만 사업자는 의료진이 최종 판단을 내린다는 이유로 고영향 AI가 아니라고 판단했으며 과기정통부 역시 이를 수용했다.
이를 두고 의료진이 최종 판단을 하더라도 인공지능이 진단 과정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을 간과했다는 지적이다.
사업자의 고영향 AI 사전검토 의무 이행 여부를 정부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된다. 현행 인공지능기본법에 따라 사업자는 고영향 AI 여부를 사전 검토해야 하지만, 이를 정부에 제출하거나 등록할 의무는 없다.
실제 지난 8월 기준 식약처가 허가한 2등급 이상 AI 의료기기는 538건에 달하지만, 과기정통부에 고영향 여부 확인을 요청한 업체는 3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과기정통부 측은 사전검토 실시 여부를 별도로 점검하지 않는다고 밝혀 제도적 공백을 드러냈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현행법상 고영향 AI로 지정돼야 위험관리 및 이용자 보호 등 강화된 안전 의무가 부여되지만, 사전검토 미실시에 대한 사실조사나 시정명령 근거는 부족한 실정이라는 우려다.
김선민 의원은 "뇌출혈 유무를 분석하고 판독 순서까지 정하는 AI도 고영향 AI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정부는 환자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했는지 밝혀야 한다"며"의료진이 최종 판단하더라도 AI가 판독 순서와 진단 과정에 미치는 영향까지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적으로 사전검토를 의무화하고도 정부가 실시 여부조차 점검하지 않는다면, 그 의무가 현장에서 지켜지는지 누가 확인하겠느냐"며 "과기정통부는 사업자의 판단 근거를 문서화하고 확인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식약처 허가 정보와 연계해 사전검토 여부와 판단 결과를 파악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