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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마운자로가 올린 눈높이…'게임 체인저' 노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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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날짜: 2026-10-14 05:30:00
  • 유한 에르틀 총괄 "개발 초기부터 차별화 전략 세워야"
    비교임상·적응증 확장이 경쟁력, 틈새 뚫는 GLP-1 핵심 전략

[메디칼타임즈=김민건 기자]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흥행으로 20%대 체중 감량이 비만치료제 시장의 새로운 표준이 됐다.

치열해진 효능 경쟁 속에서 후발 주자들은 개발 초기부터 명확한 차별화 전략을 세워야만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체중 감량률로 경쟁해왔다. 후발 주자는 또 다른 승부수를 가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유한양행 유디트 마리아 에르틀(Judith Maria Ertle) 임상과학그룹 총괄(Executive Director)은 13일 서울에서 열린 '2026 코넥트 임상시험 국제 콘퍼런스'에서 '신약 차별화와 시장 포지셔닝에 따른 임상개발 전략'을 주제로 이 같은 흐름을 짚었다.

그가 제시한 사례는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와 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 서보두타이드다. 세 약물은 모두 GLP-1 기반 치료제지만 각 개발사가 시장에서 차별성을 확보하기 위해 선택한 임상개발 전략은 달랐다.

위고비는 '적응증 확대', 마운자로는 '직접 비교'

시장 경쟁의 첫 번째 전환점은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였다. 위고비는 당초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으로 허가받았다. 이후 임상 과정에서 확인된 체중감량 효과를 발판 삼아 비만치료제 위고비로 개발 영역을 넓혔다.

개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심혈관계 위험 감소와 신장질환,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등으로 치료 영역을 확장했다. 2025년에는 미국에서 비간경변성 MASH와 중등도~진행성 간섬유화 치료 적응증도 승인받았다.

하나의 성분으로 새로운 치료 가치를 계속 입증한 셈이다. 에르틀 총괄은 이 과정에서 "새로운 분자가 개발된 것이 아니라 동일한 성분을 대상으로 다양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임상적 가치의 극대화를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적응증 확대는 처방 경험 축적, 진료지침(가이드라인) 변화, 보험급여 확대 등에도 영향을 미치며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가 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는 기존 치료제보다 높은 효능을 입증하는 '직접 비교(Head to head)' 전략으로 경쟁에 뛰어들었다. 초기 GLP-1 제제 개발 당시 감량 목표는 10% 수준이었다. 이후 위고비를 거쳐 마운자로가 '20%' 안팎의 감량 효과를 제시하면서 시장의 기대 수준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 과정에서 주목할 부분은 경쟁 약과의 직접 비교(Head-to-head) 임상 설계다.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SURPASS-2 연구에서 마운자로가 위고비보다 혈당과 체중을 더 많이 낮췄다. 다만 대조군에 사용한 위고비는 당뇨병 치료 용량인 1mg으로, 비만치료제 위고비 유지 용량인 2.4mg보다 낮았다.

당뇨병 치료에서는 우수성을 입증했더라도 비만 치료제로서 충분히 공정한 효능 비교인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 설계였다. 이에 릴리는 후속 비만 임상인 'SURMOUNT-5'에서 실제 비만 치료 용량의 마운자로와 위고비를 직접 비교했다.

72주간 진행된 이 연구에서 평균 체중 감량률은 마운자로 20.2%, 위고비 13.7%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에르틀 총괄은 "이러한 직접비교 임상을 통해 릴리가 의료진에게 경쟁 치료제 대비 차별점을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확실한 근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경쟁 약보다 효과가 좋다고 주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임상시험으로 우위를 입증함으로써 시장에서 위치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유한양행 유디트 마리아 에르틀(Judith Maria Ertle) 임상과학그룹 총괄(Executive Director)은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후발 주자들의 성공 요소를 짚었다.

체중 감량 다음은 '간 질환'…서보두타이드의 타깃 차별화

이미 높은 체중감량 효과를 보이는 선발 주자들이 자리 잡은 시장에서 후발 신약은 무엇으로 경쟁해야 할까.

에르틀 총괄은 체중 감량률을 계속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봤다. 결국 새로운 치료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환자군을 찾는 것이 또 다른 경쟁 전략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대표 사례로 꼽은 약물이 베링거인겔하임의 서보두타이드다. 그는 유한양행 합류 전 베링거인겔하임에서 서보두타이드의 임상개발 전략 수립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서보두타이드는 GLP-1과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작용제다. GLP-1은 식욕과 포만감, 대사 조절에 관여하며, 글루카곤 수용체 활성화는 간의 에너지 대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이러한 작용 기전의 차이에 주목했다. 이미 경쟁이 치열한 체중감량 시장에서 효능만으로 승부하기보다 MASH와 간섬유화 등 간질환 환자군에서 차별적 치료 가치를 입증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실제 MASH 또는 간섬유화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에서는 48주 시점에 서보두타이드 4.8mg 투여군의 62%에서 간섬유화 악화 없는 MASH 개선이 관찰됐다.

개발사의 투자 방향에서도 이러한 차별화 전략이 드러난다.

에르틀 총괄이 직접 집계한 기업 주도 임상시험 자료에 따르면, 위고비 관련 임상은 207건이었는데 이 가운데 간질환 관련 시험은 6건에 불과했다. 반면 서보두타이드는 최근 추가 등록된 시험을 포함해 전체 29건 중 7건이 간질환을 대상이었다. 전체 개발 프로그램 약 4분의 1이 간질환에 집중돼 있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임상 포트폴리오가 "약물의 고유 작용 기전과 미충족 의료 수요를 고려해 특정 환자군에 개발 역량을 집중한 전략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미 강력한 체중감량 약물이 존재하더라도 다른 질환과 환자군에서 임상적 가치를 입증한다면 새로운 시장을 확보할 기회가 남아 있다는 의미다.

비만 치료제의 경쟁은 앞으로 효능과 적응증을 넘어 환자의 치료 경험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에르틀 총괄은 주사제 대신 경구제로 투여하는 방식도 중요한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치료 효과를 보이더라도 투여 편의성과 환자 선호도에 따라 실제 치료에서의 가치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그는 세 가지 약물의 개발 사례를 통해 신약 차별화 전략을 치료성과(Outcomes), 효능(Efficacy), 환자군(Segment)으로 구분했다. 여기에 투여 편의성과 환자 선호도를 고려한 치료 경험(Experience)을 또 하나의 요소로 제시했다.

이러한 차별화 전략은 비만 치료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항암제 개발에서도 특정 환자군에서 더 높은 효능을 입증하거나, 기존 치료제와 차별화된 임상적 이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결국 후발 신약에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단일 약물이 모든 환자의 치료 수요를 충족할 수 없고, 이미 치료제가 존재하는 시장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기회를 확보하려면 임상 개발 초기부터 기존 약물과 무엇이 다른지, 어떤 환자에게 더 나은 치료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이를 어떤 임상시험으로 입증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에르틀 총괄의 제언이다.

특히 "건강한 자원자를 대상으로 초기 임상을 시작하기 전부터 이 같은 전략적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약 개발의 경쟁력은 단순히 더 좋은 효능을 가진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이미 존재하는 치료제와 어떤 차이를 만들어낼 것인지, 그리고 그 차이를 임상적 근거로 얼마나 설득력 있게 입증하느냐가 후발 신약의 성패를 가르는 또 다른 조건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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