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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제약 '천연물 승부수' 6년…약국 강자, 이번엔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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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날짜: 2026-10-27 05:30:00
  • 인체시험 진입으로 첫 단추…지방간·근감소증 후속 대기
    20년 바이오 실패 넘을 열쇠는 '독점 원료'와 시장 안착

[메디칼타임즈=김민건 기자]조아제약이 '차돌이'와 '나동이'로 상징되던 형질전환 복제돼지 시대를 뒤로하고, 연구개발(R&D) 방향을 '천연물'로 돌린 지 6년이 흘렀다. 한때 인간성장호르몬 등 바이오의약품을 좇았던 회사는 이제 경도인지장애와 지방간, 근감소증을 겨냥한 식의약 소재에서 생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조아제약은 과거 바이오의약품 실패를 딛고 천연물의약품 사업으로 R&D 체질 전환에 나섰다. 이후 개발 역량을 경도인지장애·대사이상관련 지방간·근감소증 개선 후보물질에 집중하고 있다.

성과는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27일 조아제약의 2025년 사업보고서와 2026년 반기보고서를 보면, 현재 추진 중인 3대 천연물 파이프라인(경도인지장애·대사이상관련 지방간·근감소증 개선) 가운데 경도인지장애 후보물질이 가장 먼저 인체적용시험에 올랐다.

인지기능과 지방간 분야에서는 관련 조성물 특허도 연이어 확보했다. 2020년 천연물 중심으로 R&D 방향타를 튼 이후, 비임상을 마치고 약 6년 만에 사람 대상으로 기능성을 검증하는 단계까지 도달한 것이다.

관건은 상용화다. 인체적용시험이나 특허가 곧 상업적 성공을 뜻하지는 않는다. 지난 6년간 축적한 연구 데이터를 실제 기능성 원료와 완제품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을지, 조아제약 R&D 체질 전환의 진짜 시험대가 다가오고 있다.

바이오 연구 접고 천연물로…생존 위한 과감한 방향 전환

조아제약의 R&D 노선이 급변한 계기는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회사는 2000년대 초반부터 형질전환 복제돼지를 활용해 의약품용 단백질을 생산하는 바이오 연구에 공을 들였다. 2003년 형광 유전자를 도입한 복제돼지 '차돌이'를 시작으로, 2005년 적혈구생성인자(EPO) 발현 돼지 '나동이', 2010년 인간성장호르몬 발현 돼지까지 연이어 생산에 성공하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끝내 상업화 결실로 이어지진 못했다. 비임상을 밟던 인간성장호르몬 과제는 기술수출 타진을 이유로 2020년 8월 공식 중단됐고, EPO와 과립구집락자극인자(G-CSF) 파이프라인도 동시에 정리됐다. EPO는 단백질 당화 개선 한계가, G-CSF는 형질전환 돼지의 안정적 생산 난항이 각각 발목을 잡았다.

조아제약은 곧바로 R&D 노선을 천연물 소재로 틀었다. 바이오 연구를 정리한 직후인 2020년 11월 '조아양병천연물연구소'를 신설하며 개별인정형 건기식과 천연물의약품을 새로운 돌파구로 삼았다. 이듬해인 2021년에는 경기 여주에 있던 연구소를 서울 영등포 본사로 이전하며 연구 시설을 재정비하는 동시에 외부 연구기관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가속화했다.

이러한 체질 개선은 최근 공시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과거 형질전환 돼지 연구조직을 건기식 원료 원료 개발 중심으로 전면 재편한 것이다. 개발 위험과 비용 부담이 큰 바이오 연구 대신, 유효성 검증과 상업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천연물 식의약 소재 개발에 회사의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는 의미다.

경도인지장애 소재 '인체시험' 진입…특허 확보로 기반 다져

체질 전환 이후 성과가 가장 빠르게 가시화된 과제는 2021년 착수한 경도인지장애 개선 파이프라인이다.

조아제약은 2023년 한국식품영양과학회 국제심포지엄을 통해 후보 조성물 'CHOA-2301'의 비임상 데이터를 첫 공개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인간 신경모세포종(SH-SY5Y) 시험에서 신경세포 보호 효과를 확인한 뒤, 섬오갈피를 포함한 3종 천연물 조합을 완성했다.

조아제약 천연물 파이프라인 개발 현황.

생체 내(In vivo) 효능 평가도 뒷받침됐다. 스코폴라민으로 기억력 저하를 유도한 마우스 모델에서 모리스 수중미로 시험과 새로운 물체 인식 시험을 진행해 기억력·인지기능 개선 가능성을 확인했다. 여기에 뇌 해마 부위 생체표지자 분석으로 자가포식과 세포사멸, 항산화 관련 경로를 주요 작용 기전으로 제시하며 학술적 근거를 다졌다.

비임상 데이터 축적과 함께 개별인정형 인정의 필수 관문인 원료 표준화 절차도 병행됐다. 회사는 2023년 5월 섬오갈피 복합추출물 특허를 출원한 데 이어 3개 제조단위(3-Lot) 시험 생산을 마쳤다. 본격적인 대량 양산에 앞서, 연구 단계의 후보 소재를 제품화할 수 있는 균일한 제조 공정 기반을 다진 셈이다.

이후 연구는 인체 검증 단계로 이어졌다. 2024년 11월 전북대병원 IRB 승인을 받아 경도인지장애 개선 기능성을 평가하는 인체적용시험에 돌입했다.

지식재산권(IP) 자산도 차곡차곡 축적되고 있다. 2023년 출원한 '섬오갈피 활용 인지기능 개선 조성물' 특허를 2025년 1월 최종 등록하며 독점권을 확보했다.

후속 파이프라인인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과 근감소증 연구 역시 비임상 단계에서 특허를 잇달아 취득하며 방어막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지방간 분야에서는 2024년 8월 '두룸아마이드 A' 화합물 기반 특허를 등록한 데 이어, 2025년 12월 '파네라 페니실릴로바 추출물' 관련 조성물 특허까지 추가 확보했다.

6년간 쌓은 연구 자산…'개별인정형 원료' 획득과 약국망 시너지가 관건

지난 6년간 인체적용시험 진입과 특허 확보로 R&D 기틀을 다진 조아제약의 시선은 이제 사업화로 향하고 있다.

조아제약은 연간 600억원 안팎의 매출 체력을 갖추고 있다. 연결기준 매출은 2024년 627억원에서 2025년 593억원으로 5.4% 감소했으나, 2026년 상반기 29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280억원) 대비 6.6% 반등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약 36억원에서 11억원으로 3분의 1 수준까지 줄여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

조아제약 최근 실적 흐름. 자료: 조아제약 공시

주목할 대목은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R&D 투자 규모가 위축됐다는 점이다. 전체 연구개발비는 2024년 17억9000만원에서 2025년 13억9000만원, 2026년 상반기 4억6000만원으로 매년 감소세를 보였다. 제한된 재원 속에서 '선택과 집중'으로 밀어붙인 천연물 파이프라인의 상용화가 주목되는 이유다.

조아제약의 중장기 청사진은 '개별인정형 건기식 원료'와 '천연물의약품' 투트랙이다. 특히 상용화 속도가 빠른 개별인정형 원료는 안전성·기능성 심사를 거쳐 독점적 권리를 인정받는 구조다. 인체적용시험에서 유의미한 지표를 입증해 식약처 문턱을 넘는다면 확실한 캐시카우로 직결될 수 있다.

상업화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최대 강점은 탄탄한 '약국 영업망'이다. 회사는 전국 15개 영업소와 100여 명의 영업 인력을 가동 중이며, 최대 규모 약국 체인 '메디팜'을 종속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개발 중인 천연 소재가 완제품 단계로 이어질 경우, 별도의 유통망 구축 없이도 약국 채널에 즉각 안착할 수 있는 무기를 쥔 셈이다.

복제돼지에서 천연물로 방향을 튼 지 6년. 조아제약에게 남은 과제는 하나다. 조아제약 관계자는 "인지기능 및 지방간 개선 관련 천연물 소재를 발굴하고, 효능·안전성 평가와 지식재산권 확보 등을 통해 기능성 원료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각 소재의 연구개발 진행 상황과 사업화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개별인정형 원료 개발 및 제품화 방향을 단계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상용화 성패가 조아제약 R&D 체질전환의 최종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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