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마리서치 '7th PGS', 강릉공장·동해생명자원센터 탐방
연어 정소서 PN 추출·정제…하루 3만5000시린지 생산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동식물에서 추출한 성분을 피부 개선에 활용하는 것은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 연어 유래 성분을 활용한 스킨부스터 '리쥬란'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연어가 원료로 쓰인다는 사실을 알아도, 여기서 어떤 성분을 어떻게 추출해 피부에 주입하는지는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연어는 어떤 과정을 거쳐 스킨부스터가 되는 것일까. 메디칼타임즈는 파마리서치 강릉공장과 한국수산자원공단 동해생명자원센터를 방문해 그 현장을 들여다봤다.
지난 26일 강원도 강릉 파마리서치 공장에선, 제7회 글로벌 심포지엄(PGS)을 맞아 국내외 의료진과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제조공정 투어가 진행됐다.
공장 입구엔 글로벌 심포지엄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로비 중앙에 황금빛 연어 조형물이 방문객을 맞았다. 엘리베이터에 데이터 무결성(Data Integrity) 5대 행동강령이 붙어 있는 것도 눈에 띄었다. 데이터 조작 금지와 실시간 기록, 문제 발생 시 즉각적인 보고 등 제조 과정 기록 관리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만큼 입장 절차도 까다로웠다. 보안상 휴대전화를 반납해야 했고 머리카락과 먼지 등이 유입되지 않도록 위생모와 가운, 덧신을 착용한 뒤에야 제조시설에 들어갈 수 있었다.

연어 정소 32kg에서 PN 2kg…분말 원료가 시린지로
처음 안내된 곳은 원료 무게를 재는 칭량실과 그 맞은편에 있는 폴리뉴클레오타이드(PN) 추출·정제 시설이었다. 오메가3 냄새로 가득 찬 복도의 창문 너머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공정을 안내하는 직원은 효소와 열을 이용해 연어 정소에서 DNA를 추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순물을 제거하고 분자량을 조절한 다음 침전·세척·건조 과정을 거치면 분말 형태의 PN 원료가 만들어진다.
특히 직원이 강조한 것은 원료의 균질화였다. 연어 정소는 개체마다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이고 성분 함량에도 차이가 있어, 이를 공정에 적합하도록 처리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파마리서치 강릉공장 관계자는 "원료가 천연물이기 때문에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이라 공정에 맞게 균질화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연어 정소 32kg을 투입하면 PN 원료 약 2kg을 얻을 수 있고, PN 1kg당 리쥬란 약 2만 시린지를 생산할 수 있지만 개체별 함량 차이로 실제 수율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장 견학에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파마리서치 김마이클 메디컬전략본부 전무 역시 DNA 사슬의 길이가 PN의 물리적 특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김 전무는 "분자량이 너무 작으면 소금이나 후추처럼 흩어져 있어 서로 얽힌 구조를 만들기 어렵다"며 "물리적 지지체를 형성하려면 DNA 사슬이 일정한 길이를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문한 곳은 원료를 저온에서 보관하는 시설이었다. 안내 직원은 용기에 담긴 냉동 연어 정소를 직접 보여주며 원료의 보관·관리 방식을 설명했다.

다음으로 향한 완제품 제조시설에선, 분말 형태의 PN 원료를 액상 내용물로 만들어 시린지에 담는 과정이 소개됐다.
파마리서치 관계자는 "분말 형태의 PN 주원료와 부원료를 칭량한 뒤 제조탱크에서 액상 내용물을 만들고 여과한다"며 "이후 시린지에 충전하고 멸균하는 과정을 거쳐 완제품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현재 제1·2공장에서 하루 약 3만5000시린지의 리쥬란류를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장 관계자는 리쥬란이 피부에 직접 주입되거나 미세한 상처를 내는 시술에 사용되는 만큼, 멸균과 오염 방지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염 방지 차원에서 방문객의 생산라인 내부 출입도 제한됐지만, 복도 한편에 마련된 모니터를 통해 자동화 설비의 작동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영상에선 노란색 로봇팔이 투명 용기를 정렬·이송하고, 별도의 설비에서 부품과 포장재가 공급되는 모습이 보였다. 개별 포장재에 담긴 시린지와 리쥬란 제품 상자가 컨베이어를 따라 이동하는 장면도 볼 수 있었다.

공장 투어를 마치고 다시 로비로 나오자 리쥬란을 비롯한 다양한 에스테틱 의료기기와 화장품이 진열된 전시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제품 설명을 맡은 직원은 최근 빠르게 성장 중인 화장품 사업을 강조했다.
실제 파마리서치의 올해 상반기 화장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으며, 회사는 피부 관리뿐 아니라 두피 관리까지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파마리서치 관계자는 "최근 리쥬란 코스메틱의 매출이 빠르게 늘면서 화장품 사업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며 "기존 피부미용 의료기기를 넘어 일상적인 피부관리까지 아우를 수 있도록 화장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양양 남대천 연어가 공장으로…5년 치 원료 확보
공장 견학을 마친 뒤엔 강원도 양양의 한국수산자원공단 동해생명자원센터로 이동했다. 리쥬란 원료인 연어를 어떻게 확보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파마리서치와 동해생명자원센터는 2012년부터 연어 부산물 활용을 위한 민간협력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연어 자원 증대를 위한 방류사업도 그 일환이다. 특히 치어를 기르는 수조에 '연어유치원'이라는 이름을 붙인 점이 눈길을 끌었다.
연어 포획 방식은 간단했다. 산란을 위해 물살을 거슬러 상류로 올라오는 연어의 습성을 이용한 것이다. 센터 옆 남대천엔 연어를 유인하는 콘크리트 수로가 설치돼 있고, 물길을 거슬러 올라온 연어가 좁은 수로를 따라 이동하다 포획장에 모이는 구조였다.

센터 내부에선 연어 인공수정 과정에 대한 설명이 이뤄졌다. 수정란을 부화시켜 어린 연어를 방류하는 한편, 포획한 수컷 연어의 정소와 정액 등 부산물은 바이오 원료로 활용하는 구조다.
파마리서치 관계자는 "2012년부터 동해생명자원센터와 민간협력사업을 이어오면서 연어 자원조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소와 정액 등을 의료기기 원료로 활용하고 있다"며 "센터에서 포획한 연어의 알을 인공수정해 치어를 방류하는 자원조성사업과 바이오 원료 확보가 함께 이뤄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원료 공급 안정성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연어는 계절에 따라 회귀하는 만큼 일정한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원료 확보와 장기 보관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파마리서치는 약 5년치 연어 정소를 공장 내 냉동시설에 비축하고 있다. 검사를 통해 최대 5년까지 원료의 품질 유지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했으며, 보관 중인 원료는 선입선출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센터에서 포획하는 물량만으로도 리쥬란 생산에 차질이 없는 수준이며, 약 5년치 원료를 냉동 상태로 비축하고 있다"며 "단순히 오래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검사를 통해 원료의 품질 유지가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에 장기간 비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센터의 마지막 코스인 포획장에선 살아 있는 연어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수조에 수십 마리의 연어가 헤엄치고, 참가자들은 삼삼오오 물에 들어가 연어를 잡는 체험을 했다.
바다를 거쳐 돌아온 연어가 다시 자원조성사업에 활용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 의료기기 원료로 이어지는 구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