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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자사주 소각 바람…보유 주식 확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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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날짜: 2026-10-30 05:30:00
  • 9월 이후 셀트리온·한미·일성 등 7개사 잇단 결정
    재매입·임직원 보상 병행…기업별 활용 전략 엇갈려

[메디칼타임즈=김민건 기자] 국내 제약업계가 그간 쌓아뒀던 자기주식(이하 자사주)을 잇달아 소각에 나서고 있다.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거나, 임직원 보상 재원으로 풀며 내부 결속을 다지는 등 기업별로 자사주 활용 전략이 뚜렷하게 갈리는 모습이다.

지난 9월 이후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자사주 활용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셀트리온과 한미약품그룹 등 7개사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소각을 택한 반면, 보령은 임직원 스톡그랜트(무상지급) 재원으로 활용하며 차별화된 전략을 보였다.

29일 메디칼타임즈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한국거래소 공시를 종합한 결과, 지난 9월 이후 셀트리온, 일성아이에스, 휴메딕스, 테라젠이텍스, 한미약품, 한미사이언스, 동구바이오제약 등 7개사가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이 가운데 셀트리온과 일성아이에스, 휴메딕스, 테라젠이텍스 등 4개사는 이미 자사주 소각과 변경상장 반영까지 모든 절차를 마무리했다.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동구바이오제약 등 3개사는 오는 11월 중 소각을 완료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일성 등 변경상장 완료…소각 직후 추가 매입도

셀트리온은 지난 9월 16일 장부가액 기준 약 962억 원 규모의 자사주 54만 4299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주식은 9월 30일 소각됐으며, 지난 19일 변경상장 절차를 마쳤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소각 완료 직후 추가 자사주 매입에 돌입했다는 점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26일 약 1000억 원 규모(보통주 51만 4404주)의 자사주 추가 취득을 결정했다. 취득 예정 기간은 내년 1월 26일까지로, 이번에 사들이는 물량의 소각 여부는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 의견을 수렴한 뒤 이사회 결의를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이는 기존 보유분을 정리해 재처분 우려를 씻어내는 동시에, 신규 자금을 투입해 시중 유통 물량을 추가로 흡수하려는 투트랙 전략으로 읽힌다. 특히 셀트리온은 실적과 성장 잠재력 대비 기업가치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 아래 주주환원의 고삐를 죄는 행보다.

일성아이에스는 발행주식총수의 20%에 달하는 대규모 물량을 한꺼번에 덜어냈다. 지난 9월 30일 자사주 266만 주(장부가액 약 431억 원 규모)의 소각을 결정한 뒤 10월 13일 소각을 거쳐 29일 변경상장까지 완료했다. 이번 대규모 소각 이후에도 일부 자사주 물량은 여전히 남겨둔 상태다.

휴메딕스와 테라젠이텍스도 보유 물량 정리에 합류했다. 휴메딕스는 신탁계약으로 취득했던 자사주 18만 4000주(평균 취득단가 기준 약 50억 원)를 지난 9월 21일 소각하고 이달 12일 변경상장을 마쳤다. 기존 분기배당에 더해 중장기 배당 확대 계획과 자사주 소각을 맞물려 주주환원 수단을 다각화한 조치로 해석된다.

테라젠이텍스 역시 기존 보유 자사주 전량인 46만 9056주를 소각해 지난 27일 변경상장에 반영했다.

한미그룹·동구바이오 11월 소각…보령은 임직원 보상

오는 11월에도 자사주 소각 행렬은 이어진다.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오는 11월 2일 총 376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

양사는 지난 2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기보유 자기주식 총 53만 3602주의 소각을 결의했다. 회사별 소각 규모는 한미약품 8만 5316주(약 282억 6500만 원), 한미사이언스 44만 8286주(약 93억 6400만 원)로, 각각 소각 전 발행주식총수의 약 0.67%, 0.66%에 해당한다.

이번 결정은 한미그룹이 지난 3월 전문경영인 중심의 책임경영 강화와 함께 제시했던 주주환원 로드맵의 일환이다. 당시 그룹 측은 보유 자사주의 70%는 소각하고 나머지 30%는 임직원 보상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임직원 보상용 자사주 일부를 처분한 데 이어 이번에 소각 약속까지 이행하며, 주주환원과 조직 동기 부여를 동시에 챙기는 모양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신탁계약으로 사들인 물량을 전량 태운다. 회사는 이달 28일 NH투자증권과 체결했던 30억 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중도 해지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보통주 82만 2134주(발행주식총수의 약 2.89%)를 오는 11월 10일 모두 소각하기로 했다.

다만 지난해 발행한 교환사채(EB)의 교환 대상 물량인 자사주 142만 2884주는 이번 소각에서 제외됐다. 채권 투자자가 향후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묶인 기존 자금조달 연계 물량은 별도로 남겨두되, 순수하게 주가 안정을 위해 신탁으로 매입한 물량은 전량 소각으로 털어내는 구조다.

반면 자사주를 소각하는 대신 임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보상 재원으로 활용한 기업도 있다.

보령은 이달 28일 임직원 스톡그랜트(주식 무상지급) 지급을 위해 자사주 보통주 44만 5000주를 처분하기로 결의했다. 처분 예정 금액은 이사회 전날인 27일 종가(8400원) 기준 총 37억 3800만 원 규모다. 오는 11월 30일부터 12월 30일까지 지급일 기준 재직 중인 정규직 직원 1780명(예상)에게 1인당 250주씩 돌아가게 된다.

한편 자사주를 둘러싼 이 같은 움직임은 상반기부터 감지된 기류다. 앞서 메디칼타임즈가 2026년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상장 제약기업 45곳을 전수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자사주 비중을 줄인 기업은 18곳에 달했다. 자사주를 유지하거나 추가로 사들인 기업은 20곳이었으며, 나머지 7곳은 두 기간 모두 자사주를 보유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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