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템프체인 대표 인터뷰…바이오의약품 물류비 절감 강조
한국~네덜란드 52일 운송 완료…120일 장거리 실증 추진
[메디칼타임즈=이한수 기자] 템프체인이 제약사의 원가 절감 수요를 겨냥해 바이오의약품 해상운송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항공으로 보내기에는 비용 부담이 크고, 해상으로 보내기에는 장기간 온도 관리가 어려웠던 대량 운송 물량에 주목한 것이다. 한국~네덜란드 52일 해상운송을 마친 데 이어 120일 장거리 운송 실증을 추진하며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지난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6(BIOPLUS-INTERPHEX KOREA, BIX 2026)' 현장에서 만난 김현철 템프체인 대표는 바이오의약품 콜드체인(Cold chain·저온유통체계)의 사업 기회를 '물류비 절감'에서 찾았다.
김 대표는 "비행기는 너무 비싸다. 비행기로 보내기에는 부담스럽고, 해상으로 보내기는 현재 어려운 의약품들이 있다"며 "제약에서는 원가 절감이 큰 화두"라고 말했다.
그가 우선 대상으로 꼽은 것은 대량으로 운송하는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 등이다. 긴급하게 공급해야 하는 물량은 항공운송이 필요하지만, 납기에 여유가 있는 대량 물량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면 운송 방식을 달리할 여지가 있다는 판단이다.
김 대표는 "벌크 단위가 가장 중요하다"며 "물류비를 최소 50%에서 80%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제시한 절감 기대치로, 실제 비용 차이는 항로와 물량, 운송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이러한 수요를 겨냥해 이번 BIX에서 선보인 제품이 약 4000L급 해상운송용 컨테이너 '바이오키퍼 오션 엑스(BioKeeper Ocean X)'다. 기존 항공운송용 바이오키퍼 1800·2700·3300 시리즈에서 쌓은 온도 유지 기술을 해상으로 확장했다.
회사에 따르면 오션 엑스는 지난 8월 18일 한국에서 출발해 10월 9일 네덜란드에 도착했다. 52일간 실제 해상운송을 마쳤으며, 운송 중 수집한 온도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김 대표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장거리 운송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냉장 바이오의약품의 2~8℃ 관리 조건에서 최장 120일 수준의 운송 체계를 검증하는 것이 다음 목표다.
120일이라는 목표에는 운송이 계획대로 끝나지 않는 상황도 고려했다. 편도 항해뿐 아니라 지연이나 반송으로 운송기간이 길어지더라도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보통은 갔다가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며 이러한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 장기간 온도 유지 성능을 확보하려 한다고 말했다. 현재 완료한 52일 운송을 토대로 항로·계절·전원 이상 조건에 대한 검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가 장기 운송에서 특히 강조한 것은 급격한 외부 온도 변화다. 공장 안에서 의약품을 적정 온도로 관리하더라도 화물을 밖으로 옮기거나 항만에서 대기하는 과정에서는 다른 환경을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공장 안에서는 괜찮아도 의약품을 싣고 밖으로 나갔을 때 외부 온도가 40~45도면 열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이때 온도 이탈 확률이 상당히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템프체인은 진공단열재(Vacuum Insulation Panel, VIP)와 상변화물질(Phase Change Material, PCM)을 활용해 외부 열 유입과 내부 온도 변화를 줄이는 패시브(Passive) 기술로 대응하고 있다. 오션 엑스 자체에는 냉동기가 없으며, 장기 해상운송에서는 냉동 기능을 갖춘 리퍼컨테이너와 결합해 운용하는 방식이다.
리퍼컨테이너로 온도를 관리하면서 전원 공급이 끊기거나 외부 환경이 급변하는 구간에서는 내부 용기의 단열·축열 성능으로 의약품을 보호한다. 회사는 외기 50℃에서 연속 7일, 영하 20℃에서 연속 15일 노출하는 개발시험도 진행했다.
온도 유지 시간을 늘리는 것만큼 운송 전 과정의 기록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봤다.
김 대표는 "바이오의약품은 온도가 이탈했을 때 끝까지 검증하기가 실질적으로 쉽지 않다"며 "그러다 보니 온도 데이터를 갖고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확대의 또 다른 배경으로는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생산시설 증설을 꼽았다.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해외로 보내야 하는 물량도 커지는 만큼 대형 화물을 안정적으로 운송하면서 비용을 낮추는 기술이 필요해진다는 판단이다.
그는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관심도가 상당히 높아졌다"며 "글로벌 업체 본사 CEO들도 저희를 만나자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물류사와의 협력도 진행 중이다. 김 대표에 따르면 UPS와는 계약을 체결했고, 페덱스는 4차 시험을 마친 뒤 5차 시험을 남겨두고 있다. DHL과의 협의·검증 논의도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도 하고 있지만 현재는 대부분 글로벌"이라며 "11월 셋째 주 네덜란드에서 단독 쇼케이스를 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존슨앤드존슨, 아스트라제네카, 테바, DSV 등 글로벌 제약·물류기업 관계자들의 참여를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 ASML 관계자도 참석 예정 대상에 포함됐다. 최종 참석 여부와 협력 범위는 행사 전 확정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반도체 장비 역시 운송 중 온도 변화에 따른 열팽창과 결로를 관리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바이오의약품 운송 기술을 정밀 장비 등 다른 산업에도 적용할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내년 5월에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의약품 공급망 행사 '로지파마(LogiPharma) 2027'에 참가할 계획이다. 중국 상하이에 이어 네덜란드 거점을 준비하고, 향후 미국과 유럽 내 추가 거점을 통해 제품 회수·정비·재사용을 지원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김 대표가 보는 장기적인 활용 범위는 물류비 절감에만 머물지 않는다. 해상에서 철도·트럭으로 운송을 이어가고, 냉장시설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도착한 용기를 임시 보관 수단으로 활용하는 구상이다.
그는 "아프리카 같은 곳은 전력도 없고 냉장 창고도 없는 경우가 있다"며 "팬데믹이 생겨 의약품을 지원하고 싶어도 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도착해서도 냉장 창고가 없으면 폐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기 온도 유지 성능을 확보하면 운송 이후 남은 성능을 현지 보관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항만까지 의약품을 보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 필요한 지역까지 공급하는 것이 기술 확대의 방향이다.
김 대표는 "트럭이 갈 수 있는 데는 다 간다"며 선박과 육상운송을 연계하고 현지 보관까지 지원하는 바이오의약품 공급 체계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