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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의료 AI 시장…IT 기업들도 잇따라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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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날짜: 2026-10-30 05:30:00
  • 시선AI·KT·삼성전자 등 기존 기술 앞세워 의료 사업 확대
    디지털헬스 시장 성장세…선발기업과 경쟁·협력 구도 주목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시장에 일반 IT 기업들이 잇따라 진출하면서 기존 전문기업 중심의 시장 구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범용 AI 기술을 의료 분야에 접목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기존 의료 AI 기업들과 어떤 경쟁·협력 관계를 형성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AI 기술력을 보유한 일반 IT 기업들이 원격의료와 의료정보 시스템, 웨어러블 건강관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일반 IT 기업들이 의료 AI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면서 기존 전문기업 중심의 시장 구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얼굴인식·생체인증 전문 AI 기업인 시선AI가 그중 하나다. 시선AI는 지난 22일 일본에서 AI 원격의료 플랫폼 '씨유헬스(SEEU Health)'를 출시하며 의료·바이오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기존 비전 AI 기술을 활용해 환자의 혈압·심박수·호흡수 등 생체신호를 비접촉 방식으로 측정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음성 기반 AI 문진과 전자의무기록(EMR) 연동을 통해 원격진료를 지원하며, 일본 시장에 이어 국내 출시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통신기업 KT 역시 병원 인프라와 의료 데이터 플랫폼, AI 서비스를 통합한 '의료 표준모델'을 앞세워 의료 AI 사업 확대에 나섰다. 환자 상담과 예약, 진료기록 작성 등 병원 업무를 자동화하는 한편, 향후 암 진단과 내시경 판독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웨어러블 기반 의료기기 성능을 한층 고도화하고 있다. 지난 28일 갤럭시 워치의 AI 기반 수면 무호흡 분석 기능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했다. 기존 수면 무호흡 징후 감지에서 나아가 호흡 장애 빈도까지 분석할 수 있도록 기능을 확대했다.

범용 생성형 AI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코난테크놀로지는 한림대의료원과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의료 AI 플랫폼을 구축했다. 업스테이지는 의료 마이데이터 기업 룰루메딕과 협력해 의료특화 LLM과 의료진 지원 서비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의료시장 진출 배경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성장세가 자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의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매출은 7조 7049억원으로 전년 대비 18.7% 증가했다. 특히 인프라 분야 매출은 1조 8226억원으로 전년 대비 42.2% 늘었다.

해외에서도 성장세가 확인된다.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투자 분석기관 록헬스(Rock Health)에 따르면 2025년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투자액은 142억 달러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이 중 AI 활용 기업이 유치한 투자금은 전체의 54%를 차지했다.

루닛처럼 일반 AI 사업에서 의료 분야로 전환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다만 최근엔 의료 데이터 활용, 병원 업무 자동화, 원격의료 등으로 진출 분야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이 차이다. 의료 현장 AI 도입·실증 사례가 축적되면서, 기술 적용 범위와 현장 수요가 함께 확대된 영향이다.

대규모 자본과 기술 인프라를 갖춘 기업들의 진출이 기존 의료 AI 전문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들이 공격적인 가격 경쟁에 나설 경우 기존 전문기업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것.

의료 AI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만 놓고 보면 새롭게 진입하는 IT 기업들에 밀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보수적인 의료계 특성상 임상적 근거와 현장 경험이 중요해 단기간에 인지도나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대기업들이 막대한 자본력으로 공격적인 가격 경쟁이나 시장 선점에 나선다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학계에선 신규 기업들의 진출이 기존 전문기업과의 경쟁뿐 아니라, 협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대한의료인공지능학회 박창민 회장은 "보건의료는 원래 시장 규모가 큰 분야다. 국내에서 의료 AI 기업들이 성과를 거두면서 새로운 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드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며 "다만 1세대 기업들도 아직 매출을 통해 완전히 자립한 상태는 아니어서 시장이 성숙해지기까진 넘어야 할 산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발주자들은 선발 기업들이 겪은 시행착오를 참고할 수 있고, AI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더 나은 기술로 환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존 기업들과 협력하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 시장을 형성한다면 산업이 선순환 구조로 갈 수 있어 긍정적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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