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협의회 5일 성명...의료인 보호 대책 강화 요구
"의료진 안전하지 않은 병원에서 환자도 안전할 수 없다"

[메디칼타임즈=박상준 기자]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가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발생한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피습 사건과 관련해 의료인 보호 대책의 실효성 확보와 폭력 처벌 강화를 촉구했다.
대전협은 5일 성명을 내고 "교수님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한다"며 충격을 받았을 세브란스병원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어 환자를 진료하는 공간에서 의사가 피습됐다는 사실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앞서 4일 오후 4시 30분쯤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50대 여성이 진료실에서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게 흉기를 휘둘러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 교수는 얼굴과 팔, 머리 등에 5cm 길이의 자상을 입고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협은 응급실의 폭언·폭행은 물론 병동과 외래에서의 위협도 의료 현장 곳곳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안 조치가 법으로 의무화됐는데도 폭력이 되풀이되는 것은 제도가 현장에서 실효적으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의료기관이 이번 사건을 특정 병원의 문제로 한정하지 말고, 현행 기준의 이행 실태와 비상 대응 체계를 전면 점검해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점검은 서류상 설치 여부가 아니라 위급 상황에서 즉각적인 대피와 지원이 가능한지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폭력 피해를 입은 의료인이 치료와 회복, 법적 대응 과정에서 홀로 남겨지지 않도록 의료기관과 국가가 함께 책임지는 체계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수련 중인 전공의가 이러한 위험에 특히 취약하다고 짚었다. 전공의는 환자와 보호자를 가장 먼저 대면하고, 야간과 주말에는 소수 인원으로 진료를 맡는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피교육자라는 신분 탓에 수련상 불이익을 우려해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피해 이후에도 업무 조정 없이 같은 현장으로 복귀하는 일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전공의가 주저 없이 보호를 요청하고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수련병원의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처벌 강화도 요구했다. 대전협은 응급실 폭력의 경우 최근 법 개정으로 처벌 대상 장소가 확대되고 별도 양형기준안도 마련됐지만, 외래와 병동에서의 폭력은 상대적으로 낮은 처벌 기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판결도 벌금형이나 집행유예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와 국회에는 처벌 강화 범위를 진료가 이뤄지는 모든 공간으로 확대할 것을, 수사기관과 법원에는 의료인에 대한 폭력이 다른 환자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임을 고려해 엄중히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대전협은 이번 사건이 정신질환을 겪는 환자에 대한 낙인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대다수 환자는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으며, 진료의 문턱이 높아질수록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치료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처벌의 대상은 어디까지나 폭력이라는 행위여야 하며, 의료진을 보호하는 일과 환자가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은 별개의 과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대전협은 "이번 사건이 진료 환경 전반을 되돌아보고 개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