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계가 온라인 토론방에서 한의사를 비방하는 내용의 악플을 달고있는 일부 네티즌 대해 법적대응을 심각하게 검토 중이다.

한의계가 주목하고 있는 네티즌은 인터넷포탈사이트 내 토론방이나 신문사 토론방에서 활동하며 한의사를 '한방사'라고 지칭하고 '한방 암치료 사기인가 기적인가' '한의사는 무당이다' '하이에나 같은 기회주의 한의학' 등의 자극적인 제목의 글을 올리고 있다.

한의사협회가 문제의 네티즌의 신상을 파악한 결과 지방의 소아과 개원의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 그는 90년대 천리안통신에서부터 한의사에 대해 비방하는 글을 올려온 악플러로 지난 10년 전부터 한의계 내에서는 유명인사(?).

한의협은 온라인상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보고 간과해왔지만 대략 10여년간 지속적이고 글의 내용이 악의적이라고 판단, 최근 법적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

특히 최근 악성댓글을 게시하는 자는 처벌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악플러에 대한 법적 조치가 가능해짐에 따라 이 같은 논의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것이다.

10여년간 악플 남긴 네티즌…더 이상 못 참겠다
한의사협회는 이미 변호사를 통해 해당 개원의에 대해 모욕죄 혹은 명예훼손 등 소송을 검토 중이며 소송의 주체를 한의협으로 할지 한의사 개인으로 할지의 여부에 대해 고려 중이다.

또한 개원한의사협회도 회원들의 계속되는 요구에 의해 협회차원에서 법적 조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개원한의사협회의 경우에는 소송 대상이 다수라는 점에서 한의협과 다르지만 주목하고 있는 악플러가 의사라는 점은 공통점이다.

개원한의사협회 최방섭 회장은 "한두번 한의사에 대해 감정을 표현한 것으로 문제삼지는 않는다"며 "우리가 문제삼는 네티즌들은 지속적이고 악의적인 것으로 보여 더이상 간과할 수 없는 상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사 법적조치, 의협과의 관계 우려
그러나 한의협과 개원한의사협회 두 단체 모두 법적 조치 대상이 의사라는 점에서 이번 일로 인해 의사협회와 전면전으로 비춰지는게 아닐까 우려해 법적 조치를 망설이고 있다.

한의협이 소송의 주체를 협회로 할지 개인으로 할지를 고민하는데는 이같은 이유가 있다.

한의협 문병일 법제이사는 "사실 이번 일은 해당 의사 개인의 문제인데 의협과의 문제로 확대되거나 혹은 대외적으로 의료계 내부에서 의사와 한의사의 갈등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 조심스럽다"며 "법이 아닌 다른 방안도 함께 생각중에 있다"고 말했다.

개원한의사협회 최 회장 또한 "만약 문제의 네티즌들이 공식사과하고 입장표명한다면 법적인 조치는 없을 것"이라며 "의협과의 관계를 생각해서라도 이번 문제를 가능한 긍정적으로 해결하고 싶다"며 법적대응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에 대해 의사협회 천희두 중앙윤리위원장은 "이번 일은 법적인 문제로 번지기 전에 내부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외적으로 의료계가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을 게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