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의 중심으로 뛰어들라

고신정
발행날짜: 2006-12-11 06:42:56
여의도 성모병원의 진료비 과다청구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져가고 있다.

백혈병 환우회와 병원간의 설전은 계속되고 있고,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대형병원들의 진료비 청구방법에 칼을 들이대자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사태로 인해 의료계는 도덕성에 큰 상처를 입게 됐고, 환자와 병의원과의 불신의 골은 더 깊어졌다.

그러나 이번 문제는 한 개인의 양심과 도덕성을 넘어서는 제도적인 모순에서 기인하고 있다. 진료기준과 급여의 적정성 문제는 새삼 거론하기도 민망한 얘기.

그동안 의료계에서는 진료기준의 적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으나, 정부와 사회의 무관심으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취재과정에 만난 한 의사는 "최신의 기술, 최선의 약을 선택해 환자를 진료해놓았더니 기준을 벗어난 진료를 했다면서 이제 와서 도둑놈 취급을 하고 있다"며 "제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이상 의사는 만년 부도덕한 부류로 낙인 찍힐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결국 이러한 제도적인 한계와 사회의 무관심이 선량했던 시민과 의사를 사투의 현장으로 내몰고 말았다는 안타까운 마음마저 든다.

그러나 정부와 사회는 여전히 이 문제를 '남의 일' 정도로 취급하고 있는 듯하다.

책임기관인 복지부는 논란이 촉발된지 일주일 지나도록 명확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은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고, 의료계 조차 결집된 목소리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상당수 의료인들은 "특정병원의 일" "좀 있으면 잠잠해질 파도" 정도로 치부해 버리는 분위기다.

'환자와 병원의 싸움'을 넘어선 논의의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현재의 양비론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제도의 근본을 살피는 논의의 진전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논의에는 환자와 의료계, 정부의 모두가 주인공이어야 한다.

성모병원 사태를 계기로 삼아 3자가 적극 참여해, 기본부터 착실히 따져가는 진전된 논의와 합의를 이루어가길 기대한다.

오피니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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