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철 교수 "K연구원 <네이처> 진실 밝혀주길"

박진규
발행날짜: 2009-01-13 07:30:40
  • 첫 언론과 인터뷰서 "억울하고 답답" 심경 토로

"나도 답답하다. 정말로 그것이 알고싶다."

연세대 내분비내과 이현철 교수가 <네이처> 유사 인슐린 개발 논문 조작 의혹과 관련해 답답하고 괴로운 심경을 밝혔다.

이 교수는 12일 메디칼타임즈 등 일부 전문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논문을 조작하지 않았으며, 논문의 진위 여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논문조작 논란과 관련해 이 교수가 입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교수는 연세대 윤리진실성위원회의 진상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마치 내가 조작한 것처럼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하며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겠지만 사실이 아닌 것을 책임질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파면 등 중징계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조작 여부가 아직 확실하게 가려진 것이 아니고, 논문이 조작되었다고 하더라도 각자 맡은 역할이 있고 분야도 다르다"며 "모든 책임을 내게만 떠넘기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지난 2000년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이 조작됐다는 연세대 윤리진실성위원회의 진상조사 결과에 따라 대학인사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우선 이 교수는 "이선 사건으로 내가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연구업적과 명예가 하루아침에 무너졌다"며 "주위의 따가운 시선도 나를 너무 괴롭게 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나는 논문이 조작됐는지 여부를 확실하게 알지 못한다. 논문 조작 여부를 가장 잘 알고 있는 K연구원이 숨기지 말고 진실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논문의 교신저자이면서 공동 제1저자인 내가 논문조작 사실을 모를 리가 있느냐고 의심하고 있는데, 하지만 각자 맡은 파트가 있다. 나는 임상의사로서 임상부분만 담당했을 뿐이다.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을 일일이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논문에 사용된 벡터를 만들어내는 등 기초적인 연구를 수행한 사람은 K연구원과 K교수였다. 나는 이들이 넘겨준 벡터를 갖고 쥐실험을 했고, 혈당이 떨어지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 확실성을 기하기 위해 실험쥐도 2종류로 20마리를 썼다. 그 때 상황은 매우 확실했다. 그런데 뭐가 어떻게 된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한 김 교수는 논문 발표 후 재현 실험이 거듭 실패하자 K연구원에게 거듭 문제해결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K연구원은 연구팀에 남아달라는 만류를 뿌리치고 남편과 함께 캐나다로 떠난 상황이었다. 하는 수 없이 새로 연구팀을 꾸려 재현실험에 들어갔는데 계속 실패했다. 결국 K연구원에게 메일을 보내 재현실험에 문제가 생겼으니 잠시 귀국을 해서 연구팀에 합류하거나 벡터를 만들어 보내거나 우리 연구원을 보내거나 하겠다고 제안했다. K연구원은 처음엔 벡터를 만들어 보내주겠다고 하더니 아예 연락이 끊겨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K연구원이 대학 쪽 서면조사에서는 논문이 조작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논문 철회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아 논문이 철회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또 유사 인슐린 개발 기술을 사겠다는 제약회사 쪽 요구를 거절한 사실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이 교수는 "당시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제약사 2곳으로부터 파격적인 조건으로 기술을 사겠다는 제안이 들어왔다. 이왕이면 국내 제약사에 팔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재현 실험이 안돼 계약을 미뤘다. 당시 계약을 했더라면 더 큰 망신을 당할 뻔 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세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조사결과에 대해 "징계를 피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파면과 같은 중징계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실험의 책임자로서 연구를 지시하고 연구비를 조달하고 임상실험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논문 조작을 지시한 일도 없고, 논문 조작 여부도 알지 못했다. 이런 사안을 두고 중징계를 한다면 누가 연구에 임하겠느냐. 또 <네이처>에 발표된 논문의 상당수는 재현 실험이 안된다. 일본에서도 연구원이 논문을 조작한 사실을 드러났는데 책임교수에는 책임을 묻지 않은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나는 지금까지 연세의대와 조직의 명예를 위해 열심히 환자를 진료하고 연구했다. 그 결과 외국에서 150편, 국내에서 400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모든 성과들이 물거품이 됐다"며 "하루빨리 모든 일이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교수의 연구논문 조작 의혹을 조사한 연세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이원용 위원장은 이날 메디칼타임즈와의 전화통화에서 판정결과에 대해 "K연구원도 조작이 아니라고 하고 조작이라는 증거도 찾지 못했지만 여러 정황을 볼 때 조작이 의심된다는 결론을 낸 것"이라고 말해 인사위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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