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의료시장 진출의 '허와 실'<2>

조형철
발행날짜: 2004-07-02 06:56:51
  • 임대료 등 유지비 높고 의료규제 한국보다 심해

[창간 1주년 특별기획]'China Dream'을 쫓는 한국 의사들 [2]

최근 세계인구 4분의 1에 해당하는 중국에서 한류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가운데 성형외과를 앞세운 한국의료도 덩달아 주가를 높이고 있다.방대한 중국 의료시장은 무한한 가능성을 잠재하고 있지만 정책적인 지원은 가시화되지 않고 있으며 일부 중국진출에 성공한 의사들은 중국시장 진출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창간 1주년을 맞아 중국 현지 취재를 통해 '금맥'으로 떠오른 중국 의료시장 진출에 대한 위험성과 주의할 점, 진출 노하우 등을 분석해 본다...[편집자 주]


--------------------- 글 싣는 순서 --------------------------
① 의료시장의 ‘금맥’, 中國을 가다
② 中國 의료시장 진출의 허와 실
③ 의료시장 개방과 중국의 속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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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의료시장이 과연 기회의 시장이며 '금맥'일까?

최근 중국에 대한 시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의 인구는 총 13억여명으로 도시인구는 4억5천만명에 이르며 북경에만 한국 총인구의 4분의 1이 거주하고 있다.

또한 연소득 8000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인구는 4천500만명에 달하며 연소득 6000달러이상은 9천만명정도로 추산된다. 더불어 중산층은 전체 인구 20%에 달할만큼 광범위하게 분포해 있으며 20억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부유층만 8천만명에 이른다.

중국에서 진출한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의 구매력과 경제력에 대해 "중국에는 한국의 삼성 이건희 회장과 같은 부를 쌓은 부자들이 우리나라 인구수 만큼 있다"고 표현한다.

최근 중국에는 1인 자녀를 가진 가정이 늘어남에 따라 이른바 '少皇帝'로 불리는 부유층 자제들이 생겨났고 이와 관련된 소비시장이 급속히 형성되고 있다. 현지 언론에서는 부유층 자제들의 신흥 소비계층으로 부각과 함께 소아비만 등을 사회문제로 다루고 있을 정도다.

이에 따라 한국의 의료기관들이 속속 진출, 현재 상해에만 성형외과와 피부과를 중심으로 국내 병ㆍ의원 40여개가 진출해 있으며 100여개의 국내 병ㆍ의원들이 올연말까지 상하이 현지개원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거대한 중국시장을 공략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의료시장은 중국정부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사안인 만큼 더욱 그렇다.

의료사고 나면 '끝장'
최근 상해에 진출한 국내 3개과 연합 '뷰티차이나' 이영호 총경리에 따르면 북경에 현지 중국인 병원과 합자형식으로 원내원 진출한 K씨는 최근 환자들이 몰리면서 동업자인 중국인에게 병원확장을 요구했다.

그러나 중국인 동업자는 병원 확장에 따른 추가투자를 요구했고 더불어 수익 극대화를 명목으로 진료시간 연장을 강요했다.

이에 결국 K씨는 원내원을 포기하기에 이르렀으며 초반에 인테리어 등 투자한 금액은 회수하지 못했다. 이유는 법적으로 중국인 명의로 된 건물이기 때문이다.

이영호 대표는 "원내원이나 기술지분 투자로 진출하는 것은 문제가 될 때 문제가 생긴다"며 "실례로 한 한국인 의사가 중국인 병원에서 초빙돼 진료하다 의료사고에 휘말려 병원으로부터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한채 개인적으로 전액을 배상해야 하는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례는 중국병원과 초빙의사가 서로 책임 전가시 외국인인 의사는 절대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으며 초빙할 때와 문제가 생겼을 때 중국인 병원의 대처는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정부가 한국에서 초빙돼 오는 의사들이 실제 거주 및 근무를 하고 있는지 수술후 환자 민원처리 사항 등을 집중 단속할 예정이라는 현지 제보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측 파트너의 무관심
중국에 합자방식으로 진출한 총경리(대표이사)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은 중국은 투자를 받을 때까지는 적극적이고 투자를 받고 나서는 '알아서 하라'는 방임현상이 강하다는 것이다.

SK아이캉의 최창익 대표는 "중국측 파트너는 어차피 투자는 됐으니 한국인들이 돈을 벌면 지분만큼 벌어서 좋고 못벌더라도 어차피 손해는 없다는 식의 경향이 강하다"며 "단기적으로는 모르지만 중장기적으로 왔을 때는 치밀한 계획아래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중국측 파트너도 무조건 현금출자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지 중국인 병원의 협조없이 행정적인 허가를 받기는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합법적인 절차로 정당하게 진행하고 중국병원의 투자지분 문제는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각종 규제 한국보다 엄격하다
중국에 진출한 병원들이 어려운 점을 호소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의료에 대한 규제다.

최근 중국병원으로 상해에서 허가를 받은 염낙천 원장에 따르면 중국에는 시설에 대한 허가를 낼 때 의료기관은 수술실과 엑스레이, 병실 등 모든 면에서 그 기준을 명확히 하고 있다.

염 원장은 "단적인 예를 들어 엑스레이 촬영실 같은 경우 조영량 비례면적에 측정대비 촬영실의 면적이 적으면 허가를 받을 수 없다"며 "또한 동종 의료기관과의 거리도 500M 이상의 이격을 권고사항으로 정하고 있어 관할 행정부가 이 조건을 이유로 모든 허가를 취소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술실을 무균실로 지정해 초기 시설허가를 받기 매우 까다로우며 허가를 받은 후라도 폐기물 및 의료 광고에 대한 규제도 엄격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규제는 각 시 정부마다 달라 정보의 부재가 심각한 상태며 의료기관을 감독하는 감독관 양성학교가 있는 도시도 있어 현지 의료인들이 혀를 내두르고 있다는 것.

의료광고 역시 횟수에 제한을 받진 않으나 광고내용에 대한 사전신고를 필해야 한다. 또한 의료광고의 경우 공중파나 중앙지의 경우 원천봉쇄가 가능하며 교육목적의 프로그램에 한해 간접적인 홍보가 가능하다.

TV 등 언론매체 광고단가는 월 단위계약시 10초 기준으로 200만RMB(한화 3억) 정도이며 매우 비싼 편이다.

병원 유지비용 절대 저렴하지 않다
중국에서 개원시 유지비용은 인건비를 제외하고 다른 비용은 그리 저렴하지는 않은 편이다.

중국에 원내원으로 진출한 조을제 원장은 "중국에서의 현지인을 고용했을 때 인건비는 변호사와 간호사 2명의 임금을 모두 합쳐도 한국인 간호사 1명의 월급보다 적다"며 "그러나 시설이나 기구에 대한 임대료나 유지비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중국에 진출한 의사들에 따르면 시설에 대한 임대료나 유지비는 유동인구가 많은 중심상권의 경우 한국과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중국에서는 1평방미터당 단위로 계산하며 보증금 개념이 없는 월세가 많다. 인테리어는 3억이상 사업일 때는 정식입찰로 진행해야 한다.

중국 루이진병원 분원 3층(250평)을 임대해 쓰는 '뷰티차이나'의 경우 한달 임대료로 한화 4천5백만원을 지불할 계획이다.

또한 50평에 불과한 면적을 임대해 쓰는 북경의 '바스키아 클리닉'은 1년에 4천만원을 지불하고 있으며 상해 중심지역인 푸동에 원내원 진출한 '아이미 성형외과'의 경우는 60평 임대에 1개월당 750만원이 소요된다.

하지만 중국 현지의 한 컨설팅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시 외곽에 개원할 경우 시설 및 유지비에 있어 한국과 비교 큰 격차를 보이지만 환자 타깃은 고소비계층으로 설정하기 어려우며 보건소 역활을 담당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비싼 임대료와 유지비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진출하려는 업체들과 의료기관이 많은 이유는 그만큼 거대한 시장성을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5일(월요일)자 제3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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