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료원 보호자 없는 병동 전인간호 현실화 긍정적
"머리 감겨주세요."
다른 대학병원이라면 간병인이나 보호자가 도맡아야할 일이지만, 이곳에서는 환자의 머리를 감겨주는 일은 간호사의 몫이다.
보호자 없는 병동 즉, 환자안심병동을 운영중인 서울의료원의 풍경이다.
28일 오전 직접 찾아간 서울의료원 환자안심병동은 조용하고 쾌적했다. 극히 드물게 보호자가 눈에 띄었지만, 낮에 잠시 들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서울의료원은 466병상 중 180병상을 환자안심병동으로 운영한다. 우선적으로 180병상 중 50%인 90병상(9층 45병상, 10층 45병상)을 오픈한지 2주 째, 이미 병상가동률은 90%에 가까웠다.
입퇴원 수속을 하고 있는 병상 이외에는 거의 차 있었으며 벌써부터 6명의 환자가 입원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것이 바로 '전인간호'다"
"할머니, 누워계신 위치 좀 바꿀께요. 계속 이렇게 계시면 욕창 걸리세요."
28일 오전, 92병동(환자안심병동) 간호사들은 시간대별로 병동을 돌며 환자 상태를 살피며 환자의 몸 위치를 바꿔주거나 가래를 빼주는 일을 하느라 분주했다.
기본적으로 주사를 놓거나 처방받은 약을 주는 것 이외에도 기존에 간병인이 맡았던 모든 일을 간호사가 맡고 있다.
서울의료원 심선숙 수간호사는 "폐렴이나 욕창 지표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면서 "아무래도 전문지식을 가진 간호사가 시간대별로 일정하게 가래를 제거해주고 환자를 살펴보면 지표가 올라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자안심병동은 다인실(5인실)로만 운영되며 간호사 1인당 환자 7명을 케어한다고 보면 된다. 다른 대학병원이 간호사 1명이 약 10명을 맡는 것을 감안하면 간호인력이 추가로 배치된 셈이다.
심 수간호사는 이 제도가 제대로 정착하면 유럽에서나 볼 수 있었던 선진국형 간호서비스가 조만간 현실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간호사가 환자의 일거수 일투족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에게 필요한 간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환자의 보호자나 간병인에게 환자의 상태를 물어봐야 알 수 있던 것을 이제는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였다.
실제로 간호사들은 환자 목욕부터 머리감겨주는 것까지 말 그대로 전인 간호를 실현하고 있었다.
아직까지 보조인력은 투입되지 않은 상황. 안심병동 운영 계획에는 보조인력을 투입할 예정이다.
보조인력이 투입되면 환자 목욕이나 배설물 치우기 등 단순한 업무를 나눌 수 있지만 현재로써는 모두 간호사들의 몫이다.
심 수간호사는 "보조인력이 오면 보호자없는 병동이 완성될 것 같다"면서 "학교에서만 배우던 전인간호를 하는 것에 대해 보람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환자안심병동에 입원할 수 있는 기간은 총 15일. 그 이후에는 일반병동으로 옮겨야 한다.
간병인을 고용하면 1일 간병비로 7만원 정도 소요되는 것을 감안할 때 환자안심병동에 입원하면 100만원 이상의 간병비를 절약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수간호사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병동인 만큼 누구에게나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입원기간을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병원에선 귀한 간호사, 목욕부터 배설물 처리까지 도맡아"
전인 간호를 받는 환자도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는 것을 지켜보는 간호사도 환자안심병동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문제는 간호사가 본연의 간호업무를 하면서 기존에 환자 보호자 및 간병인이 했던 업무까지 떠안았을 때 업무에 과부화가 걸리지 않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또한 중소병원 등 타 의료기관에서는 인력부족으로 간호사 모시기 바쁜 상황에서 간호사를 추가로 고용해 환자 목욕 등 단순한 일까지 맡기는 게 합리적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서울의료원 환자안심병동에 근무 중인 간호사는 모두 3년차 이상의 경력직 간호사였다.
심 수간호사는 "신규 간호사는 기본 간호 업무만으로도 벅차기 때문에 간병업무까지 감당하기 힘들다"라면서 "경력 간호사들도 환자 중증도가 올라가면 쉽지않을 수 있다"고 했다.
순간, 병동에서 환자를 휠체어로 이동시키는 직원들이 눈에 띄었다. 보조인력으로 보였지만 이들은 환자를 검사실이나 수술실로 이동시켜주는 이송직 직원들이었다.
이곳 간호사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환자 낙상 사고. 아무래도 간병인이 24시간 환자 옆을 지키고 있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간병인이 없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비상벨도 설치했지만, 치매 환자에게 비상벨이 얼마나 쓸모 있을 지는 모를 일이다.
물리적으로 간호사가 환자 1명을 목욕시키는 동안 나머지 환자들에게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처능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서울의료원의 한 간호사는 "환자를 보다 적극적으로 간호하고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은 보람되고 좋지만, 간호사 1인당 6~7명의 환자를 케어해야 하는데 환자 한명씩 목욕을 시키고 대소변을 치우는 등의 업무 때문에 전문적인 간호업무에 소홀해 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론 전인간호를 해야하지만, 얼마 전 환자 보호자가 눈이 마주치자마자 '머리 좀 감겨달라'고 할 때 기분이 묘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간호사를 간병인처럼 대하면 자존감이 떨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다른 대학병원이라면 간병인이나 보호자가 도맡아야할 일이지만, 이곳에서는 환자의 머리를 감겨주는 일은 간호사의 몫이다.
보호자 없는 병동 즉, 환자안심병동을 운영중인 서울의료원의 풍경이다.
28일 오전 직접 찾아간 서울의료원 환자안심병동은 조용하고 쾌적했다. 극히 드물게 보호자가 눈에 띄었지만, 낮에 잠시 들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서울의료원은 466병상 중 180병상을 환자안심병동으로 운영한다. 우선적으로 180병상 중 50%인 90병상(9층 45병상, 10층 45병상)을 오픈한지 2주 째, 이미 병상가동률은 90%에 가까웠다.
입퇴원 수속을 하고 있는 병상 이외에는 거의 차 있었으며 벌써부터 6명의 환자가 입원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것이 바로 '전인간호'다"
"할머니, 누워계신 위치 좀 바꿀께요. 계속 이렇게 계시면 욕창 걸리세요."
28일 오전, 92병동(환자안심병동) 간호사들은 시간대별로 병동을 돌며 환자 상태를 살피며 환자의 몸 위치를 바꿔주거나 가래를 빼주는 일을 하느라 분주했다.
기본적으로 주사를 놓거나 처방받은 약을 주는 것 이외에도 기존에 간병인이 맡았던 모든 일을 간호사가 맡고 있다.
서울의료원 심선숙 수간호사는 "폐렴이나 욕창 지표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면서 "아무래도 전문지식을 가진 간호사가 시간대별로 일정하게 가래를 제거해주고 환자를 살펴보면 지표가 올라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자안심병동은 다인실(5인실)로만 운영되며 간호사 1인당 환자 7명을 케어한다고 보면 된다. 다른 대학병원이 간호사 1명이 약 10명을 맡는 것을 감안하면 간호인력이 추가로 배치된 셈이다.
심 수간호사는 이 제도가 제대로 정착하면 유럽에서나 볼 수 있었던 선진국형 간호서비스가 조만간 현실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간호사가 환자의 일거수 일투족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에게 필요한 간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환자의 보호자나 간병인에게 환자의 상태를 물어봐야 알 수 있던 것을 이제는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였다.
실제로 간호사들은 환자 목욕부터 머리감겨주는 것까지 말 그대로 전인 간호를 실현하고 있었다.
아직까지 보조인력은 투입되지 않은 상황. 안심병동 운영 계획에는 보조인력을 투입할 예정이다.
보조인력이 투입되면 환자 목욕이나 배설물 치우기 등 단순한 업무를 나눌 수 있지만 현재로써는 모두 간호사들의 몫이다.
심 수간호사는 "보조인력이 오면 보호자없는 병동이 완성될 것 같다"면서 "학교에서만 배우던 전인간호를 하는 것에 대해 보람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환자안심병동에 입원할 수 있는 기간은 총 15일. 그 이후에는 일반병동으로 옮겨야 한다.
간병인을 고용하면 1일 간병비로 7만원 정도 소요되는 것을 감안할 때 환자안심병동에 입원하면 100만원 이상의 간병비를 절약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수간호사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병동인 만큼 누구에게나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입원기간을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병원에선 귀한 간호사, 목욕부터 배설물 처리까지 도맡아"
전인 간호를 받는 환자도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는 것을 지켜보는 간호사도 환자안심병동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문제는 간호사가 본연의 간호업무를 하면서 기존에 환자 보호자 및 간병인이 했던 업무까지 떠안았을 때 업무에 과부화가 걸리지 않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또한 중소병원 등 타 의료기관에서는 인력부족으로 간호사 모시기 바쁜 상황에서 간호사를 추가로 고용해 환자 목욕 등 단순한 일까지 맡기는 게 합리적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서울의료원 환자안심병동에 근무 중인 간호사는 모두 3년차 이상의 경력직 간호사였다.
심 수간호사는 "신규 간호사는 기본 간호 업무만으로도 벅차기 때문에 간병업무까지 감당하기 힘들다"라면서 "경력 간호사들도 환자 중증도가 올라가면 쉽지않을 수 있다"고 했다.
순간, 병동에서 환자를 휠체어로 이동시키는 직원들이 눈에 띄었다. 보조인력으로 보였지만 이들은 환자를 검사실이나 수술실로 이동시켜주는 이송직 직원들이었다.
이곳 간호사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환자 낙상 사고. 아무래도 간병인이 24시간 환자 옆을 지키고 있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간병인이 없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비상벨도 설치했지만, 치매 환자에게 비상벨이 얼마나 쓸모 있을 지는 모를 일이다.
물리적으로 간호사가 환자 1명을 목욕시키는 동안 나머지 환자들에게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처능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서울의료원의 한 간호사는 "환자를 보다 적극적으로 간호하고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은 보람되고 좋지만, 간호사 1인당 6~7명의 환자를 케어해야 하는데 환자 한명씩 목욕을 시키고 대소변을 치우는 등의 업무 때문에 전문적인 간호업무에 소홀해 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론 전인간호를 해야하지만, 얼마 전 환자 보호자가 눈이 마주치자마자 '머리 좀 감겨달라'고 할 때 기분이 묘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간호사를 간병인처럼 대하면 자존감이 떨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