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확장으로 일부 기관에 환자 몰려…키트 동나기도
현장 의료진 "검사기관 늘어나면 업무 로딩 줄어들 것"
호흡기진단클리닉을 중심으로 신속항원검사가 시작된 첫날, 시행기관은 검사를 위해 방문한 환자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3일 송파구에서 호흡기진단클리닉을 운영하는 열린성모이비인후과의원은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기다리는 환자들로 가득했다. 30명 가량의 환자들이 대기실은 물론 복도까지 줄 지은 모습이다. 이 때문에 의료진들 역시 쉴 틈 없이 움직이며 접수와, 진료, 검사에 매진하고 있었다. 코로나19 검사 이외 일반 진료는 엄두를 낼 수 없어 보였다.
대기인원이 많아 검사실에 들어가기까지 20~30분의 시간이 소요됐지만 검사 자체는 신속하게 이뤄졌다.
신속항원검사 환자는 호흡기진단클리닉 내부에 마련된 별도 대기실로 이동한 뒤 손을 소독하고 비닐장갑을 착용한다. 검사실 역시 해당 대기실과 분리돼 있는데 의료진이 호명하면 내부로 들어가 검사를 진행하는 식이다.
검사를 진행하는 의료진은 4종 보호구인 페이스쉴드, N95마스크, 1회 용 긴소매 가운, 장갑을 착용하고 있다.
신속항원검사 방식은 PCR 검사와 동일했다. 비인두도말까지 면봉을 삽입해 검체를 체취하고 키트를 통해 양성·음성을 판단하는 식이다. 다만 검사 결과가 나오는 속도는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검사를 마친 환자가 호흡기전담클리닉 외부에서 대기하고 있으면 의료진이 나와 검사 결과를 안내하고, 음성인 환자는 비용을 납부하고 귀가하는 식이었다.
다만 기침, 열, 몸살, 인후통, 후각·미각 이상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환자는 입장이 제한돼 의료기관 외부에서 전화 통화를 먼저 진행해야 했다.
이날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한 시민은 "인근 의원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고 결과가 빨리 나와 불안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좋았다"며 "다만 검사를 하는 사람이 많아 대기 시간이 길었던 것은 불만"이라고 평가했다.
해당 의료기관의 호흡기진단클리닉은 음압설비도 구축한 만큼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환자에 대한 PCR 검사도 곧바로 진행할 수 있다. 실제 현장 의료진은 이날 오전에 3~4명의 환자가 PCR 검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다만 환자 동선이 분리돼 있고 신속항원검사에서 나온 결과이기 때문에 이로 인한 현장의 혼란이 발생하지는 않았다는 전언이다. 당시 착용했던 4종 보호구 역시 모두 폐기했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열린성모이비인후과의 신속항원검사 수는 130건으로 이 중 10%가 양성 판정을 받아 PCR 검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오전에 너무 많은 환자가 몰리면서 일반 진료가 마비된 것은 문제였다. 평소 일반 진료의 대기시간은 10분 남짓인데, 검사 환자를 동시에 관리하느냐고 매 환자 당 30~40분의 대기시간이 발생한 것.
또 신속항원검사 키트가 모두 소진되면서 아예 검사를 진행하지 못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애초 오전에 배송되기로 했던 키트가 지연된 탓이다.
이와 관련해 현장 의료진은 "송파구 5개 호흡기진단클리닉 중 2곳만 먼저 신속항원검사를 진행하면서 특정 기관에 환자들이 몰리는 상황"이라며 "향후 시행기관이 늘어나면 이 같은 업무 로딩이 일정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행정업무가 늘어난 것도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환자의 인적사항을 기입하는 것 외에도 음성확인서 발급에 시간이 걸린 영향이다.
열린성모이비인후과의원 김주환 원장은 추가적인 행정부담은 업무가 익숙해지면 해소될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향후 의원급 신속항원검사 활성화 유무는 환자와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김 원장은 "오히려 다른 환자들과의 접촉이 늘어나 불안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아니면 이용하기 편하고 대기시간이 짧으니 좋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며 "신속항원검사에 대한 환자의 반응에 따라 해당 사업이 더 활성화 될지 아니면 주저 앉을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