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턴 미달에 당혹…수련환경 개선 속도낼 것"

발행날짜: 2022-02-04 05:30:00 수정: 2022-02-10 13:48:18
  • 강남세브란스 장철호 교육수련부장
    인턴 잡무 최소화 방안 모색…올해초부터 변화 시작

"경험해본 적 없는 인턴 미달 사태에 당황스럽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장철호 교육수련부장(마취통증의학과)은 2022년도 전기 인턴 모집 결과에 대한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소위 빅5병원인 세브란스병원에서 미달 현상은 지금까지는 찾아볼 수 없었던 결과인 만큼 해당 병원 관계자는 물론 병원계 주목을 받았다.

현재 세브란스병원의 고민과 향후 계획을 들어보고자 강남세브란스병원 전공의 수련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는 장철호 교수를 만나봤다.

장철호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육수련부장

그는 강남세브란스병원이 4년전 인턴 독자 선발을 시작하면서부터 교육수련부장을 맡아 전공의 수련환경에 각별한 애정을 가져왔기에 이번 미달 사태를 착잡하게 바라봤다.

"적어도 내가 기억하는 기간 중에는 세브란스 신촌, 강남을 통틀어 인턴 미달 사태가 처음이다. 다들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추가모집 가능 여부도 몰라서 처음 알아봤다."

장 교육수련부장은 난감한 상황이지만 진지하게 전공의 수련환경에 대해 다시한번 고민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에 따르면 연세의료원은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했던 윤동섭 의료원장 주도로 지난해부터 수련환경개선 TFT를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전공의 수련규칙부터 근무환경, 급여 등 모든 영역에 대한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인턴 미달 사태로 수련환경 개선 프로젝트에 더 가속도가 붙을 예정이다.

"과거에는 오랜 시간 근무를 통해 환자사례를 많이 경험하면서 배운다는 식이었다면 최근에는 적절한 수련 프로그램으로 체계화된 교육을 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연세의료원은 그 일환으로 인턴의 잡무(?)를 최소화하고자 업무 분장을 다시 했다.

일단 올해 1월부터 병동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심전도 촬영을 임상병리사가 대체했다. 물론 응급실 등 생체징후가 있는 환자에 대한 심전도는 인턴이 직접 확인하지만 루틴으로 실시하는 검사는 임상병리사가 대신하도록 했다.

단순 상처 드레싱 또한 의료법에서 허용하는 범위에서는 간호사로 대체했다. 이는 인턴 상당수가 오프 시간에도 병동 환자의 드레싱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민원을 적극 반영한 것.

이와 더불어 응급실 내원시 혈압 검사는 응급구조사가 하도록 했다. 이 또한 과다출혈 등 생체징후에 문제가 있는 환자는 인턴이 직접 혈압을 확인하지만 이외는 응급구조사로 업무를 나눴다.

전산상으로 업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했다. 기존에 환자 검사 서류를 스캔해서 처방시스템에 등록했던 것을 자동 전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인턴의 잡무를 줄였다.

장 교육수련부장은 최근의 이 같은 변화를 전공의들도 알아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올해부터 TFT 논의에 대한 변화가 시작됐다. 최근 젊은의사가 내과, 외과 등 바이탈(vital) 진료과목을 기피하는 현상에 대해서도 인센티브 등 개선방안을 고민 중이다. 곧 전공의들도 알아주지 않겠나."

젊은의사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순혈주의'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실제로 강남세브란스의 경우 독자 모집을 시작한 이후인 지난 4년간 본교(의전원 포함) 출신 인턴 합격자 비율은 7.7%, 원주의대 출신은 12.3%에 그쳤을 뿐 타교(의전원 포함) 출신이 80%를 차지했다.

장 교육수련부장이 독자 인턴 모집을 한 이후 인턴장 또한 자체 선발 방식으로 하다보니 본교 출신이 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본교 출신을 우대하는 순혈주의가 없도록 노력을 해왔는데 젊은 의사들 사이에서 아직도 이 같은 인식이 있다고 해서 놀랐다. 앞으로는 수치로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

그는 마지막까지 절차탁마의 자세로 전공의 수련 환경을 부단히 개선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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