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직 의료경제팀 기자
정부의 코로나19 확진자 대면진료 전환으로 개원가의 대대적인 변화가 전망된다. 의료계는 이 과정에서 생길 시행착오를 우려하고 있다.
앞서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 29일 코로나19 확진자들의 대면진료 수요가 증가하는 것을 감안해 호흡기질환이나 기저질환, 골절·외상 환자를 위한 외래진료센터를 확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요가 높을 수밖에 없는 이비인후과 의원 참여율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과 특성상 체감하는 감염 위험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실제 한 이비인후과 개원의는 현장은 외래진료센터 신청을 고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승적인 차원에선 참여하는 것이 맞지만 보상에 비해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비인후과 외래진료센터 운영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호소하는 주된 증상은 인후통인 만큼 의사는 환자의 목을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그러다 환자가 기침이라도 한다면 입고 있던 보호장구를 모두 폐기해야 한다. 그 비용을 생각했을 때 만만치 않은 지출이 예상된다.
고용유지도 문제다. 실제 전문가용 신속항원 시행 당시 과로와 감염 위험 등으로 직원이 퇴사한 의원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방역체계가 변할 때마다 일었던 현장 혼란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역시 일련의 이유로 해당 진료과 참여율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 의사회 임원은 "아직 관련 프로세스가 명확하지 않고 위험부담이 커 회원의 참여를 유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근으로 제시할 보상책이나 보호책 역시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참여를 강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금까지의 방역대책 수립이 협의가 아닌 통보식으로 이뤄져 신뢰가 사라진 것. 한 호흡기전담클리닉 원장은 강제로 참여했을 경우 확진자의 예약을 받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경우 공연히 의료기관의 행정업무만 늘어나는 셈이다.
확진자 수요를 봤을 때 코로나19 일상대응체계에서 이비인후과계의 외래진료센터 참여는 필수불가결하다. 하지만 해당 진료과에서 우려를 보면 코로나19 확진자의 걱정도 커지기 마련이다.
이번 체계전환은 국민이 코로나19가 독감임을 실감할 수 있게 하는 첫 단추다. 다음달 4일 시작되는 의원급 의료기관 참여 신청에 앞서 개원가의 참여를 독려하고, 확진자와 일반 외래진료 환자가 안심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