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긴급 간담회 열고 간호법 제정 필요성 거듭 강조
김 의원 "국힘·의협-간무협, 정치적 행보 안타깝다" 지적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성주 의원(더불어민주당 간사)은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 간호법 상정을 촉구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23일 '간호법,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다'를 주제로 마련한 긴급 간담회에서 최근 복지위 문턱을 넘은 간호법의 향방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은 의지를 밝혔다.
김 의원은 "법사위 간호법 상정 여부는 법사위의 결정에 맡겨야겠지만 이를 추진해왔던 입장에서 적극 추진해달라고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간호법이 정치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날 간담회 또한 간호법 제정이 필요한 이유를 제시하고자 마련한 자리. 김 의원은 "지난 22일 의사와 간호조무사들이 집회를 열고, 간호법이 직역간 협업을 깨고 의료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킨다고 주장했지만, 환자입장에서 어떤 변화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조명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의협은 간호법 제정을 통해 국민 건강을 위협한다고 하지만 의료법 체계를 그대로 적용하기 때문에 달라질 게 없다"면서 "간무사들은 일자리를 빼앗긴다고 하지만 이 또한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김 의원은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가 장외투쟁으로 번지면서 정치적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는 복지위 국민의힘 위원들의 모호한 행보도 크게 일조했다고 거듭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복지위에서 간호법 관련해 여·야가 합의에 이르렀다는 게 중요하다. 법안의 내용에는 합의했다. 다만 시점에 대해 이견이 있었던 것"이라며 "이미 합의가 끝난 법안의 처리를 늦추자는 국힘 측의 행보가 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행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누군가 반대하는 법안은 통과시키기 어렵다. 국힘 측은 정부가 직역간 중재안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하지만 책임있는 정당이 자신이 해야할 역할을 정부에 떠넘기지 말고 조정안을 마련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간호사들은 척박한 의료현장의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며 왜 간호법 제정이 필요한지 조목조목 밝혔다.
상급종합병원 21년째 중환자실에서 근무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조일지 간호사는 "코로나19 상황에서 후배 간호사들의 이직과 사직을 겪으면 선배 간호사로서 무력함을 느꼈다"면서 의료현장의 심각한 간호인력난을 해소하려면 간호법 제정 필요성을 제시했다.
중소병원에서 근무 중인 김가은 간호사는 "중소병원은 병실은 있지만 간호사를 구하지 못해 환자를 받을 수 없는 실정"이라며 "대형병원은 그나마 교육전담간호사가 있지만 중소병원에선 상당수 간호사가 모호한 업무범위를 넘나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중소병원에서 근무 중인 서다혜 간호사는 "수술 전 처방부터 입원환자 처방, 환자 보호자 상담, 의무기록 작성 등 업무를 의사가 아닌 간호사가 하고 있다"면서 "법적 울타리가 없어 불안한 상태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병동 내 약 처방 또한 의사의 구두 처방으로 이뤄지는 등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가 심각하다"며 "간호법은 간호사를 위한 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