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초대석] 박창규 대한고혈압학회 신임 회장
"임상현장 중심의 진료 지침 개정 방향 공고히 할 것"
최근 고령화, 식습관 변화, 건강검진 증가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고혈압 환자의 증가와 함께 임상현장에서의 진료 패턴 변화 물결도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미국을 뒤쫓아 목표혈압을 강하한 가운데 스마트워치를 활용한 혈압 측정 활용 여부, 비대면 진료 활용 가능성 등 학술‧임상적 평가가 필요한 다양한 고혈압 관련 현안들이 쏟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이에 대한 학술적 검증에 나서야 하는 단체를 꼽는 다면 단연 '대한고혈압학회'다.
올해부터 고혈압학회를 이끌 게 된 박창규 신임 회장(고대구로병원 순환기내과)은 기술 발달에 따른 국내 진료 환경 변화 속에서 학술적인 검증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최근 그를 만나 고혈압에서의 스마트워치 활용 등 주요 현안들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스마트워치 임상 적용 어려워…아직 보조적 수단"
최근 삼성 갤럭시워치 등을 필두로 스마트워치를 활용, 일상에서 혈압을 측정할 수 있게 됐다.
자연스럽게 환자의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으로 분류되는 고혈압 관리에 있어서의 활용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고혈압학회도 지난 5월과 6월 스마트워치를 통한 혈압 측정 및 결과 공유 캠페인을 진행하는 한편, 혈압 측정을 통한 고혈압 관리 필요성을 적극 홍보하는 활동을 벌인 바 있다.
박창규 회장은 "개인적으로 스마트워치 개발에 관심이 있어 노력도 해봤다"며 "심전도, 산소포화도 등의 활용은 유용하다. 하지만 혈압적인 면은 FDA 공인 받은 것은 커프(Cuff)식"이라고 평가했다.
다시 말해, 박창규 회장은 스마트워치의 정확성 측면에서 임상에서의 활용은 어렵다는 판단이다.
단순 일상생활에서의 보조적인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박창규 회장은 "사실 개발해보려고 개인적으로 노력을 많이 했다. 고혈압 베이스라인도 잘 잡아야 하고 개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많아 혈압에 대해선 기술적인 이전이 더 필요하다"며 "가능성은 계속 두고 있는데 아직은 신뢰성 차원에서 떨어진다. 임상에 바로 적용하기 어렵고 보조적 장치로 활용하되 절대적으로 믿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상적인 혈압 측정의 기준으로 스마트워치를 활용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며 "데이터를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4년 만에 지침 개정, 큰 변화는 없을 것"
고혈압학회는 지난 5월 2018년 이후 4년 만에 진료지침을 개정‧발표했다. 가장 큰 변화는 신규 진료지침에서 더 강화된 목표혈압을 제시했다는 점.
합병증이 없는 고혈압‧당뇨병 등에서 중저위험도과 고위험도를 구분하고 기존에 일부 항목에서 수축기혈압과 이완기혈압이 각각 130mmHg 이하, 80mmHg '이하'로 명시됐던 부분이 모두 '미만'으로 바뀌었다.
또 개정 지침은 심혈관 질환 및 고위험 환자에서 목표 수축기 혈압을 130mmHg까지 낮추도록 권고했다. 목표혈압을 130mmHg 미만으로 적극 치료할 때 심혈관 사건 예방에서 혜택이 있다는 연구를 반영했다.
무증상 장기 손상, 심뇌혈관 위험인자가 다발성(3개 이상 또는 당뇨병이 동반됐을 경우 2개 이상)인 경우에는 목표 혈압을 130/80mmHg 미만으로 낮춰야 하고 심혈관질환, 단백뇨가 동반된 만성콩팥병 및 열공성뇌경색이 합병된 고혈압 역시 목표 혈압을 130/80mmHg 미만으로 유지해야 한다.
박창규 회장은 이 같은 진료 지침 개정에 따른 임상현장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임상현장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완전히 변화된 가이드라인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수 년 내에 새로운 지침이 나오면 그 때 전면적인 개편이 될 것이다. 현재로서는 진료에 변화를 줄만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박창규 회장은 "지금 예상에는 현재의 미국 고혈압 가이드라인과 가깝게 될 것"이라며 "미국 가이드라인의 특징을 꼽는다면 굉장히 현실적(practical)이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간단하면서도 임상현장 중심으로 진료지침이 변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박창규 회장은 "미국 고혈압학회의 경우 수축기 혈압 기준이 130mmHg으로 맞춰져 있다. 특히 젊은층도 이에 맞추려고 한다"며 "쉽게 이야기 하면 10년 내에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3% 이상 되는 경우가 수축기 혈압 기준 130mmHg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저희도 이 방향으로 공고한 상태"라며 "심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수축기 혈압 130mmHg이 일반화 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