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대책안 분석 성명, "현실성없는 기존 대책 재탕" 평가
전공의 대책 비급여 통제도 지적…"근본 원인 해결해야"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필수의료 지원대책에 대한 의료계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땜질식에 그쳤다는 비판이다.
6일 바른의료연구소는 필수의료 지원대책에 대한 비판적 분석 및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관련 대책이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센터 지원 중심으로 대책이 마련돼 한계가 있고 지역 병원 간 순환당직체계 및 모자의료전달체계도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당근책으로 제시된 공공정책수가는 지원대상이 제한적이어서 쏠림 현상을 악화시킬 수 있고 중증소아 진료보상 및 소아진료체계 유지 지원책 역시 실효성이 없다고 봤다. 또 분만 인프라 회복 대책이 미흡하고 3차 상대가치 개편에 따른 종별가산율 조정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필수의료 지원대책이 충분한 의료인력 확보를 목표로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를 위해 반드시 추진돼야 할 방안으로 의료인 형사처벌 특례법을 강조했다.
선의에 의한 의료행위라고 해도 악결과로 의료인이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상황이어서 의료사고의 위험성이 높은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기피현상이 심화했다는 이유에서다.
당직제도 및 근무시간 개선 등을 담은 전공의 대책 및 지방 의료 불균형 문제 대책도 비현실적이며, 의사 수가 부족하지 않음에도 의대 증원을 추진하는 것 역시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정부가 의료 정상화에 대한 근본 원인을 해결할 의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미흡한 필수의료 지원대책을 발표하면서 비급여 관리를 강화하고 실손보험과 연계를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는 것. 복지부가 필수의료 지원대책과 통제 대책을 동시에 발표한 것을 겨냥한 지적이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이러한 대책 발표는 비급여 의료행위를 마치 잘못된 의료행위인 양 매도하는 행위다. 비급여는 의료에서 의료기관과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자유다"라며 "이를 정부가 나서서 통제하는 것은 마지막 남은 강제지정제 합헌 사유를 정부가 먼저 없애버려 강제지정제 폐지를 앞당기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손보험은 보험사와 개인이 맺은 사적 계약이며 무분별한 사용이 가능한 것은 잘못된 상품 설계 때문인데, 의료기관 비급여 통제를 강화하는 것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국민의 과도한 의료 이용을 통제하고 싶다면 의료기관을 옥죄는 것이 아니라 국민 동의를 구해서 국민건강보험과 실손보험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것.
바른의료연구소는 "정부가 내놓은 필수의료 지원대책은 결론적으로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기존 대책의 재탕으로 이뤄진 부분도 있고, 최근에 이슈화됐던 몇 가지 사건들을 면피하기 위한 땜질식임을 부인할 수 없다"며 "왜곡된 의료 시스템을 정상화시키려면 왜곡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까지 모든 정부에서 당장의 상황만을 모면하려는 정책만을 남발했기 때문에 상황이 정상화되기는커녕 나빠지기만 한 것"이라며 "정부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다 근본적인 의료 정상화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