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위·산자위·과방위 등 관련 법률안 발의…통합 가능성
복지부-산자부 부처간 주도권 신경전…일단 복지부가 주도
윤석열 대통령발 바이오헬스 육성전략이 본격 가동될 예정인 가운데 그 핵심인 디지털헬스케어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윤 대통령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을 직접 당부한 해당 법안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을까. 현재 국회에 발의된 디지털헬스케어법률안의 주요내용과 쟁점에 대해 짚어보자.
현재 복지위, 산자위, 과방위 등 3개 위원회별 관련 법률안이 상정돼 있는 상태다.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정태호 의원. 그는 지난 22년 2월, '디지털헬스케어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곧 이어 22년 8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박성중 의원이 '스마트헬스케어기술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 보건복지위원회(복지위) 강기윤 의원이 '디지털 헬스케어 진흥 및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하면서 총 3개 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3가지 법률안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복지위 강기윤 의원이 발의한 법안의 핵심은 ▲가명의료데이터 처리 및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촉진 ▲의료데이터 본인 및 제3차 전송요구권 도입 ▲규제샌드박스 운영 ▲연구개발, 수출, 전문인력 양성 등 지원을 담았다.
산자위 정태호 의원의 법안에는 ▲디지털헬스케어 우수기업 인증 ▲국가연구개발사업 우대 및 조세특례 ▲전문인력 양성, 해외진출 지원 등이 골자이며 과방위 박성중 의원의 법안은 ▲스마트헬스케어기술 연구개발 사업 추진 ▲기술개발, 기술분류체계 확립 등을 포함했다.
이들 법안의 공통점은 해당 사업을 추진할 별도의 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고 봤다. 다만 복지위와 과방위는 해당 위원회 위원장을 국무총리가 맡아 부처간 경계없이 추진할 것을 강조한 반면 산자위 법안에는 산자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봤다.
실제로 산자부는 강기윤 의원이 발의한 법안 국회 검토보고서에서 "해당 분야는 미래 신산업이자 수출산업으로 (복지부 등)규제 부처보다는 산업진흥 부처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즉, 산자부가 주도권을 갖고 가야한다는 얘기다.
앞서 복지부와 산자부는 법안 발의 이후 팽팽한 신경전을 보였지만 최근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신사업 규제혁신 방안을 발표하면서 주도권을 갖고 가는 모양새다.
또한 복지위 강기윤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을 살펴보면 디지털헬스케어 특화 규제샌드박스 제도 신설과 더불어 개인 의료데이터 전송요구권 도입, 보건의료분야 빅데이터를 활용한 연구 활성화 등 내용도 담겼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부처별로 분절된 정책이 추진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를 선도하는 데 제약이 있음을 지적, 전 부처 차원의 디지털헬스케어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제안했다.
이어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의료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건강보험 수가와 연계한 디지털 헬스케어 활성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봤다.
복지위는 법률안 앞부분에 의료데이터 본인 및 제3차 전송요구권을 배치, 보건의료데이터의 안전한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쟁점으로 반대가 거센 의료데이터 전송 관련해 복지위는 기관데이터심의위원회라는 객관적인 심의기구를 설치해 개인정보 오남용 방지 및 검증절차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어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가 향후 건강보험 급여 대상으로 포함할 여지가 있는데 신의료기술 도입 관련 새로운 행태의 의료행위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대상 포함여부가 쟁점이 될 소지가 있다고 봤다.
특히 개인의료데이터 전송 과정에서 안전장치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을 경우 불법전송 및 유출로 인한 피해는 되돌릴 수 없는 위험이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 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또한 규제 샌드박스 도입 조항과 관련해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날개를 달아 줄 것으로 봤다.
가령, 규제 유무가 불분명한 경우 식약처 등 규제부처의 확인을 거쳐 30일 이내 회신, 미회신 경우에는 '규제없음'으로 간주해 시장출시를 가능하도록 하는 등 기술개발 및 제품화 등 제약이 크게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복지위는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기반 조성 차원에서 추진하는 전자의무기록 시스템(EMR)과 관련해 전체 의료기관으로 활용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가 표준으로 인증받은 전자의무기록 시스템이 모든 의료기관에 도입되면 보건의료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 관리, 활용하는 것은 용이하지만, 이를 추진하기 위한 인건비와 관리자 채용 등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게 복지위의 전망이다.
이처럼 추진 과정에서 일부 난관이 예상되지만 국회는 남다른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복지위 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높은 관심과 지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열린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야당 간사인 강훈식 의원은 "국정과제에 바이오헬스 글로벌 국가로 가곘다고 했는데 정작 바이오헬스 스타트업을 보호할 방법은 없다"고 대책을 강구할 것을 촉구했다.
여당 간사인 강기윤 의원 또한 "대통령도 언급했지만 앞으로 미래 먹거리 산업,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바이오헬스를 육성해야한다는 기조를 갖고 있다. 복지부 장관도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며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직접 디지털헬스케어법 추진을 언급하면서 법 제정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