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 통과 우려에 논의 본격화…"대통령 거부권이 마지노선"
개원가 파업 시 10만 간호조무사 연가투쟁…"실력행사 불가피"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간호법이 표결 우려에 의료계는 총파업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총파업 준비를 마치고 대한의사협회 결정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다음달 1일 의사대표자 회의를 열고 향후 투쟁 계획을 논의할 계획이다.
만약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간호법이 통과될 경우, 남은 수단은 대통령 거부권밖에 없는 만큼 이를 촉구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함이다. 다만 회의에선 총파업 진행 여부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30일 간호법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일정을 재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의협 비대위는 향후 투쟁 로드맵과 관련해 간호법 본회의 통과 단계에선 단식투쟁으로 대응하고, 대통령 거부권이 무산될 시 곧바로 총파업 찬반투표를 시작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의협 비대위 김경태 부대변인은 "오는 대표자회의서 총파업 얘기가 나오긴 하겠지만 주된 논의 대상은 더불어민주당"이라며 "비대위가 총파업을 고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대통령 거부권이 남은 만큼, 의협 이필수 회장을 시작으로 보건복지의료연대 대표자들의 단식투쟁부터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초 의료계는 총파업을 지양하자는 입장이었다. 파업으로 피해를 입는 것은 간호법에 반대하는 여당과 보건복지부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민주당 강행으로 해당 법안이 팔부능선을 넘으면서 최후 수단인 총파업 쪽으로 여론이 기우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의료계 한 관계자는 "투쟁 초기엔 누구도 공식적으로 총파업을 입에 담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정기대의원총회 등 의료계 곳곳에서 총파업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모든 방법을 동원하는 게 옳다는 판단에서 이 같은 기조가 형성된 것인데, 이미 전국 집회가 계속되고 있어 이런 열기가 이어지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쟁구심점인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총파업과 관련해 아무것도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다음달 8일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하고 의협 비대위 투쟁 로드맵을 공유할 예정이어서 대통령 거부권 무산 시 기조 변화가 예상된다.
보건복지의료연대 총파업의 구심점이 될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이를 상정하고 의협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10만 여명의 간호조무사가 개원가에서 근무 중인 만큼 의사총파업이 진행된다면 연가투쟁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대한응급구조사협회 역시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지만, 공무원 비중이 큰 직역 특성상 총파업에 동참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간무협 전동환 기획실장은 "민주당이 간호법을 이대로 밀어붙이고 의협이 총파업에 돌입한다면 우리들 역시 개원가와 함께 양가투쟁에 참여하는 게 맞다"며 "의협 결정에 따라 다른 보건복지연대 참여 단체들 역시 그에 준하는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총파업은 우리로서도 부담이 큰 사안이다. 일을 저지른 것은 야당인데 피해는 여당이 입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대통령 거부권이 무산된다면 어떤 형태로든 실력행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