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상정 불발로 시간 벌은 의료계...관철 안되면 총파업

발행날짜: 2023-04-14 05:30:00 수정: 2023-04-14 07:53:27
  • 총파업 기름 부은 민주당 간담회…의료연대, 연속 기자회견 진행
    본회의 상정 무산으로 협의 가능성 열려…"현명한 판단 바란다"

간호법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으면서 의료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2주간의 유예기간이 주어진 만큼 관련 협의에 힘쓰겠지만, 의료계 입장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총파업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13일 보건복지의료연대는 국회의사당과 대한의사협회 회관 앞에서 연속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 전까지 간호법 투쟁 열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의료연대가 국회의사당과 대한의사협회 회관 앞에서 연속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간호법을 규탄했다.

간호법 통과 시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과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곽지연 회장을 필두로 보건복지의료연대 무기한 단식투쟁이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이 역시 27일 이후로 미뤄졌다.

이날 간호법 상정 가능성으로 중단된 의료현안협의체 회의 역시 다음 주 재개될 전망이다. 오는 16일 예정된 보건복지의료연대 총궐기대회 역시 예정대로 진행되며 2만~3만 명의 인원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총파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간호법 일정이 미뤄졌을 뿐 통과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날 저녁 열리는 보건복지의료연대 기획운영위원회 회의에서는 구체적인 총파업 방식과 일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오는 19일 종료될 예정이었던 의협 총파업 찬반투표 일정의 연장 여부도 이 회의에서 결정된다.

국회의사당 앞 기자회견에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간호법 총파업은 해당 법안으로 인한 보건의료체계 붕괴를 막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은 "간호법은 간호사의 처우를 개선한다는 미명아래 간호사에게만 특혜를 주고, 다른 보건의료 직역들의 헌신과 희생을 짓밟는 불공정한 악법"이라며 "더욱이 대한간호협회가 외치는 '부모돌봄법' 타령은 국민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한 위험천만한 도박 같은 시도"라고 비판했다.

전날 민주당이 개최한 보건의료단체 연속 간담회도 보건복지의료연대 총파업에 기름을 부은 모양새다.

지난 11일 국민의힘 주도로 간호법 중재안이 마련된 이후 진행된 간담회여서 단체장들은 일말의 기대감을 가지고 간담회에 했지만, 민주당은 협박성 발언을 내놓을 뿐이었다는 것.

이날 간담회에는 민주당 김민석 정책위의장,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 보건복지위 강훈식 간사가 참여했다.

민주당 측은 각 단체장들에게 "2024년 총선에서도 우리가 1당이 될 것이다. 1석이라도 더 우세할 텐데 그땐 어쩌려고 계속 반대하느냐"며 "당에 계속 반대하는 단체에는 어떤 협조도 없을 것"이라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의료연대 국회의사당 앞 기자회견 현장

이와 관련 대한임상병리사협회 장인호 회장은 "간호법 중재안은 간호사 처우개선을 요구한 간협과 여러 다양한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적절하게 반영한 대안이었고, 우리는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키로 했다"며 "간호법 강행처리를 주도한 민주당이 주관한 긴급간담회 열어 불참을 고려했지만 끝까지 대화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이에 응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곽지연 회장은 "하지만 민주당은 간호법 강행 처리를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다수당인 민주당의 도움을 받고 싶으면 가만히 있으라고 우리를 겁박했다"며 "민주당은 우리의 의견을 반영하려 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반대단체들과 대화했다는 명분을 만들기 위해 간담회를 개최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박명하 위원장은 총파업을 막기 위한 여야 합의를 촉구했다. 또 간호법 총파업으로 인한 피해의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우리의 간절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간호법이 통과된다면 지난 8일 결의에 따라 보건복지의료연대 400만 회원의 총파업 투쟁을 시작하겠다"며 "이로 인한 모든 책임은 악법들을 무리하게 추진한 간협과 민주당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간호법 상정이 무산된 후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국회가 협의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와 관련 의협 이필수 회장은 "정치권에서 간호법에 대해 좀 더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이라도 국민과 의료인 모두가 납득할 수 있고 우리가 분열되지 않을 현명한 대안을 만들어 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의협 비대위 박명하 위원장은 "간호법이 미뤄졌지만 민주당의 정략적인 입법 폭거를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날 기획운영위 회의에서 투쟁 로드맵을 재정비하면서 파업 일정도 논의할 예정"이라며 "향후 국회에서 올바른 판단이 내려질 수 있도록 국민에게 간호법과 그 절차상의 문제와 민주당의 폭거를 알리는 활동과 투쟁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임상병리사협회 장인호 회장은 "간호법을 더 협의하라는 소식은 기쁘지만 그만큼 고된 과정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며 "간호계와 우리 연대가 합심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협업하는 체계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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