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PIA, 희귀질환치료제의 접근성 현황 연구 발표
"급여율 해외대비 턱없이 낮아 제도 개선 절실"
한국에서 지난 10년(2012-2021)간 허가된 희귀의약품(136개)의 급여율은 52.9%로 해외 대비 낮은 수준에 그쳐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이하 KRPIA)는 '우리나라의 희귀질환치료제 접근성 현황 및 보장성 강화 방안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희귀질환 및 희귀질환치료제의 특성을 고려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결과는 이종혁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교수가 연구 책임을 맡아 작년에 진행한, '우리나라의 희귀질환치료제 접근성 현황 및 보장성 강화 방안에 관한 연구'를 통해 희귀의약품 지정 및 시판을 나타내는 사용 가능성과 급여등재 및 의료비 지원 등의 보험 제도인 접근 가능성 분석결과를 토대로 발표된 바 있다.
해당 연구에는 한국에서 희귀의약품과 희귀질환치료제를 각각 정의하고, 그에 대한 지위 및 혜택을 다르게 부여하고 있어 희귀의약품으로 허가된 의약품일지라도 급여 평가과정에서는 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한국에서 지난 10년(2012-2021)간 허가된 희귀의약품(136개)의 급여율은 52.9%로 이를 유사 연구결과와 비교했을 경우 독일(93%), 프랑스(81.1%)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 희귀의약품 또는 항암제가 국내에서 허가받아 급여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평균 27.4개월로 프랑스가 19.5개월, 이탈리아 18.6개월 걸리는 것에 비해 비교적 오래 걸린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와 함께 한국에서 허가된 136개의 희귀의약품을 산정특례 분류에 따라 급여율을 분석한 결과 희귀질환치료제(51.1%)와 산정특례 미지정 품목(33.3%)은 항암제(57.6%)보다 낮은 급여율을 나타낸 것이 확인됐다.
즉, 산정특례대상으로 지정된 희귀질환에 해당하는 희귀의약품이 환자에겐 본인부담을 줄여주는 제도지만 산정특례 대상 질환이 아닐 경우 보험급여 등재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아울러 보고서에는 희귀의약품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산정특례대상 여부와 상관없는 등재제도 개선의 필요성도 언급됐다.
한국의 희귀의약품 지출 비율 또한 3.6%로 OECD 중간값 6.8%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OECD 국가 중 하위권으로 희귀의약품에 대한 재정적 투자 또한 필요하다는 의미다.
해당 보고서에서 이종혁 교수는 우리나라의 희귀의약품 접근성 향상을 위해 ▲희귀의약품과 희귀질환치료제의 개념 재정립 ▲고가희귀질환치료제의 급여를 위한 건강보험 지출 비중 확대 ▲희귀질환치료제의 보장성 향상을 위한 약가제도 제도개선 ▲경제성 평가 면제제도 대상 확대 및 ICER threshold 상향을 통한 치료보장성 확대 ▲제도 내에서 해결되지 않는 희귀질환치료제에 대해 기금 조성 등의 5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KRPIA는 "희귀의약품으로 허가받았으나, 보험등재가 되지 않아 여전히 사용할 수 없는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희귀/난치질환 산정특례대상 질환 여부와 상관없이 경제성평가면제나 위험분담제 등 약가제도 안에서 검토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KRPIA는 "희귀질환치료제의 급여 시 과도하고 중복적인 급여기준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OECD 국가 중 하위권인 희귀의약품 지출 비율을 확대해 환자들의 치료제 접근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관련 연구는 최근 'Effect of the copayment reduction system on accessibility to orphan drugs in South Korea'(2023년 3월 20일 발표) 제목으로 온라인 저널(Expert Review of Pharmacoeconomics & Outcomes Research)에도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