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고혈압학회, 추계학술대회서 OECD 지표 비교 연구 공개
심혈관질환 사망률 최저·조절률 2위·치료율 공동 2위 기록
"고혈압 조절률이 80%에 달해 이제 학회가 박수치고 해산해도 되지 않을까 합니다."
OECD 국가 평균치와 비교한 국내의 고혈압 치료, 관리 등의 종합 성적표가 나왔다.
심혈관질환 사망률은 가장 낮았고, 조절률은 53%로 2위, 치료율은 71%로 공동 2위를 기록하는 등 A 학점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8일 대한고혈압학회는 콘래드호텔에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국내의 고혈압 치료 현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OECD 통계 지표와 비교한 결과를 공개했다.
통계에 의하면 국내 만 30세 이상 인구의 약 30%는 고혈압에 해당하고,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고혈압 유병률은 65.2%에 달한다.
고혈압 치료율은 60% 후반대, 인지율은 70% 안팎. 해당 지표만으로는 국내의 고혈압 관리 실태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어렵다는 점에서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오수현 연구원은 OECD 평균과의 비교 작업을 진행했다.
오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30~79세 성인 약 12억 8천만명이 고혈압을 앓고 있으며 이 중 대부분은 저소득 및 중소득 국가에 거주한다"며 "고혈압 유병률은 지역 및 소득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혈압을 앓고 있는 성인 중 약 46%가 고혈압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들 중 약 42%만이 진단 및 치료를 받고 있고, 5명 중 1명만이 고혈압을 잘 관리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적인 통계를 내 보면 고혈압 유병률은 30~79세에서 약 33%이며 진단율은 54%, 치료율은 42%, 치료 적용률은 21%로 집계된다"며 "동남아시아의 경우 유병률은 32%, 진단율은 39%, 치료 적용률은 30%, 치료 적용률은 14%로 더 저조하다"고 지적했다.
고혈압의 관리 및 치료 성적은 국가의 소득 수준, 개발 정도에 따라 좌우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국가간 단순 비교 대신 OECD 주요 국가들간 비교를 진행해야 비교적 객관적인 지표를 얻을 수 있다는 것.
오 연구원은 "2019년 기준 OECD만을 놓고 볼 때 고혈압 유병률은 34%이고 한국은 27%에 불과해 캐나다(22%), 스위스(22%), 영국(26%)에 이어 3위"라며 "진단율은 OECD 평균이 65%이지만 한국은 71%로 비교적 상위권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치료율의 경우 한국은 71%로 아이슬란드와 공동 2위를 기록해 OECD 평균 54%를 훌쩍 뛰어넘었다"며 "치료를 통해 혈압을 목표치 미만으로 조절하는 조절률 역시 53%로 캐나다(61%)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OECD 평균 39%)"고 밝혔다.
이어 "특히 수축기혈압으로 인한 심혈관질환 전체 사망률은 42~63%까지 국가간 편차가 큰 항목"이라며 "평균은 50%인데 한국은 42%를 기록해 가장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종합하면 OECD 평균 고혈압 유병률은 34%, 한국은 27%이고 이어 진단율은 각각 65%, 71%, 치료율은 54%, 71%, 조절률은 39%, 53%, 심혈관질환 사망률은 50%, 42%로 적어도 A 학점은 가능하다는 게 그의 판단.
이와 관련 이해영 국제교류이사는 "우리나라의 고혈압 조절률은 굉장히 높아져 올해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고혈압 조절율이 8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며 "이 정도면 학회가 박수치고 해산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전반적인 관리는 잘 되고 있기 때문에 검진(진단) 이후 환자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사후 관리 체계의 고도화, 저항성 고혈압과 같은 분류 체계 신설 및 지원, 폐동맥고혈압 환자 단체에 대한 지원 강화 등의 세부화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