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효율·기술 수출 글로벌 시장 재편…'혁신신약 메카' 급부상
ADC·CGT 등 차세대 플랫폼 무장…미국 주도권 턱밑 추격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 중국이 전통 제약 분야를 넘어 첨단 바이오 영역에서도 성장을 거듭하며, 글로벌 혁신 신약의 메카로 체질 개선에 성공하고 있다.
특히, 원료의약품(API) 시장의 압도적 점유율을 기반으로 최근에는 기술 수출과 첨단 바이오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며 미국 중심의 시장 질서를 위협하는 모양새다.

제약 분야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필수 의약품 공급망의 핵심인 원료의약품에서 극대화된다. 현재 이부프로펜, 파라세타몰 등 주요 성분의 글로벌 공급망 점유율은 70%에서 최대 95%에 달한다.
미국 등 선진국이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펴면서도 중국산 원료에 대해 유예 기간을 두는 등 즉각적인 배제를 하지 못하는 이유도 이 같은 높은 의존도에 기인한다.
시장 규모 면에서도 중국은 2025년 기준 전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약 7%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미국(약 44%)에 이어 견고한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2018년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의 대대적인 규제 개혁 이후, 단순 제네릭(복제약) 중심의 산업 구조가 혁신 신약(First-in-class) 개발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었다.
중국 바이오 산업의 성장은 더욱 공격적이다. 가장 눈에 띄는 지표는 기술 수출 규모다.
2025년 1분기 기준,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선급금 5천만 달러 이상의 대형 거래 중 중국발 물질이 차지하는 비중은 42%에 달했다. 이는 2022년 5% 수준에서 불과 3년 만에 폭발적으로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빅파마의 신규 파이프라인 중 약 3분의 1이 중국 기업으로부터 도입된 물질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구체적인 성공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레전드바이오텍의 CAR-T 치료제 '카빅티'는 글로벌 시장에서 연매출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를 돌파하며 블록버스터 반열에 올랐고, 아케소(Akeso)가 개발한 이중항체 항암제 '이보네시맙'은 임상 3상에서 MSD의 키트루다 대비 우월성을 입증하며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었다.
또한 켈룬바이오텍(Kelun-Biotech)은 MSD와 총액 10조 원 규모의 ADC(항체-약물 결합체)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기술력을 증명했다.
임상시험 역량 또한 미국의 강력한 경쟁 상대로 부상했다. 중국은 현재 글로벌 임상시험 시작 건수의 약 30%를 점유하며 미국(35%)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특히 암 질환 분야 임상의 경우, 미국 대비 비용은 30~50% 저렴하면서도 풍부한 환자군을 바탕으로 속도는 더 빠르다는 '고효율'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기술력 측면에서는 항체-약물 결합체(ADC),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이중항체 등 차세대 플랫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추세라면 2040년경 FDA 승인을 받는 신약의 약 35%가 중국산일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미국은 '생물보안법(Biosecure Act)' 및 미 국제무역위원회(USITC)의 조사 등을 통해 중국 바이오 기업의 자국 시장 진입을 견제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이에 대응해 동남아시아 시장 확장과 자국 내 '폐쇄형 바이오 생태계'를 강화하며 독자적인 생존력을 키우고 있다.
미국은 기초 과학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여전히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으나, 높은 R&D 비용과 제조 인프라 약화가 숙제로 꼽힌다.
한편, 우리나라는 우수한 CDMO(위탁개발생산) 역량과 인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중 갈등 사이에서 반사이익으로 CDMO 기업들의 수주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우수한 CDMO 역량과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미·중 갈등 국면에서 발생하는 틈새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해야 한다"며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우시바이오로직스의 기존 고객사 이탈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향후 2~3년 내 신규 수주 규모가 2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단순 제조 역량을 넘어 중국이 선점하고 있는 차세대 플랫폼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 내에서 지위를 잃지 않는 핵심"이라며 "리가켐바이오나 알테오젠처럼 독자적인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들이 중국산 기술의 강력한 대안으로 부각되면서, 글로벌 파트너십 기회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