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부종 예방요법 시대, '탁자이로' 급여기준은 한계

발행날짜: 2026-03-25 11:56:57 수정: 2026-03-25 16:33:07
  • 이대목동 조영주 교수, 치료제 등재 따른 임상적 의미 평가
    까다로운 급여 허들 지적…임신 등 젊은 여성 활용 문턱 여전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국내 유전성 혈관부종(HAE) 치료 패러다임이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방'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그간 치료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환자들이 고가의 약값 부담을 덜고 일상적인 예방 요법을 이어갈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대목동병원 알레르기내과 조영주 교수.

이대목동병원 조영주 교수(알레르기내과)는 25일 한국다케다제약이 개최한 기자단담회에 참석해 HAE 장기 예방 치료제 탁자이로(라나델루맙)의 건강보험 급여 등재에 따른 임상적 의미를 평가했다.

여기서 HAE은 C1 에스터레이즈 억제제 결핍/기능 부전으로 인해 얼굴, 손발, 복부, 특히 기도에 반복적인 심한 부종이 발생하는 희귀 유전질환이다. 두드러기나 가려움증 없이 통증을 동반한 부종이 특징이며, 후두 부종 시 질식사 위험이 있다.

이 가운데 탁자이로는 HAE 증상의 일상적인 예방에 사용되는 치료제다. 이 약은 브라디키닌 생산을 유발하는 혈장 칼리크레인(pKal) 효소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혈관부종을 예방하는 작용기전을 가진다.

탁자이로는 글로빌 임상3상 HELP 연구를 통해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이 연구는 평균 월 3.7회 급성 부종을 겪은 1·2형 HAE 환자 12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임상 결과, 탁자이로 300mg 2주 간격 투여군은 위약 대비 중증도·중증 급성 부종이 83%, 급성 치료가 급성 부종이 87% 감소했다.

또 HELP OLE 연장 연구에서 총 212명을 약 30개월 추적한 결과, 기저 시점 대비 평균 87.4% 급성 부종 감소 효과가 유지됐다. 장기 투영에서도 새로운 안전성 이슈는 보고되지 않았다.

조영주 교수는 "환자의 약 40%는 5세 이전, 75%는 15세 이전에 첫 급성 부종을 경험하지만 오진으로 인한 HAE 진단 지연 기간은 13.3년으로 보고된다"며 "현재 국내에서는 질환 인지 부족과 진단 지연 등의 이유로 실제 환자 규모가 확인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진단 이후에도 급성 부종은 예측이 어렵고 반복적으로 발생해 환자들은 지속적인 불확실성과 생명 위협 속에서 생활하게 된다"며 "탁자이로는 최신의 장기 예방 치료제로 국내 급여 적용을 계기로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대서울병원 알레르기내 안경민 교수.

이에 따라 탁자이로에 설정된 급여 기준은 ▲남성호르몬 제제 '다나졸(Danazol)'을 6개월 이상 투여했는데도 최근 6개월 동안 월평균 3회 이상 피라지르(아세테이트) 투여를 요하는 발작이 발생한 경우 ▲다나졸 투여여가 금기 또는 부작용 등으로 투여할 수 없는 경우 동 약제 투여 이전 6개월 동안 월평균 3회 이상 응급 치료가 필요했던 경우에 인정된다.

다만, 임상현장에서는 급여 적용을 위한 기준은 다소 엄격하다는 평가다.

특히 '다나졸(Danazol) 경구제를 6개월 이상 투여했음에도 최근 6개월간 월 평균 3회 이상 발작이 발생해야 한다'는 부분이다.

결국 5년 만의 급여 등재로 '예방 요법'의 물꼬는 텄지만, 실질적인 환자 보장성 확대를 위해서는 향후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급여 기준의 유연한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함께 자리한 이대서울병원 안경민 교수(알레르기내과)는 "현재 설정된 급여 기준을 임상 현장에서 충족시키기가 현실적으로 매우 타이트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표적으로 임신을 계획 중인 젊은 여성 환자의 경우, 기형 유발 위험이 있는 다나졸을 투약하기 어렵다"며 "급여기준상 다나졸 투약이 전제되지 않으면 환자들이 혜택을 보기 어려워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활용하는 데 상당한 애로사항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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