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통제 확대 우려에 환자단체, 기타 협회 등 속속 합류
"도수치료 퇴출 가능성 경고음…환자 피해 막기위해 뭉쳐야"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정부의 도수치료 관리급여 도입 움직임을 둘러싸고 대한의사협회와 물리치료사 단체 간 관계에 미묘한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방문재활 허용 등을 담은 의료기사법 개정안을 놓고 긴장 관계에 있었던 양측이지만, 의협이 도수치료 관리급여 추진을 '공동의 위협'으로 규정하며 공조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나선 것.
28일 의협은 도수치료 관리급여 적용 고시 개정 관련 브리핑을 통해 "이런 조치가 계속 진행되면 도수치료 행위 자체가 현장에서 퇴출되는 위험성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물리치료사들과 같이 공조해서 움직일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추진 중인 '도수치료 관리급여'는 실손보험 손해율 증가와 일부 비급여 과잉진료 문제를 이유로 도수치료를 건강보험 관리 체계 안으로 편입하는 정책이다.

건강보험이 일부 비용을 적용하되 환자 본인부담률을 95% 수준으로 높게 설정하고, 치료 횟수·기준 등을 별도로 관리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비급여 이용 관리와 실손보험 재정 안정화를 기대하고 있지만, 의료계는 사실상 비급여 진료를 강하게 통제하는 정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의협은 현재 추진되는 관리급여 방식이 사실상 비급여 진료를 통제하기 위한 정책이라는 판단. 특히 실제 의료현장의 관행수가에 크게 못 미치는 저수가 체계와 95% 수준의 높은 본인부담률이 적용될 경우 환자 부담 완화 효과는 크지 않은 반면 의료기관과 환자 모두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 대변인은 "관리급여는 5%의 비용을 가지고 100%를 컨트롤하겠다는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비급여를 정상적인 급여권으로 가져오는 것이 맞지만, 지금은 이상한 급여 체계를 만들어 비급여를 통제 대상으로 사용하려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의협은 정부 주도의 도수치료 관리급여 대상 편입 대신 체외충격파 사례와 같은 의료계 자율 규제 적용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체외충격파 역시 실손보험 청구 증가와 일부 과잉진료 논란이 반복적으로 제기되면서 정부와 보험업계가 관리 필요성을 언급해 온 대표적인 비급여 항목이다. 현재 정형외과·재활의학과·신경외과·통증의학과 등 관련 학회들은 체외충격파 시행 횟수와 적응증, 치료 간격 등을 포함한 적정 진료 기준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근 대변인은 "관련 학회와 의사회에서 만드는 가이드라인은 거의 완성 단계"라며 "우선 의료계 스스로 기준을 만들고 실제 현장에서 적용해본 뒤 그 결과를 토대로 추가 논의를 하는 순서가 바람직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절차 없이 정부가 일부 비급여 항목을 먼저 관리급여로 편입한 뒤 나머지 비급여도 상황을 봐가며 추가 규제하겠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건 '관치의료'에 가깝다는 것. 정부가 도수치료 관리급여를 시작으로 다른 비급여 항목까지 단계적으로 통제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연대 의식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도수치료는 실제 의료현장에서 상당 부분 물리치료사들이 수행하고 있는 영역인 만큼 관리급여 도입이 현실화될 경우 물리치료사들의 업무 환경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물리치료사와의 연대도 열려있다는 게 의협 측 입장이다.
김성근 대변인은 "관리급여 도입 시 도수치료가 임상 현장에서 퇴출되는 위험성이 있고 이런 경우 치료가 필요한 환자한테 제대로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며 "환자들, 소비자 입장에서 이 내용을 찬성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들기 때문에 관련된 단체들과 협업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게다가 도수치료가 사라지면 이를 행하고 있는 물리치료사들도 여러가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분명히 같이 공조해서 움직일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뜻을 함께하는 환자 및 소비자단체들과 연대해 관리급여 제도의 문제점과 부당성을 지속적으로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그간 의협과 물리치료사 단체는 의료기사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긴장 관계를 이어왔다. 정치권에서 물리치료사·작업치료사가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집을 직접 방문해 재활치료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기사법 개정안이 추진되자 의협은 의료기사 단독 영역 확대 가능성을 우려하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물리치료사 측이 법안을 추진한 것은 아니지만 방문재활 확대 자체에는 우호적인 입장이었고 특히 물리치료사 단체가 오랜 기간 단독 개원 필요성을 주장해 온 만큼 의료계 안팎에서는 양측이 긴장 관계에 놓여있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비급여 통제 확대라는 공통 변수를 앞두고 이해관계가 달랐던 단체들이 제한적 연대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의료기사법 개정안과 단독 개원 문제 등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 중인 현안이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실제 공조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