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침군, 위약침 대비 통증 감소·반응률 개선 모두 확인
448명 다기관 무작위 임상…"PHN 통합치료 옵션 가능성 제시"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대상포진 후 신경통(PHN) 환자에서 전기침(electroacupuncture)이 가짜 전기침 대비 통증 강도와 치료 반응률을 유의하게 개선했다는 대규모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평균 통증 감소 폭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환자 단위의 임상적 반응률 증가가 뚜렷하게 확인됐다는 점에서 PHN 통합 치료 전략의 하나로 전기침을 고려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난징중의과대학 재활학과 루첸 등 연구진이 진행한 대상포진 후 신경통에 대한 전기침 자극 효과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JAMA Neurology에 26일 게재됐다(doi: 10.1001/jamaneurol.2026.1443).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대상포진 이후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대표적 난치성 신경병증성 통증 질환이다. 특히 고령층에서 흔하며, 수면장애·우울·기능 저하를 동반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현재 가바펜티노이드, 삼환계 항우울제, 국소 리도카인 패치 등이 사용되고 있으나 효과가 제한적이거나 어지럼증·졸림 등 부작용으로 치료 지속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전기침은 침 자극에 미세 전류를 더하는 방식으로 진통 효과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기존 연구들은 대체로 단일기관·소규모 연구에 머물렀고 위약 대조 설계가 충분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신경병증성 통증 영역에서는 실제 효과와 플라시보 효과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이에 연구진은 보다 엄격한 근거 확보를 위해 다기관 무작위 배정과 sham 대조 설계를 적용한 임상시험을 수행했다. 연구에는 45~75세 PHN 환자가 등록됐으며, 등록 기준은 11점 숫자통증척도(NRS-11) 기준 4점 이상의 중등도 이상 통증이었다.
전체 1072명을 선별한 뒤 기준에 부합한 448명을 전기침군(225명)과 sham 전기침군(223명)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참가자들은 4주간 총 20회의 치료를 받았으며, 이후 4주 추가 추적관찰이 진행됐다. 최종적으로 전체의 85.5%에 해당하는 383명이 연구를 완료했다.
1차 평가변수는 치료 시작 시점 대비 4주 후 NRS-11 점수 변화였다. 연구진은 추가적으로 통증 점수가 30% 이상 감소한 환자를 '반응군(responder)'으로 정의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4주 시점에서 전기침군의 평균 통증 점수 감소 폭은 -1.52점으로, sham 전기침군의 -0.99점보다 유의하게 컸다. 보정 평균 차이는 -0.53점(95% 신뢰구간 -0.61~-0.43)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특히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반응률 차이가 확인됐다. 통증이 30%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은 전기침군이 46.68%였던 반면 sham 전기침군은 24.28%에 그쳤다. 조정 위험차(adjusted risk difference)는 22.40%포인트로 나타났으며 통계적 유의성이 확인됐다(P<0.001).
이 같은 효과는 치료 종료 후 1개월 추적관찰 시점까지 유지됐다. 연구진은 통증 완화뿐 아니라 통증 관련 기능 지표 역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중대한 이상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결과 해석에서 "평균 통증 점수 감소 폭 자체는 비교적 제한적이지만, 실제 환자 단위의 임상적 반응률이 의미 있게 증가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약물 치료만으로 충분한 조절이 어려운 PHN 특성상 비약물적 치료 옵션 확대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발표된 PHN 전기침 연구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무작위 위약 대조시험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장기 추적 연구와 실제 임상 환경 기반 연구가 추가될 경우 PHN 통합 치료 가이드라인 내 전기침의 역할이 보다 구체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